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지역 스타벅스 지점 가보니
주문 대기줄 늘어서고 배달도 꾸준
개개인 소비선택 문제는 별개 반응
“참혹한 희생·헌신 저버리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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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스타벅스 지점을 찾은 직장인들이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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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을 조롱했다는 뉴스를 보고 화는 났지만 당장 남은 쿠폰을 써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왔어요.”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스타벅스 지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안은 20여 명의 시민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매장 한편에서는 노트북을 펴고 일과 공부에 열중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매장 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시민들의 일상적인 모습에서는 5·18 역사 훼손에 대한 분노나 심각성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인근 관공서와 직장인들의 본격적인 점심시간이 시작되자 매장 안의 상황은 더욱 극명해졌다.
매장 내부는 커피를 주문하러 밀려드는 인파로 북적였고 카운터 앞은 대기하는 시민들로 길게 줄이 늘어섰다.
스마트폰을 통해 끊임없이 밀려드는 사이렌 오더와 현장 주문이 뒤엉켜 “OOO 고객님, 주문하신 커피 나왔습니다”라는 직원들의 안내 목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이날 스타벅스를 찾은 시민들은 갓 나온 커피를 손에 들고 환하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거나 자리에 앉아 각자의 시간을 보냈다.
5·18 단체들 등 지역 시민사회에 번지고 있는 공분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철저히 단절된 전혀 다른 세상의 모습이었다.
심지어 점심식사를 끝낸 인근 기관 직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었다.
같은날 5·18민주광장과 옛 전남도청이 위치한 동구의 스타벅스 매장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충장로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 4곳에서는 현장 주문뿐만 아니라 배달 주문도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배달 라이더들이 매장 앞에서 음료를 수령하기 위해 오가는 모습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논란에 대해 의식하고 있으면서도 개개인의 소비 선택은 별개의 문제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인들과 함께 커피를 기다리던 한 시민은 “이번 탱크데이 이벤트가 5·18을 폄훼하고 광주의 아픔을 욕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화가 나는 일”이라면서도 “당장 기존에 선물 받은 스타벅스 쿠폰과 선불카드에 넣어둔 금액을 기한 내에 사용하기 위해 오게 됐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시민은 “기업의 잘못된 행태에 분노하는 것은 맞지만 어떤 카페를 이용할지 등 개인의 선택까지 타인이 막거나 강요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매장의 북적임과는 대조적으로 인근에 위치한 다른 프랜차이즈 카페나 개인 커피숍들은 평소와 다름없거나 오히려 한산한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치평동의 한 개인 카페 업주는 “뉴스를 보고 지역 사회가 분노하고 있으니 당분간 스타벅스 대신 동네의 다른 카페를 찾는 분들이 늘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지만 오늘 점심 매출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며 “결국 대형 브랜드의 편의성과 쿠폰 사용 등의 뿌리 깊은 일상적 습관 앞에서는 역사적 분노도 무뎌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http://www.jndn.com/article.php?aid=177926863943290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