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즈 ize 이경호 기자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의 김은우/사진=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영상 캡처
'허수아비'에서 등장 자체로 시청자들의 분노 자아내는 밉상으로 등극했다. 이렇게까지 잘해야 했나 싶을 정도로 잘해서 캐릭터를 살려낸 김은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김은우는 '허수아비'에서 강성경찰서 형사 도형구 역을 맡았다.
도형구는 앞서 첫 등장한 1회, 2회에서 거친 형사의 면모를 보여줬다. 주인공 강태주(박해수 분)과 대립각을 세웠다. 무엇보다 거칠고, 노골적인 폭력성을 앞세운 형사의 모습은 '허수아비'의 '간판 분노 유발자'가 됐다.
앞서 과거 잡히지 않았던, 반드시 잡아야 했던 연쇄살인범의 정체가 이기환(정문성 분)으로 드러났던 7회에서도 도형구 형사는 등장 그 자체로 시청자들의 화를 돋웠다.
분노 유발하는 도형구는 '허수아비' 7회, 8회에서 밉상 지수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그는 장명도(전재홍 분)와 함께 이기범(송건희 분) 불법 체포 및 가혹수사에 얽힌 인물로 부각됐다. 앞서 이기범을 몰아붙여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도형구는 이후 감사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또 차시영(이희준 분) 앞에서는 책임을 피하기 위해 몸을 낮췄다. 전형적인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강약약강' 캐릭터였다.
비겁한 도형구는 감사팀 조사에서 차시영이 준 팁을 활용해 강태주(박해수 분)가 이기범을 폭행했다고 거짓 증언했다. 이로 인해 강태주는 결국 징례를 받게 됐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핑계와 거짓 그리고 타인에게 전가하는, 진실 가리기에 급급한 비열함은 시청자들의 분노 지수를 한층 더 높였다.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의 김은우/사진=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영상 캡처
도형구는 가혹수사로 한 차례 위기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았다. 바뀌지 않을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줬다. 도형구는 이기범에 이어 임석만(백승환 분)을 상대로 한 강압 조사에서도 위압적인 태도를 이어갔다. 진이 빠진 석만을 몰아붙이고, 겁에 질린 상대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장면은 도형구의 폭력성이 습관처럼 몸에 밴 인물임을 보여줬다. 약자 앞에서는 거칠고, 권력 앞에서는 비겁한 도형구의 이중성이 극의 불쾌한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강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 검거 공로로 모범 공무원 표창 대상자로 호명된 도형구는 고문 가해 당사자에서 공로자로 올라섰다. 진실과 정의가 뒤틀린 상황에 대한 씁쓸함을 자아냈다. 과거의 모습이었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현실에서도 접할 수 있는 공감대였다. 상황도, 캐릭터도 그랬다.
분노 자아내는 도형구. 이 캐릭터는 김은우의 열연이 바탕이 됐다. 폭력성, 비겁함, 거짓, 핑계, 무능력으로 뭉쳐진 도형구의 캐릭터는 김은우의 연기로 완성이 됐다. 표정과 말투, 폭력의 행동까지 비열한 도형구로 완벽 빙의했다. 강자와 약자를 대할 때 시시각각 변하는 눈빛은 '도형우=김은우'의 공식을 완성시켰다. 현실 모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딴지 걸고 싶지 않은 김은우의 연기력이었다. 발견 즉시 회피하고 싶은 인물, 밉상 그 자체가 된 김은우였다.
잘 해서 밉상이 된 김은우의 활약 아닌 활약 덕분에 '허수아비'는 긴장감 있게, 때로는 그 시절 상황에 분노하게 된다. 극 자체에 몰입도 높인 빌런, 밉상의 김은우였다. 시청자들에게 '신스틸'을 넘어 존재감 확실히 새겼다.
https://v.daum.net/v/20260513112817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