
1398년, 제1차 왕자의 난이 벌어진다.
고려 시대부터 이어진 오래된 전통,
칼 든 김에 문신 썰어버리기가
원활하게 진행되며 정도전이 저세상에 갈 때쯤.

남재를 내 사가로 보내거라.
이방원은 자신의 측근 중 한 명인 남재를
자신의 사가로 보내 보호한다.
남재의 동생 남은은 정도전의 편이었기 때문에,
자칫 의사소통이 안 되면 남재가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

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좆됐다
나도죽을거야죽을거야죽을거야죽을거야죽을거야
문제는, 당대는 연좌제가 당연시되던 시대이고,
남재도 마찬가지로 동생 남은이
정도전과 함께 썰리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패닉 상태가 장난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응애
실록에 기록된 이방원의 말에 따르면,
남재는 당시 아기였던 세종을 품에 안고
마루에 앉아 전전긍긍하고 있었다고 한다.

아니 쫄지 마십시오
뭔 일 있으면 알려드릴 테니까;;
그래서 이방원의 처, 미래의 원경왕후가
대충 저런 느낌으로 남재를 달랜다.
이방원이 죽이고 싶었으면
자기 집에 넣지도 않고 썰었을 테니
원경왕후의 말이 일리가 있지만...

지금은 지금이고 난이 끝난 후에는
목이 잘릴 거란 생각이었을까?
남재는 패닉에 빠져 런을 때리고 만다.
(*어머니가 아들 둘이 모두 죽은 줄 알고 슬퍼하자
수염을 잘라 보내 살아있음을 알린 후
과천에서 뵈었다고 한다.)

?? 뭔데 이새끼 잡아와
남재가 도망가자 이방원은 다시 찾아오라며
남재의 몽타주를 그려 전국에 뿌렸는데,
이방원의 마음을 모르는 남재 입장에서는
현상수배범(잡히면 뒤짐)으로 여겼을 테니
개쫄리는 상황이었음이 틀림없다.

남재가 여기 있다니까?
상당히 몽타주를 잘 그렸는지,
남재가 묵은 민가의 노파가 남재를 보자
'관에서 찾는 사람이다'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내일 날이 밝으면 고하겠다고 남재에게 말하는데,

흐어어어어어어ㅓ어어어어어엉 시발ㄹㄹㄹㄹㄹㄹ
남재는 다시 꼭두새벽에 도망친다.
그래도 잡히면 죽는 줄 알았을 텐데
노파를 '여백사'하지 않은 남재의 인품이 인상적이다.

남 재 발 견 ❤️
그러나, 결국 남원에서
마천목이라는 이름의 장군에게 걸린 남재는
얌전히 잡혀 돌아온다.
이때 마천목을 '삼대의 원수'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동생 때문에 가문이 싹 죽을 줄 알았을 테니
남재 입장에서는 일리가 있는 발언이다.

그러나 남재는 처형당하지 않고
잠깐 귀양을 갔다가 정종이 즉위하자 복권되었으며,
이후로 승승장구했다.
영의정에 종묘배향공신까지 되는 사람이
살려준대도 도망가다가 생을 마감할 뻔한 셈.
(*벌하자는 의견이 있긴 했는데 태종이
얘는 원래 동생이랑 의견이 안 맞았다며 거부했다)

런재ㅋㅋㅋㅋㅋㅋ
태종이 직접 술자리에서
이 이야기를 꺼내며 웃은 것으로 보아,
본인 입장에서는 보호해줬더니 도망가는 상황이
상당히 얼탱이가 없었음이 틀림없다.

이 시발럼이
그렇게 남재는 이방원의 충신으로서,
맞장구를 치고 주변인을 국문하며 증거를 모아
원경왕후의 동생인 민무구·민무잘이
사약을 먹고 죽는 데 도움을 주었다.
해피엔딩 해피엔딩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