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책임은 인정 안 돼, 판매한 부지점장 책임은 인정
부지점장, 고객에게 1억5000만원 배상해야 할 듯
우리은행 행원이 고객에게 위험등급이 높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상품을 판매해 손실이 발생한 사건에서 은행이 아닌 행원에게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9일 강모씨가 우리은행과 한 지점의 부지점장 이모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은행과 이씨 모두에게 손해를 배상하라고 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7일 밝혔다.
우리은행은 라임자산운용과 계약을 맺고 펀드를 위탁 판매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시중금리가 1~2%대일 때 5~8%의 수익률을 줄 수 있다며 투자자를 모았다. 그러다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돌려막기로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투자자들이 대거 환매 요청을 하며 ‘펀드런’이 발생하자 라임자산운용은 2019년 10월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금융당국 검사 결과 라임자산운용은 투자한 해외 펀드가 다단계 금융 사기(폰지 사기)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전체 피해 규모는 1조6000억원대에 달한다.
강씨는 2019년 3월 이씨의 투자 권유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에 5억6000만원을 투자했다. 펀드런이 발생했을 때 강씨는 투자금의 40%만 돌려받았고, 3억4000만원은 받지 못했다.
강씨는 재판 과정에서 이씨가 “종전에 투자한 펀드와 동일한데 만기만 6개월로 연장됐고, 원금손실 위험이 없다”고 안내했으나 투자금의 60%는 종전에 투자한 것과 다른 펀드에 편입됐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은행이 라임자산운용의 펀드가 심각한 수준의 상환 우려를 안고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자신을 속였다고 했다.
반면 우리은행 측은 강씨와 계약 당시 라임자산운용 펀드가 부실화돼 있다는 점을 알 수 없었다고 했다. 또 강씨의 답변에 기초해 투자성향을 파악한 후 설명의무를 이행했다고 맞섰다.
1심은 우리은행과 이씨가 함께 강씨에게 1억1016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우리은행은 설명의무를 위배했고, 이씨는 강씨에게 정확한 설명을 하지 않은 채 투자를 권유해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봤다. 다만 강씨도 상품설명서 등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면서, 강씨가 회수할 수 없는 금액의 65%만 우리은행·이씨가 배상하라고 했다.
2심도 우리은행과 이씨 모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다만 펀드 상품 투자는 본질적으로 원금 손실 위험이 있기 때문에, 우리은행과 이씨는 강씨가 회수할 수 없는 금액(1억7547만원)의 90%인 1억5792만원을 공동으로 배상하라고 했다.
대법원은 우리은행은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보고, 은행의 패소 부분을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은 우리은행이 손실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인 것을 알면서도 강씨에게 펀드에 투자하라고 권유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다만 이씨에게는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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