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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김용훈 기자]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총파업 위기로 치닫는 가운데 사측이 교착상태를 깨기 위해 먼저 손을 내밀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수준의 성과급 기준을 수용하는 것은 물론 노조가 주장하는 ‘제도화’도 일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일선 부서장에 전달했다. 하지만 초기업노조는 “회사의 갈라치기”라며 총파업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8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회사는 지난 6일 오후 반도체(DS) 부문 메모리사업부 보직장들을 대상으로 격려 간담회를 열고 성과급에 대한 사측의 구체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대화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현장 책임자들을 직접 찾아가 소통에 나선 것이다.
간담회에서 회사는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지급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밝혔다. 이는 SK하이닉스와 동일한 기준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규모를 고려하면 사실상 더 많은 재원을 쓰는 셈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예상 영업이익(약 350조원 수준)을 기준으로 사측 안대로라면 성과급 재원은 약 35조원에 달한다. 이는 SK하이닉스의 성과급 규모(약 20조원)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지난해 배당금(약 11조1000억원)의 약 3배가 넘는다.
특히 회사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3년간 명문화하고 이후 제도화를 하겠다는 제안도 내놓았다. 그동안 성과급 제도화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입장이 전향적으로 바뀐 것이다.
간담회 다음날 삼성전자의 양대(DS·DX)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전영현·노태문 대표이사는 “회사는 열린 자세로 협의를 이어가며 임직원 여러분께서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대화 의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초기업노조는 “1등을 달성했는데도 2등 기업과 맞춰준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SK하이닉스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한 것이다.
또 “제도화 없이는 각 사업부가 매년 싸워야 하는 형태가 될 것이며, 메모리사업부의 기준 역시 회사가 바꿀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제도화가 아니면 총보상우위정책 말바꾸기, 신인사제도 진급률 공개 번복, 깜깜이 고과비율과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회사의 갈라치기에 속지 말라”며 총파업 참여를 독려했다. 노조에 따르면 총파업에 참여 의사를 밝힌 노조원은 약 3만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고, 샐러리캡(보상한도) 폐지와 제도화 해달라고 요구하며 총파업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긴박해지자 고용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가 직접 중재에 나섰다.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담당하는 김도형 경기지방노동청장은 오는 8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과 면담한다.
노사 간 대화를 통해 협상을 이어가도록 설득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생산 차질은 물론 국가 경제 전반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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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조정 업무를 맡고 있는 중앙노동위원회도 삼성전자 노사를 상대로 사후조정 절차 참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후조정은 조정 종료 이후에도 노사가 동의할 경우 다시 조정 절차를 진행하는 제도다. 중노위가 중재자 역할을 맡아 교섭 재개와 합의 도출을 지원하게 된다.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지급 문제는 지난 3월 이미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졌지만, 노사가 사후조정에 동의할 경우 협상 테이블이 다시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 노사의 사후조정 전례도 있다. 지난해 7월 삼성전자 노조 첫 파업 당시에도 중노위가 사후조정에 나섰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다만 이후 노사가 자율 교섭을 재개해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