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태령' 김현지 감독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인 영화 '남태령'을 연출한 김현지 감독이 8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를 설명하고 있다. 2026.5.8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편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저들에게 밥을 먹이고 싶다'는 마음, 그날 남태령에서 발견한 희망을 붙들고 싶었습니다."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를 연출한 김현지 감독의 신작 '남태령'이 처음 공개된 8일,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이 그날의 남태령을 소재로 삼은 데 대해 설명했다.
이 영화는 2024년 12월 21일, 12·3 비상계엄 이후 트랙터로 상경한 전봉준투쟁단 농민들과 2030 여성들이 서울의 남쪽 관문인 남태령에서 경찰에 가로막혔던 '남태령 대첩'을 그렸다.
경남MBC PD이기도 한 김 감독은 "경남 진주는 동군 전봉준 투쟁단의 출발점이었기 때문에 행진 때부터 취재했다"며 "지역방송이라고 해서 다루기 까다로운 소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이것은 동짓날 밤 우연히 연 광장에 대한 기록이다. 그 하룻밤의 광장이 바꾼 것들에 대한 증언이고 남태령을 일상으로 옮기려는 사람들의 분투기이다'는 문구로 시작한다.
이어 21일 낮 12시 전국에서 올라온 트랙터가 막히자 그 현장을 실시간으로 중계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기록, 28시간 동안 차디찬 길바닥에서 쏟아진 발언 등을 촘촘하게 엮어낸다.
영화 출연자인 진주시농민회 사무처장 전주환 씨는 "그동안 농업 생존권 집회를 많이 했지만, 그날은 조금 특별했다"며 "서울 진입이 막혀 구속되고 언론 보도조차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사람들이 모여 함께 밤을 새웠기에 다음 날 서울로 향할 수 있었다"며 "농민들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후반부에는 남태령에서 이뤄진 세대와 가치관을 넘나드는 '연결'이 소개된다.
'딸들, 수고했다'는 어르신의 인사에 한 여성이 자신은 '논바이너리'(성별 이분법에 속하지 않는 정체성)라며 그 개념을 설명하자 그가 시원하게 '그렇구나, 알아두겠다'고 답했다는 에피소드다.
김 감독은 "남태령이 단순히 아름다운 기억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라는 걸 바랐다"며 "'남태령식으로 해보자'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https://v.daum.net/v/202605081741059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