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칸 호텔 바리에르 르 마제스틱에서 만난 나 감독은 “사운드, 비주얼 각 파트가 거의 지금 전쟁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개봉을 약 한 달 반 앞둔 시점까지도 수정이 진행 중이라는 뜻이다. 2300여 석 규모의 뤼미에르 대극장 상영조차 그는 “테크니컬 리허설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전날 열린 월드 프리미어에 대해서도 “보고 나니 편집을 다시 손볼까 하고 고민하고 있다”며 취재진에게 되묻기도 했다. “뭐 (편집)했으면 좋겠습니까?”
“아직 완성이라는 말을 쓰기엔 그렇습니다. 여전히 진화 중인 영화예요. 처음부터 모든 걸 짐작으로 설계하고 만든 작품입니다. 마치 양파 껍질을 하나씩 벗겨가듯 구조를 만들었어요. 일반 영화처럼 촬영이 끝나면 어느 정도 답이 보이는 구조가 아니라서, 지금도 이것이 제대로 성사된 것인지 아닌지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
(영화 내용 관련이라 생략)
‘추격자’, ‘황해’, ‘곡성’에 이어 ‘호프’까지 그의 장편 연출작은 모두 칸 영화제에 초청됐다. 다만 이번처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앞선 세 작품은 모두 국내 개봉 이후 초청된 경우였다. 나 감독은 이 차이를 언급하며 “페스티벌에서 프리미어를 해보는 건 처음인데 이렇게 떨릴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렇게 기분이 좋고, 영광스럽고, 뭔가 다 끝난 것 같은 느낌까지 드는 건 처음입니다. 경쟁작 리스트에 올랐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기쁩니다.”
인터뷰 말미 그는 몇 가지 알 듯 말 듯 한 말을 던졌다. 하나는 영화 제목 ‘호프’에 대한 것. 처음에는 ‘희망’이라는 단어에서 출발했지만, 한국어로 그대로 쓰기엔 어색해 영어 ‘HOPE’를 택했고, 극 중 공간인 동네에 이름을 지어야 하니 ‘호포(虎浦)’라고 설정한 거라고. “모두가 크든 작든 각자의 희망을 품고 살지만, 이 영화는 그 희망들이 충돌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는 덧붙였다. “이 영화가 블록버스터라고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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