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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에 슈퍼甲 된 집주인…"30대 초반 신혼만 받아요"

무명의 더쿠 | 08:08 | 조회 수 2725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 전년비 36% ↓
노룩계약 일상화에 세입자 면접까지
나이 많다고, 미혼모·장애인이라 거절
납세증명서 요구했다고 퇴짜 놓기도
세입자 선별, 위법 아니라 제재 어려워
사회적 약자 주거 접근성 위축 우려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임차인 A씨는 최근 서울 서대문구의 12억원대 아파트 전세 계약을 앞두고 고민이 깊어졌다. 계약 전 확인한 등기부등본에 납세 관련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집값 대비 금액이 크지는 않은데 혹시 몰라 납세증명서를 보여달라고 하고 싶지만 망설여진다. 괜히 집주인의 심기를 건드렸다가 어렵게 구한 전세 계약 기회를 놓칠수 있어서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임차인이 국세 완납 증명서 등을 요구해 기분이 상했다”, “굳이 번거로운 절차를 감수할 필요가 없어 다른 세입자를 받았다”는 취지의 임대인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심화하면서 서울 임대차 시장의 주도권이 완전히 임대인 쪽으로 기울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전세사기 사태 이후 세입자들이 집주인의 체납 여부나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를 꼼꼼히 따져 계약을 했지만, 최근에는 이런 확인 절차 조차 계약 탈락 사유가 되는 분위기다.

 

“고령자, 미혼모, 장애인 세입자도 곤란”

 

18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7000여건으로 전년 동기(2만6500여건) 대비 35.5% 감소했다.

 

다주택 규제와 갭투자 차단 정책, 실거주 의무 강화 등으로 기존 전세 물량이 잠기기 시작한 데다 신규 공급 감소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축 선호 현상까지 더해지며 인기 지역 전세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실제 학군지, 신축 단지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감소 폭이 두드러지며 ‘임대인 우위 시장’이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날 기준 서울 노원구 전세매물은 229건으로 전년 동기 1029건에 비해 77.7% 감소했다. 서울 마포구(288건)와 양천구(310건)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임대인 우위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소득이 불안정한 프리랜서나 고령층과 미혼모, 장애인 가구 등 사회적 약자를 세입자로 받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까지 일부 시장에서 감지되고 있다. 단순한 계약 조건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주거 차별’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일부 임대인들은 혼자 사는 고령자의 경우 고독사 등 돌발 상황에 대한 부담을 이유로 계약을 꺼리기도 한다”며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미혼모나 장애인 가구에 대해서도 소득 안정성이나 주택 관리 문제 등을 이유로 월세뿐 아니라 전세 등 계약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유명 인플루언서로 활동 중인 미혼모 C씨는 “수입 규모 자체는 적지 않지만 프리랜서 특성상 소득이 일정하지 않다는 이유로 임대인이 계약을 망설인다는 이야기를 중개사를 통해 들었다”며 “직접적으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미혼모이면서 프리랜서인 점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미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는 집을 직접 보지 않고 전월세 계약금을 보내는 ‘노룩 계약’은 일반화 됐고, ‘세입자 선별’ 현상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전세 매물에는 1990년 이후 출생한 30대 초반 신혼부부만 가능하다는 조건이 붙어 논란이 일었으며, 서울 마포구와 송파구 일부 임대 매물도 소득이 안정적인 비흡연자,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신혼부부 등의 조건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을 깨끗하게 사용할 세입자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임대인의 세입자 선별 현상도 점차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세입자 선별 “위법은 아냐”…“약자 주거접근성 위축 우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세입자 선별’ 현상이 사회적 논란의 소지는 있을 수 있지만, 현행법상 직접적인 위법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지윤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변호사는 “주택 전월세 계약은 기본적인 사인간 거래로 계약 조건을 내거는 것은 위법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또한 임차인을 보호하기위해 특별법으로 이미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 중인데, 관련 법령에는 임대인이 납세증명서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을 거절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규정이 사실상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족 형태나 직업군 등을 이유로 계약을 하지 않는 부분 역시 사인 간 계약 영역으로 해석되는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628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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