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대군부인', 아이유 키링남 된 변우석...현대사회 '재벌 숭배'만 남았다 [Oh!쎈 초점]
'21세기 대군부인'에서 결국 변우석과 아이유가 군주제를 폐지했다. 신분제 철폐 후 순수한 사랑이라는 의미보다는 재벌 상속녀와 키링남의 졸속 마무리가 아쉬움을 남겼다.

성공적인 로맨스에도 불구하고 후련함보다는 찝찝함이 더욱 강하게 남았다. 신분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순수한 의미보다 아쉬울 것 없던 재벌들의 만남이라는 잔상이 더욱 강하게 남은 탓이다.
당장 이완은 왕위에서는 내려왔으나 재산은 남았다. 왕실의 재산을 재단으로 만들어 관리하게 된 것. 그럼에도 책임에선 자유로웠다. 보좌관이었던 최현(유수빈 분)과 성희주를 기다리며 음식을 만들거나, 야구장 데이트에서 과거 체통 때문에 할 수 없던 키스타임을 즐기며 평범한 일상을 만끽한 것. 과거 재벌 후계자를 꿈꾸던 성희주의 전 남친들이 보여줬다던 '키링남'이 된 전 국왕이었다.
성희주는 말 그대로 잃을 게 없었다. 극 중 재계 1위 캐슬그룹의 능력있는 상속녀로 돌아왔고, 그에게 유일하게 걸림돌이었던 신분은 이완이 군주제 철폐로 없애줬다. 거리낄 게 없어진 그는 능력있는 재벌로 컴백해 일과 사랑 모두 쟁취한 성공한 커리어우먼으로서 행복감에 도취된 일상을 살아갔다.
분명 '21세기 대군부인'의 결말은 흔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해피엔딩의 전형이건만, 막상 시청자들의 체감은 졸속이다. 12부작 분량에 맞춰 어찌저찌 로맨스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지만 그 뿐. 완전한 신분제 타파를 보여줬다기에 '재벌'이라는 경제권력은 현존하다 못해 더욱 굳건하게 남았으며, 현실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의 신분을 억지로 상정해 초월시킨 성장사에 결코 시청자들은 몰입하지 못한 모양새다.
극 초반부터 변우석의 경직된 연기, 반대로 지나치게 풍부한 아이유의 표현이 연기력 논란을 불러왔으나 실상 드라마의 마무리에 남은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 자체가 아닌 이야기의 허술함이다. 사생아 여자주인공에게 신분제가 역경이 되기엔 재벌이라는 현실이 지나치게 풍족했다.
그마저도 사이다 같은 '능력'으로 포장하기에는 재벌 상속녀라는 타이틀 역시 태생적인 자격으로 획득한 핏줄의 결과였다. 왕족다운 모습에 차남이라는 한계에 갇혀 있는 듯 했던 남자 주인공은 역모인지 혁명인지 애매한 반정 같은 결단 속에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척 했다. 그러나 '재벌'이라는 여자 주인공의 현실판 신분제에 편승하며 '키링남'으로 전락했다.
이제는 쉽게 볼 수 없는 화려한 궁중 문화나 예법 등은 가상현실의 한계와 부족한 고증으로 인한 무리한 설정 탓에 갑론을박을 자아냈다. 볼 만한 매력이 없는 것은 아니나, 의미를 알고 보기엔 모양만 예쁜 수박 겉핥기 식의 비주얼적인 아름다운만 남은 것. 심지어 중국의 동북공정 문제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문화적 종주국 논쟁을 야기하는 현실에서 '21세기 대군부인'이 먹잇감을 제공한 실정이다.
물론 해마다 외모와 환경의 화려함을 추구하는 비주얼적인 로맨틱 코미디가 등장해 큰 사랑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연기력 논란을 야기할 정도로, 납득하기 힘든 설정들 속에 겉보기만 화려하다고 시청자들이 매료되지는 않는다. 결국 '21세기 대군부인'이 남긴 것은 억지로 만든 신분제를 타파하는 겉보기만 화려한 궁궐과 재벌의 정경유착 아닌 궁경유착 로맨스다. 최고권력자였던 대통령을 두 번이나 탄핵시킨 2026년의 한국 시청자들에게는 끝내 맞지 않는 옷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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