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만족도는 떨어지고 사회적 고립감은 커졌다. 가장 심각한 사회 갈등은 이념 대립이라고 생각한다. 사회보장정책의 확대엔 지지하지만, 재원 마련을 위한 본인 부담 증가엔 찬반이 맞선다.
개인의 삶, 사회 문제 등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속마음’이다. 13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2025년도 사회보장 인식조사 연구’ 보고서에 담긴 조사 내용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정부 용역을 받아 지난해 12월 19~75세 남녀 2500명에 온라인·대면 설문을 진행한 결과다. 이재명 정부의 새로운 사회보장 정책의 방향 설정 등을 위해 이뤄졌다.
분석 결과, 앞서 2022년 이뤄진 사회보장 인식 조사(3000명 대상)와 비교해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고립감은 커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를 물었더니 평균 6점(10점 만점)으로 안정적인 편이었지만, 22년(6.5점)보다 나빠졌다. 만족한다고 답한 이의 비율도 75.9%에서 63.4%로 떨어졌다.
세부 영역 중에선 경제적 상황이 반영되는 생활 수준 만족도가 3년 새 6.6점에서 5.7점으로 하락했다. 실제로 현재 걱정거리를 묻는 질문에 ‘경제적 어려움’이란 응답이 50.4%로 가장 많았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됐다는 느낌이 드는 비율은 10명 중 4명(40.9%)으로 집계됐다. 고립감 수준을 점수화하면 평균 4.7점이었다. 22년 조사(40.4%, 4.4점)보다 소폭 나빠졌다. 19~34세 청년층(47.3%), 1인 가구(45.5%)에서 해당 비율이 가장 높았다.

개인의 영역을 넘어선 사회 전체의 과제도 적지 않았다. 특히 사회적 갈등을 두곤 빈부·노사·세대 갈등이 심하다는 응답이 40% 안팎으로, 그렇지 않다는 비율보다 훨씬 높았다.
제일 두드러진 건 이념 대립이었다. 진보와 보수 간의 갈등이 심하다는 비율은 65%로, 심하지 않다(6%)의 10배를 넘었다. 2024년 말부터 이어진 비상계엄·대통령 탄핵 정국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보사연 연구팀은 “사회통합 기반이 약화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한국이 복지국가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엔 절반에 못 미치는 49.5%가 동의했다. 아니라는 응답은 10.9%에 그쳤고, 유보적인 입장(보통)이 39.6%에 달했다. 연구팀은 “복지국가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지만, 완전히 공고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단순한 소득 보장을 넘어 고립 해소·돌봄 지원 등으로 필요성이 커지는 사회보장 정책에 대해선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했다. 국민 4명 중 3명(76.9%)은 사회보장 정책 확대에 찬성했고, 반대 의견은 23.1%에 그쳤다. 사회보장 확대가 중점적으로 이뤄져야 할 대상(1·2순위 합계)은 영유아·아동(37.4%), 청년(34%) 순이었다.
반면 복지 강화에 필연적으로 따라가는 재원 문제엔 온도 차가 느껴졌다. 사회보장 확대를 위한 본인 부담 증가엔 찬성(52.8%)과 반대(47.2%)가 팽팽하게 맞섰다. 확대 시 재원 마련 방안으론 사회서비스 이용료 부담(73.4%)이 첫손에 꼽혔고, 사회보험료 인상·세금 부담(각 47.1%)은 상대적으로 후순위였다. 보편적 비용 확대보다 직접적인 이용자의 부담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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