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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심장을 2250km 떨어진 곳에 이송해야 하는데 비행기가 고장났다!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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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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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rth_Dakota_in_United_States.svg.png 2250km 떨어진 곳에서 심장을 이송해야 하는데 비행기가 고장났다! 어쩌지?

 

 

 1986년 12월 22일, 노스다코타주에 사는 스티브와 카렌 부부는 태어난지 4개월 된 마이클 맥캔을 떠나보내기로 결정합니다.

 

 슬픔 속에서도 이 부부는 장기를 기부하여 다른 이들의 생명을 구한다는 숭고한 결정을 내립니다. 

 

 

 심장 이식이 지금처럼 흔하지는 않았을때였다고 하니 영아를 대상으로 한 경우는 더더욱 드물었겠죠? 그런데, 마침 심장을 필요로 하는 아기가 있었습니다. 

 

 북부 캘리포니아의 스탠퍼드 대학교 의료센터에 입원한 생후 5개월 된 앤드류 드 라 페냐는 심내막섬유탄성증(Endocardial Fibroelastosis)이라는 질환을 앓고 있었습니다. 심장 안쪽 벽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져서 심장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못하는 병인데, 새로운 심장이 간절한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그의 누나가 같은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으니 더더욱 그러했죠.

 

 하지만 앤드류의 부모는 의사들로부터 심장을 적출한 순간부터 4시간이 지나기 전에는 이식을 해야된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위에 지명을 보고 이미 눈치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같은 나라지만 두 주의 거리는 조금 멉니다. 

 

Cap 2026-05-20 12-22-43.png 2250km 떨어진 곳에서 심장을 이송해야 하는데 비행기가 고장났다! 어쩌지?

 직선거리로 1,400마일... 그러니까 약 2,250km니까 사실 '조금'은 아니구요.

 

 참고로 서울에서 홍콩 거리가 2,100km 정도 되고, 런던에서 키이우까지가 약 2,150km입니다. 

 

 

 기증자를 스탠퍼드로 데려오는 방안도 논의되었지만, 뇌 뿐만 아니라 간도 기증하는 상황이었는데, 그 장기는 미네소타의 환자에게 이식될 예정이었기에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결국 태어난지 5개월 된 아기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의료팀 6명이 스탠퍼드에서 노스다코타로 비즈니스 제트기를 타고 이동한다는 결정이 내려집니다.  

 

 

다운로드.jpg 2250km 떨어진 곳에서 심장을 이송해야 하는데 비행기가 고장났다! 어쩌지?

 

 

 

 당시 기사에는 '리어젯'이라고만 나와있는데, 시기를 고려하여 리어젯 35라고 추정하면, 최대 순항속도가 850km/h라니까... 4시간 제한도 별 문제 없어야 맞습니다. 

 

 

 그런데...

 

 

 노스다코타의 최대 도시인 파고에 도착한 후, 병원에서 22일 밤 11시 45분에 기증자로부터 적출한 골프공 크기의 작은 심장을 건네받고 다시 베이 에어리어로 돌아가려던 의료진에게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닥칩니다. 

 

 비행기가 시동이 걸리지 않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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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는 12월 말이었고, 노스다코타는 미국 본토 주 중에 가장 추운 주입니다. 추위 때문에 왼쪽 엔진이 고장난겁니다. 

 

 다들 매달려서 히터로 엔진을 데우고, 그것도 효과가 없자 빗자루에 불을 붙여서 엔진 안으로 넣어보고, 휘발유에 적신 헝겊을 쑤셔넣는 등 온갖 방법을 다 써봤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는 동안 이식팀은 다른 비행기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당시 파고 공항에는 다른 비즈니스 제트기가 없었고, 근처 공군기지들의 군 관계자들은 지원할 수 있는 비행기가 없다는 말만 했다고 하네요.

 

 

 골든 아워가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던 와중에, 누군가가 이식팀 책임자에게 종이를 건넵니다. 그는 거기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Cap 2026-05-20 17-13-56.png 2250km 떨어진 곳에서 심장을 이송해야 하는데 비행기가 고장났다! 어쩌지?

 

 

 새벽 2시반에 그 전화를 받은 것은 노스다코타 주지사 조지 시너였습니다. 

 

 뜬금없이 왜 주지사냐구요? 음, 미국의 주지사들에게는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비행기가 몇대 있거든요.

 

 

 약 30분 뒤, 뒷좌석에 심장이 담긴 아이스박스를 실은 노스다코타 주방위군 소속 F-4 팬텀 II 전투기가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image.png 2250km 떨어진 곳에서 심장을 이송해야 하는데 비행기가 고장났다! 어쩌지?

 

 

 당시는 냉전이 한참 진행중일 때였습니다. 3년도 지나지 않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그로부터 2년 뒤에는 소련이 쪼개질 거라는 미래를 제대로 예측한 사람은 없었죠.

 노스다코타 주방위군 공군은 NORAD의 지시에 따라 북미 본토 방공을 위해 24시간 비상대기 태세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긴급한 전화를 받은 주지사가 이 사실을 떠올린 겁니다. 

 

 새벽에 전화를 받은 당시 주방위군 사령관 알렉산더 P. 맥도널드 소장의 회고에 따르면, "30초만에 그 특별 비행에 동의했습니다"라고 하네요. 

 

 그렇게 심장을 뒷좌석에 실은 F-4는 3시간만에 굉음과 함께 스탠퍼드 인근의 해군기지에 도착합니다. 

 

 

 

 istockphoto-1495907639-612x612.jpg 2250km 떨어진 곳에서 심장을 이송해야 하는데 비행기가 고장났다! 어쩌지?

 

 

 장기가 담긴 상자를 받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는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심장을 적출한지 7시간 30분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애타는 심정으로 기다리던 부모들은 기회를 놓친게 아니냐고 걱정했으나, 이식팀의 의사 중 한명이 어머니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성공할 겁니다"라고 짧게 말했다고 하네요.

 

 그 말대로, 미국에서 처음으로 심장이식을 성공한 노먼 E. 슘웨이 박사의 집도 하에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몸무게 13파운드.... 그러니까 약 5.9kg인 생후 5개월된 아기는 새로운 심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1일뒤에 앤드류 드 라 페냐는 부모님과 함께 퇴원합니다.

 

 

 

 그로부터 20년 뒤인 2007년, 노스다코타 파고에 있는 항공 박물관에 이때의 기적과 같은 일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다운로드 (1).jpg 2250km 떨어진 곳에서 심장을 이송해야 하는데 비행기가 고장났다! 어쩌지?

 

 F-4 조종사였던 로버트 J. 베클런드 / 심장을 이식 받은 앤드류 드 라 페냐 / 이식팀의 일원이었던 마거리트 E. 브라운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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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혜자와 그 부모님 / 기증자의 부모님

 

 

 

 앤드류 드 라 페냐는 건강하게 자라서 고등학교때는 수영선수로 활동했고, 학생회장도 역임했으며, 수많은 지역 사회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고 합니다. 

 그 후로는 전세계를 오가면서 교육활동에 종사했고, 결혼도 했다고 하구요.

  Cap 2026-05-20 21-14-19.jpg 2250km 떨어진 곳에서 심장을 이송해야 하는데 비행기가 고장났다! 어쩌지?

 

 한국에도 들린적 있다고 합니다. 

 

 

 Cap 2026-05-20 21-18-56.png 2250km 떨어진 곳에서 심장을 이송해야 하는데 비행기가 고장났다! 어쩌지?

 링크드인 프로필이 이 사람이 맞으면 몇개월 동안 서울에서 일하기도 한 모양.

 

 

 2018년에 나온 기사에 따르면, 노스다코타와 파고를 문자 그대로 자신의 일부이자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면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 참고자료

https://www.nytimes.com/1987/09/20/magazine/racing-for-life.html

https://www.latimes.com/archives/la-xpm-1986-12-25-mn-476-story.html

https://www.1af.acc.af.mil/News/Features/Display/Article/290207/a-celebration-of-courage-and-heart/

https://news.prairiepublic.org/local-news/2019-09-18/fargo-air-museum-exhibit-details-1986-heart-flight

 

 

 

ㅊㅊ-https://www.fmkorea.com/best/9848952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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