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칸 영화제 <호프> 버라이어티 리뷰 “나홍진의 지나치게 긴 크리처 무비는 음담패설 같은 유머, 조악한 CGI, 그리고 눈부신 액션이 뒤엉킨 총질 난장판이다.”
1,402 13
2026.05.18 12:33
1,402 13

https://x.com/uahan2/status/2056189514230735181


《Hope》 리뷰: 나홍진의 지나치게 긴 크리처 무비는 음담패설 같은 유머, 조악한 CGI, 그리고 눈부신 액션이 뒤엉킨 총질 난장판이다


허술한 크리처 효과와 어설픈 신화 설정에도 불구하고, 러닝타임의 약 70% 동안만큼은 이 한국 거장의 네번째 영화는 당신이 본 액션 영화들 중 가장 뛰어나고, 또 가장 웃긴 작품 가운데 하나다.


—————————


《Hope》가 공개됐다. 우스꽝스럽고, 통제가 안 되고, 지나치게 길지만, 동시에 올해는 물론 어쩌면 최근 몇년 사이 가장 경이롭게 우아한 액션 연출을 담고 있는 영화다. 그래서 결국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과연 어떤 영화가 이 정도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었을까?


이 질문은 작가이자 감독인 나홍진 자신도 장난스럽게 의식하고 있는 듯하다. 정신 나간 듯 뛰어난 첫 한시간 동안, 우리는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괴물을 끝내 보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영화 속 무대는 한국의 작은 마을 ‘호포항’. 북쪽의 이웃이자 숙적인 북한과 가까운 탓에, 낡은 간판들은 “지뢰를 조심하라”, “간첩을 신고하라!”, “침투자를 경계하라!” 같은 구호를 외친다.


첫 한 시간이 얼마나 미친 듯 재미있는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천재 촬영감독 홍경표(《기생충》, 《버닝》, 《곡성》)는 유려하게 미끄러지는 카메라를 너무도 뻔뻔할 만큼 우아하게 다루며, 그 움직임 자체가 프로덕션 디자인 속 혼돈과 학살을 비웃는 냉소적 논평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모든 게 완벽하게 굴러가던 바로 그 순간 — 적어도 우리 관객 입장에서는 — 마침내 괴물이 등장한다. (모션 캡처 연기는 Cameron Britton이 맡았다.)


어쩌면 애초부터 실망은 예정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외계 괴물 디자인은 구식 비디오게임 그래픽처럼 보이며, 실사로 담아낸 세련된 세계 속에서 더욱 붕 떠 보인다. 그리고 그런 문제는 160분짜리 영화의 느슨한 중반부에서 더 커진다. 사냥꾼들이 숲에서 또 다른 발견을 하고, 불필요한 서브플롯과 외계인들이 늘어나며, 얇디얇은 설정 설명이 덧붙는다. 


《Hope》는 주제 의식이나 정치적·철학적 함의를 거의 완전히 거부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영웅적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칸 경쟁 부문에서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홍진의 다른 작품들 — 《추격자》, 《황해》, 《곡성》 — 이 더 잘 어울렸을 법하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굳이 의미를 찾으려 한다면, Michael Fassbender, Alicia Vikander, Taylor Russell이 CG로 뒤덮인 무표정 외계 종족을 연기하는 설정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아시아 배우들을 타자화하던 관습을 뒤집는 장난스러운 역전으로 읽을 수도 있다. 근데 뭐, 솔직히 그건 너무 억지다.


그래도 영화 후반부가 다시 속도를 되찾고, 체호프의 바주카포 법칙을 비웃듯 등장만 하고 끝내 발사되지는 않는 대전차 로켓까지 포함된 역대급 고속도로 추격전으로 폭주하기 시작하면, 관객은 결국 엉성한 VFX쯤은 신경 쓰지 않게 된다. 그냥 편하게 기대앉아 인간 드라마와 인간 스턴트 — 어쩌면 최초의 “베스트 스턴트 디자인” 오스카 후보가 될지도 모를 —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인간적인 코미디를 즐기면 된다.


호포항의 괴짜 주민들은 외계 침략자들보다 느리고, 약하고, 멍청하고, 어쩌면 덜 고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훨씬 더 재밌다. 정말 압도적으로 더.

목록 스크랩 (0)
댓글 1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쿠X여우별💙 불편한 그날, 편안함을 입다 - 여우별 액티브 입오버 체험단 모집 117 00:05 5,20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185,62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437,52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147,61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741,420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19,71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73,76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1 20.09.29 7,484,44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23 20.05.17 8,691,31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1 20.04.30 8,584,50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540,714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70737 기사/뉴스 호남 최초 코스트코 익산점 8월 착공 전망 13:16 1
3070736 정치 文, 조국 SNS에 30여 차례 '좋아요'...윤건영 "지지 특정한 것 아냐" 13:16 0
3070735 기사/뉴스 "5·18에 탱크데이?"…스타벅스 행사 문구 온라인 발칵 4 13:15 178
3070734 기사/뉴스 '상속 갈등' 조카 몸에 불 붙인 50대男, 재판서 살인미수 혐의 부인 2 13:14 195
3070733 정치 이철우 “원전지원금, 돈 나눠주기보다 후대 위해 투자해야” 13:12 79
3070732 기사/뉴스 "중국식 다도는 의도적 연출?"… 동북공정 논란 '21세기 대군부인', 고증 부실 도마 위 4 13:12 277
3070731 이슈 올해 여름도 지옥 예약 13 13:11 1,001
3070730 이슈 MC몽, 긴급 기자회견→'불법도박' 연예인 명단 폭로 예고…'바둑이 게이트' 열리나 [전문] 46 13:11 1,895
3070729 이슈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치이카와 데이즈 특별전.jpg 2 13:10 269
3070728 기사/뉴스 냉면 한그릇 1만8000원 ‘헉 소리’…더위 먹은 건 아니죠? [푸드360] 12 13:08 531
3070727 이슈 이미지 수정한 스타벅스.JPG 65 13:08 4,888
3070726 유머 '그만 좀 드세요 손님....' 6 13:08 1,064
3070725 기사/뉴스 "내가 상위 30%라고?"…고유가 지원금 미대상자 현장서 '당혹' 37 13:05 2,276
3070724 이슈 고유진 - 걸음이 느린 아이 [열린 음악회/Open Concert] I KBS 260405 방송 13:05 56
3070723 이슈 역대 유럽 TOP10 리그에서 득점왕에 올랐다는 아시아인들.jpg 3 13:03 582
3070722 팁/유용/추천 의자에 앉아서 할 수 있는 운동(쉬워 보이는데 절대 쉽지 않음ㅋㅋㅋㅋ) 16 13:02 881
3070721 이슈 최근 개명한듯한 전주 비전대학교 간호학과 황라현(황순정) 교수님 13 13:02 2,072
3070720 이슈 정조 이후 조선왕실을 모욕하는 설정을 짜 놓은 <21세기 대군부인> 27 13:00 1,979
3070719 정치 옛 전남도청 앞서 열린 46주년 5·18기념식 2 12:58 533
3070718 이슈 모두 다 무시하고 개썅마이웨이 중인 삼성 노조 27 12:58 2,4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