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최근 서울 근무 조건을 내걸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설계 핵심 인력 채용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성과급·처우 문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내부 진통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 같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인재 빼가기에 당장 대응하긴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최근 한국 법인(마이크론세미컨덕터코리아) 홍보 조직도 강화하는 등 한국 시장을 신경 쓰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최근 한국에서 HBM 설계 인력 채용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직군은 '스태프 HBM 설계 아키텍트'와 '프린시펄 HBM 설계 아키텍트' 등으로, 근무지는 서울이다.
이 직무는 차세대 HBM 제품의 디지털·아날로그 D램 회로 설계와 분석을 담당하는 역할이다. 고속 D램 및 혼합신호 회로의 전력·면적·속도 최적화는 물론, 미래 HBM 제품을 위한 아키텍처 방향성 검토와 기능 검증 업무도 포함된다. 마이크론은 채용 공고에서 '인공지능(AI)·머신러닝(ML)·고성능컴퓨팅(HPC)을 위한 차세대 HBM 솔루션 개발'을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지원 조건도 사실상 고급 메모리 설계 인력을 겨냥했다는 평가다. 스태프급은 전기전자공학 등 관련 분야 학사 이상과 3년 이상의 반도체 설계 경험을 요구했으며, 프린시펄급은 학사 기준 7년 이상 또는 석사 기준 5년 이상의 회로 설계 경력을 요구했다.
회사는 이번 채용 인력이 HBM 회로 설계뿐 아니라 실리콘관통전극(TSV) 기반 3D 적층 구조, 전력 최적화, 고속 인터페이스 개발 등 차세대 AI 메모리 핵심 기술 개발에도 참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기준 해당 직무의 연봉은 스태프급이 연간 약 1억~1억5000만원 수준, 프린시펄급은 성과보상 등을 포함할 경우 최대 3억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성과급과 주식 보상 등도 있다.
업계에서는 서울 근무 조건을 내건 이번 채용이 사실상 국내 HBM 핵심 인력 확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글로벌 HBM 시장의 70% 이상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점유하고 있다. 해외 이전 부담 없이 국내에서 근무할 수 있는 조건을 내세운 점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들이 부담 없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성과급 제도와 처우 문제를 둘러싸고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은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게 큰 기회다. 테슬라 역시 올 들어 서울에서 근무할 테라팹 관련 반도체 공정 엔지니어 채용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HBM 시장 주도권이 SK하이닉스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일부 인력이 SK하이닉스로 이동했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꾸준히 거론돼 왔다. 삼성전자 노조 측에서도 최근 일부 메모리 인력이 SK하이닉스로 이동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이나 중국으로 이직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론이 최근 한국 시장에서 존재감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마이크론은 최근 국내 언론 및 대외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한국 홍보(PR) 전문 에이전시 선정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단순 판매 확대를 넘어 한국 HBM 생태계 내 영향력 확대와 핵심 인재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Https://v.daum.net/v/20260519185253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