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팁/유용/추천 페미니즘은 돈이 된다? 아니, 여성혐오는 돈이 된다!
3,849 20
2026.05.16 07:38
3,849 20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루이 서루 : 인사이드 더 매노스피어'. ⓒ넷플릭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루이 서루 : 인사이드 더 매노스피어'. ⓒ넷플릭스

한국 사회의 성차별과 불평등을 의식한 작품들을 쓰는 작가로 활동하면서 내가 꾸준히 접하는 온라인 악플 중 하나는 '페미는 돈이 된다'는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여성 창작자가 성평등 메시지가 짙은 활동으로 성과를 내면 반드시 달리는 뻔한 멘트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일반적으로 '페미'는 절대로 돈이 되지 않는다.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 사회는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인 면이 많으며, 더디게 바뀌고 있으므로 현 사회에 의문을 제기하고 균열을 내는 '페미'가 '돈'이 되는 것은 솔직히 말해 극도로 어려운 일이다. 오히려 그런 환경 속에서도 여성들이 뛰어난 실력과 노력으로 사회와 공명하면서 그것이 '돈'이 되도록 만들어 가는 기적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어쨌거나 흥미로운 것은 그 말속에 숨겨진 '돈을 벌려고 동의하지도 않는 가치관을 설파하는 일'에 대한 가능성이다. 일부 댓글들이 페미니스트 여성들에게 늘 뒤집어씌우려는 그 혐의. 그러나 진짜로 '돈이 되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것은, 여성들의 '페미니즘'이 아니라 바로 일부 남성들의 '여성혐오' 활동이다.

그들의 '여성혐오' 비즈니스가 어떻게 전 세계 젊은 남성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취재한 다큐멘터리가 올해 3월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루이 서루 : 인사이드 더 매노스피어' 라는 작품이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루이 서루 : 인사이드 더 매노스피어'. ⓒ넷플릭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루이 서루 : 인사이드 더 매노스피어'.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의 시간'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인셀' 커뮤니티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매노스피어'는 온라인에서 형성된 남성 중심 이념 네트워크를 뜻한다. 몇몇 남성 인플루언서들이 이른바 '강한 남성성'을 구현한 '알파 메일'을 자인하며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숏폼 컨텐츠를 통해 약자 혐오를 담은 차별적이고 극우적인 메시지를 발신하고 막대한 금전적 이익을 거두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많은 돈을 벌며 아름다운 여성들과 마구 성관계를 하는 승리자 남성'의 모습을 연출하며 '너도 이렇게 되고 싶으면'이라는 마음을 자극해 많은 것들을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투자 상품이나 자기들이 만든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팔아 이익을 얻기도 하고, '어그로'를 끈 영상의 조회수 그 자체와 그로 인해 생긴 금전적 이익 및 영향력을 취하기도 하고, 방식은 다양하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 인플루언서는 성인 컨텐츠 플랫폼인 '온리팬스' 여자들을 광고해 주고 돈을 벌면서도 그 여자들이 역겹다고 말한다. '자신은 사람들에게 포르노를 보지 말라고 권유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모순을 지적하자, 거리낌없이 말한다. '솔직히 관심 없다, 돈 벌려고 하는 거고 상관 안 한다'고.

'좋은 사람이 되려 해라, 사람들의 나쁜 충동을 이용하지 말라'는 말에는 이렇게 답한다. '내가 착한 일만 했으면 소셜 미디어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했을 것이다. 남을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해서 사는 거다'. 놀랍도록 모순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세계관이다. 수많은 10대가 그를 추종하고 영상을 보지만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든지 말든지, 포르노와 도박과 암호화폐를 광고하고 판매하면서 본인만 잘살면 된다는 것이다. 그것들을 혐오한다고 주장하면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루이 서루 : 인사이드 더 매노스피어'. ⓒ넷플릭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루이 서루 : 인사이드 더 매노스피어'. ⓒ넷플릭스


'인플루언서'라는 단어가 의미하듯 그들은 관심으로 먹고산다. 강도 높은 혐오 발언이나 폭력을 비롯한 각종 기행은 너무 충격적이기 때문에 자연히 관심이 집중된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운영하는 SNS와 동영상 기반의 플랫폼의 작동 원리와 알고리즘이 세상에 미친 악영향 그 자체에 대해서는 크게 주목하고 있지 않지만(그래서 아쉽지만), 대신 한 가지 좋은 통찰이 제시되는데, 이 인플루언서들 역시 '문화의 산물'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더 많은 조회수, 더 많은 팔로워가 마치 그 자체로 정의처럼 여겨지게 되어버린 세상에서, 그 온라인 세상을 누비며 키워진 아이들은 현실에서 자주 좌절한다.

경쟁은 심하고, 기회는 줄어들었고, 특히 남성의 오래된 권리들에 대해 재고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당장 적응이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지구상의 어떤 사회에서도 그런 10대 남자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다뤄지는 혐오와 극우 논리, 음모론으로 무장한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과 그 추종자들을 보면 말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남성 간의 연대'를 참칭하는 단체가 나타났다가 몰락하기를 반복하고 있고 온라인상의 여성혐오 정서를 자신의 정치적 기반으로 삼는 정치인은 그 사실을 숨기려 하기보다 인증 글을 남기기에 급급하다. 지금의 미국은, 그 시도가 성공한 케이스의 가장 나쁜 예를 매일 같이 갱신하는 중이다.

'페미가 돈이 된다'고? 아니, 혐오가 돈이 되고, 표가 되고, 권력이 된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에 우리는 매일 우리 자신의 시간과 주의력을 팔면서 스스로 접속한다. 그 사실을 우선 냉정하게 직시하는 것에서, 무언가가 시작될 수 있을까?

민지형 작가·라우더북스 대표 saltnpepa@womennews.co.kr

https://n.news.naver.com/article/310/0000136661?sid=103


목록 스크랩 (2)
댓글 2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 더쿠 X 밈즈 💙 '숨쉬는 쿠션' 브이로그 에어커버 쿠션 체험단 모집 (100명) 472 05.13 27,35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181,21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418,84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143,69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715,764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18,16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71,81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0 20.09.29 7,481,30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23 20.05.17 8,691,31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1 20.04.30 8,582,30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534,346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68662 이슈 3월달에 올라왔다던 나는솔로 스포 2 15:19 187
3068661 이슈 코르티스 타이틀곡 중에 그나마 멜로디랑 보컬 비중 높았던 노래 15:18 30
3068660 이슈 엔믹스 Heavy Serenade 가사가 된 우리들을 봐 .•*¨🤍 15:17 45
3068659 이슈 세븐일레븐 안에 지하철 개찰구 있는 일본의 어느 역 3 15:17 163
3068658 이슈 스페인 할머니들, 뜨개질로 폭염 5도나 낮췄다 23 15:16 925
3068657 유머 코스피가 13000까지 올라가는 과학적인 이유 5 15:16 480
3068656 유머 고양이 그루밍해주는 사슴 1 15:15 160
3068655 유머 선생님의 연락에 상식적으로 대응해준 부모님 5 15:14 557
3068654 유머 전기쥐 가챠하러 갔는데 너무 강력한 토템을 데리고 가버림 1 15:13 310
3068653 이슈 [KBO] 존 끝에 꽂으며 힐리어드를 얼리는 오웬 화이트 4K 이닝 종료 1 15:13 248
3068652 유머 [나비사진주의] 뭔가 포켓몬 같은 나비 11 15:12 484
3068651 기사/뉴스 '보너스 6배 차이'…"삼성전자, 메모리 600%·파운드리 50∼100% 성과급 제안" 3 15:11 303
3068650 이슈 (약후방) 현재 미국에서 라이징 스타로 기세 진짜 좋은 캣츠아이 서바이벌 탈락자...jpg 1 15:11 963
3068649 이슈 남자도 관리하고 꾸미면 된다는걸 증명한 15키로 빼고 안경 벗은 남자...jpg 7 15:10 1,443
3068648 기사/뉴스 日 다카이치, 트럼프와 전화회담 "방중 관련 상세 설명 들었다" 15:10 53
3068647 이슈 김은숙 작가가 임지연 이미지를 좋게 본 계기가 된 작품.jpg 7 15:09 1,839
3068646 정치 합당 반대했던 한준호 이언주 강득구 송영길이 김용남 후보 지지한다고 민주당 갈라치기하는 조국 18 15:06 380
3068645 이슈 아 ㅅㅂ 전지현 구교환이랑 처음 만났을 때 박정민 배우인 줄 오해했대.twt 10 15:05 1,196
3068644 이슈 트럼프 "시진핑, 미국을 쇠퇴하는 국가라고 해" 16 15:05 785
3068643 기사/뉴스 ‘운동회 악성 민원’에 결국 칼 빼든 경찰청 “소음 신고 들어와도 출동 자제” 26 15:03 1,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