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첫 방송한 SBS 금토드라마 ‘멋진 신세계’는 조선 악녀인 희빈 강단심이 300년 후 현대의 무명 배우 신서리로 눈뜨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로맨스다. 방영 2회 만에 5.4%(닐슨코리아 전국 가구)를 기록하며 흥행 청신호를 밝혔다.

임지연이 연기한 신서리이자 강단심 1인 2역이 입소문의 중심에 있다. 실제 역사 속 희빈 장씨를 연상시키는 강단심은 극중에서도 사약을 마시고 죽음을 맞이한 뒤 ‘장희빈’ 사극 드라마 현장에서 신서리 몸으로 깨어난 인물이다.
극중 강단심은 앞서 윤여정부터 이미숙, 김혜수 등 대선배들이 거쳐 간 사극물 속 ‘장희빈’과는 다른 재해석이 돋보였다. 조선 당대에는 ‘악녀’ ‘요녀’라는 오해를 받았지만 갑작스럽게 떨어진 현대에선 정치적 감각이 뛰어나고, 무엇이든 도전하는 진취성을 갖춘 여성으로 그려졌다.
현대문물, 가치관에 부딪히며 발생하는 코믹함도 기존 희빈과 차별점이었다. 임지연의 고상하면서 거친 사극 어투와 “더러운 입을 놀리느냐!”라는 극중 밈까지 만든 강렬한 호통, 로맨스 상대가 될 악질 재벌 차세계(허남준)를 꽃으로 매질까지 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또 ‘현모양처’를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신사임당, 허난설헌, 심지어 조선 여성 유학자인 임윤지당까지 소환해 일침을 놓는 면접신도 대리만족과 역사 고증 포인트를 둘다 잡아 호평을 받았다.
시공간이 어긋나며 붕 뜬 강단심을 ‘인생 2회차 신서리’로 발 붙인 건 임지연의 매끄러운 연기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의 박연진 역으로 악독함의 끝을 소화한 그는, JTBC ‘옥씨부인전’을 통해 사극 속 여성의 주체성과 애틋한 로맨스 소화력도 보여준 바 있다. 이번 ‘멋진 신세계’로는 코믹으로 한발 넓히면서 앞선 장점들의 성숙도를 단 2회 만에 보여줬다. 임지연을 ‘캐스팅 0순위’라고 밝혔던 한태섭 감독의 안목도 통한 것이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멋진 신세계’는 장희빈이 연상되는 조선 악녀가 ‘왜 절실할 수 밖에 없었나’라는 포인트를 잘 잡은 작품이다. 임지연의 캐릭터 분석력도 돋보인다”며 “정치적 감각을 살려 궁에서 생존 투쟁했던 여성의 욕망을 읽어내며 때로는 코미디가, 때로는 절절한 비극이 될 수 있도록 표현하고 있다. 여기엔 기존 필모그래피도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해 자신이 연기했던 악녀 상의 또 다른 면모도 끌어내고 있다”고 짚었다.
임지연의 활약 속 ‘멋진 신세계’는 초반 화제성 형성에 성공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가 12일 발표한 5월 1주차 TV 드라마 화제성 지수에 따르면 ‘멋진 신세계’는 3위에 올라 경쟁작 ‘21세기 대군부인’과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를 뒤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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