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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작가가 조선을 사랑해서"…박준화, '대군부인'의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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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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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제 잘못입니다"

 

MBC-TV '21세기 대군부인'(이하 '대군부인')의 연출자 박준화 감독이 총대를 멨다. '대군부인' 제작진과 배우들을 대표해, 라운드 인터뷰에 나섰다. 고증 오류 및 역사 왜곡 논란에 사과했다.

 

박준화 감독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대군부인'이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상황. 그는 인터뷰 내내 "죄송하다", "부족했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변명할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작진을 대표해 사과를 드립니다. 이번 드라마 같은 경우, 더 깊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박준화 감독이 전한 해명과 사과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작진이 역사 왜곡을 의도한 건 아니다. 고증도 매회 받았다. 그러나, 근본적인 설정 구멍과 그로 인한 오류들을 메우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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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군부인' 출연진과 제작진 중, 유일하게 인터뷰에 나섰다. 이 자리에 나온 계기가 무엇인가.
 
드라마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함께 했던 사람은 저라고 느낀다. 긍정적 말씀이든, 부정적 말씀이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가 많은 부분 잘못한 것이 있어, 명확하게 사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긍정적으로 봐 주셨던 분들께도 죄송하다. 마지막까지 느꼈던 재미와 감동을 지키지 못했다는 부분에서 그렇다. 이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이 드라마에서 저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Q. 판타지 로코에서 주는 설렘보다, 역사 왜곡 및 동북공정 우려에 관한 반응이 더 크다. 어떤 의도로 이 작품을 만들었는가.
 
(유지원) 작가의 의도는, 왕실과 평민의 로맨스를 그리고 싶었던 것이다. 더불어 작가 자체가 조선이라는 시대 자체를 좋아한다. 그러던 와중, 그냥 우리 역사 속 어려웠던 순간들(6·25 전쟁, 일제강점기 등)이 없었다면 어떨까 했던 것 같다. "혹시, 조선이 600년 동안 이어진다면 어떨까?" 라는 상상에서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매 순간 순간 조선왕조라는 부분이 이 드라마의 요소 요소에 깔려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 안에서 (역사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Q. '대군부인'은 대체역사물이다. 그러나, 조선 왕실과 실제 역사를 뿌리삼아 발전시켰다. 고증을 게을리해선 안 되는 이유다. 고증은 어떤 식으로 진행했나.
 
고정적으로 고증해 주시는 분들이 계셨다. 역사학자와 교수님 등이다. 대본을 다 읽고, 검증해주셨다. 자문을 맡아주신 분들도, 사실 이 드라마의 스토리가 가상의 왕실인 만큼 드라마적 허용을 조금 관대하게 표현해주시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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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럼에도 극 초반부터 설정 오류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모니터링을 하지 않았나. 특히 11회 즉위식 같은 경우, 굳이 '천세'를 쓸 이유가 있었을까.
 
흔히 말하는 관혼상제에 있어서는 조선왕조의 예법을 살려야 된다는 강박이 있었다. 우리가 거기에 갇혀 있었던 것 같다. (혼례와 종묘 행사 등) 다른 부분은 지키는 게 맞지만, 즉위식에선 그래서는 안 됐다고 생각한다. 제가 무지한 탓이다. 역사적 무게감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했다. 대한제국의 표현을 하는 것이 맞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Q. 정리하면, 즉위식 자체는 조선 왕조의 예법이 맞다. 조선 왕은 중국 중심 동아시아 질서를 고려해 '만세'가 아닌 '천세'를 받았다. 그런데 '대군부인'의 강대국이자 자주국이라는 세계관에도 그런 질서가 필요한가? 그 예법만 그대로 붙이면, 대중 정서와 충돌하지 않나.
 
(조선 왕실이 이어진다는) 대본의 설정이 있고, 그 설정 안에서 하려고 했다. "어, 나 이거 틀리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과 강박이 컸다. 이유를 다 떠나 제가 너무 죄송하다.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과, 그 고민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고려하는 것이 부족했던 것 같다.
 
Q. 조선 '왕실'이 아니라 '황실'을 선택하는 방법도 있지 않았을까? 엄연히 대한제국이 있었고, 그 뒤를 이은 대한민국이 존재한다. 그걸 모두 삭제하고, '대한민국'을 등장시켜서 간극이 발생했다.
 
작가와 함께 박물관을 간 적이 있다. 작가 스스로가 조선 왕실의 것에 굉장히 긍정적이었고, 역사에 자부심이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대한제국 역사에 대해 부정적이란 건 아니다.) 다만 작가가 말했던 "역사의 아픔이 이 드라마에서 느껴지지 않았으면"이라는 정서가 너무 컸다.
 
Q. 고증의 취사 선택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천세'와 '훙서'가 그 상황에서 옳았다고 치자. 그러면 왜 이안대군의 부인은 '부부인'이 아니라 '군부인'이라 불렀나. 대비가 수렴청정을 안 하고, 대군이 섭정하는 건? 대비가 대군에게 무릎꿇고 비는 장면은? 불가능하지 않나.
 
변명 같은 이야기지만, 제가 좀 늦게 투입됐다. 프리 작업할 시간이 부족했다. 제가 이 드라마를 하게 됐을 때, 작가도 대본을 그 이후에 쓰게 됐다. 남아 있는 촬영 기간이 짧았던 것이 없지 않아 있다. 실은, 순간 순간 자문을 다 받긴 했다. 그 자문을 너무 신뢰했던 것 같다. 다만, 어떤 한 사람을 지칭해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제가 연출자 입장에서 다채롭게 자문을 받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가 무지하단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내가 왜 조금 더 묻지 않았을까?" 하는 자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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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드라마 자체의 퀄리티도 아쉽다. 장르가 판타지 로코였는데, 부족하게 느껴진다. 초반 정치적인 것이 계속 나오고, 설명은 부족하다. 예를 들어, 왜 대군이 섭정하는 지에 대해 자막이나 설명을 넣어줬다면 어땠을까. 회상 신이 많은데, 잘라내고 친절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면?
 
드라마에서 하고자 하는 방향성이, 이 작품의 경우 작가 생각이 중요했다. 그 생각이 구체적으로 표현되고, 촘촘하게 맺어져야 완성도 있는 드라마가 나올 것이다. (유지원 작가가) 로맨스, 코미디, 역사라는 부분 안에 중반 스토리 만들어 나가는 것이 힘들었고 부담도 많이 가졌던 것 같다. 저도 대화를 많이 하진 못했다. 그런 와중에, 정해진 시간 안에 무언가를 표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생긴 부족함이 아닐까 싶다.
 
Q. 심지어, 배우들의 연기마저 호불호가 갈렸다. 아이유 변우석 모두 연기력 논란이 일었다. 성희주와 이안대군 캐릭터는 연출자로서 어떻게 그리려 했는가.
 
희주는 극 초반, 혼자만 적극적이고 제안하고 화내고 토라진다. 이런 감정이 너무 리얼하게 표현되면, 밉상이 되거나 악녀가 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지은과 소통할 땐, 조금 더 다른 느낌으로 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어? 허당기가 있네?", "독특하네?"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말이다.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게 중요하지 않겠냐"고 요청했다. 또한, 희주라는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가 이안대군을 만나 점점 부끄러워하고 시선을 피하는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안대군도 초반엔 건조한 느낌이다.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를 정도다. 그런 건조함이 희주의 극성스러움과 만나고, 점점 감정을 하나하나 표현할 때 매력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희주와 이안대군의 관계가 명확히 대비되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군부인'으로 느낀 건, 처음에 줄 수 있는 감동들과 재미를 어떤 형태로든 마지막까지 긴장하며 만들어가야 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 표현을, 시청자가 마지막까지 즐거울 수 있도록 해야 했다. 그게 제 역할인 것 같은데, 이번 드라마를 그렇게 하지 못해 정말 시청자 분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 향후 기회가 된다면, 이 경험을 발판으로 정말 사랑받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 마지막으로, 정말 다시 한 번 죄송하다.
 
<사진출처=MBC, 카카오엔터테인먼트>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33/0000127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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