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평 ‘세 낀 집’ 사려면 현금만 9억…‘무주택 현금부자’만 웃는다 [부동산360]
4월 강북14개구 갭 6억·강남 11개구 11.3억
세입자퇴거대출 한도도 1억…자금 조달 부담↑
전문가 “무주택 현금보유자에게 혜택 돌아가”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세 낀 집’ 전체의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며, 무주택자는 연말까지 임대 중인 주택을 매수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토허구역 내 집값이 수년간 상승하며 전세가와 차이가 9억원 수준까지 벌어진 데다가, 대출 규제마저 더해져 사실상 ‘무주택 현금부자’만 혜택을 볼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의 평균 매매가는 15억7091만원, 평균 전세가는 6억9094만원으로 집계됐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는 8억7997만원에 달한다.
권역별로 보면 강북 14개구의 갭(매매가-전세가)이 약 6억원(매매가 12억494만원·전세가 6억181만원), 강남 11개구 갭은 약 11억3000만원(매매가 18억9852만원·7억7111만원)이다. 노원(4억원), 도봉(3억원), 강북(2억9000만원) 등 서울 외곽 지역은 갭이 3억~4억원대로 상대적으로 적지만, 강남(20억5000만원), 서초(18억1000만원), 송파(14억9000만원), 용산(14억1000만원)은 10억~20억원대에 달한다.

정부는 올 연말까지 토허구역 내 주택 매매 시 매수자 입주를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유예할 수 있는 대상을 기존 다주택 매물에서 비거주 1주택을 포함한 세 낀 집 전체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수 대상은 무주택자로 한정했다. 사실상 연말까지 내 집마련을 하는 무주택자에겐 임대차기간 만료 전까지 ‘갭투자(세 끼고 매매)’를 허용한 셈이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갭이 9억원 턱밑까지 확대되면서, 현금동원력이 가능한 무주택자만 내 집마련에 나서면서 자산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평형’인 84㎡에 이어 무주택 선호도가 높은 59㎡로 면적을 좁혀봐도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갭은 6억원(매매가 11억338만원·전세가 4억8530만원) 수준이다.
대출 규제도 무주택자의 진입 문턱을 높이고 있다. 현행 세입자퇴거자금대출 한도가 1억원에 불과해 임대차계약 종료 후 세입자에게 돌려줄 자금 조달 부담도 큰 상황이다. 수입은 안정적이나 모아놓은 자산이 없어 ‘매수’가 어려운 무주택자들은 볼 멘 소리를 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매매와 전월세간의 가격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본인이 임차로 살고 있던 집을 매수하려면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 건 사실”이라며 “전월세를 살던 이가 매수를 원하면 주변 지역으로 이동해 가격대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을 둘러싼 정책이 생활 여건을 고려한 주거 정책이 돼야 한다고 전한다.
양지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무주택 매수자는 전세퇴거자금대출이 1억원으로 제한돼 있어서 결국 입주 시점에 수억원에 달하는 전세보증금을 스스로 반환할 수 있는 현금 보유의 무주택자의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결국 이번 조치가 실제 매물 폭증으로 이어지기보다는, 갈아타기 자금이 충분한 일부 계층 내에서 매도와 매수가 일어나는 ‘자산의 선별적 이동’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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