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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한강 작가의 ‘제주 4·3’ 조각 작품, 베니스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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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0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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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310/0000136380?cds=news_media_pc&type=editn

 

2026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 9일 개막
최빛나 예술감독·노혜리·최고은 작가
한강·이랑·황예지·김후주도 참여

한강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집필 계기 된 꿈 재현한 조각에
‘광장의 기억’ 다룬 작품들 선보여

2026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 설치 전경 클로즈업. 가운데 한강 작가의 조각 작품 '더 퓨너럴(The Funeral)'이 있다. ⓒ사진 감동환/아르코 제공
2026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 설치 전경 클로즈업. 가운데 한강 작가의 조각 작품 '더 퓨너럴(The Funeral)'이 있다. ⓒ사진 감동환/아르코 제공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조각 작품이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공개된다. 오는 9일 개막하는 2026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의 하나로 세계 관객과 만난다.

12.3 비상계엄 이후 광장을 기록하고 지킨 여성들도 함께한다. 한강 작가와 싱어송라이터 이랑, 사진작가 황예지, 청년농부이자 활동가 김후주가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의 펠로우로 나선다. 극단주의와 혐오에 맞서 포용과 연대를 외쳐 온 이들의 감각과 기억을 세계 무대에 펼쳐 보이는 자리다.
 

2018년 미국 카네기 인터내셔널에서 처음 공개된 한강 작가의 조각 작품 '더 퓨너럴(The Funeral)'. ⓒ아르코 제공
2018년 미국 카네기 인터내셔널에서 처음 공개된 한강 작가의 조각 작품 '더 퓨너럴(The Funeral)'. ⓒ아르코 제공



한강의 '더 퓨너럴(The Funeral)'은 작가가 꿈에서 본 장면을 조각으로 재현한 작품이다. 하얗게 반짝이는 눈 위에 빽빽이 들어선 검은 나무들.

왜 '장례식'일까. 곧 바다가 밀려 들어와 숲의 무덤들이 잠기기 시작해서다. 뼈라도 옮겨야겠다며 초조해하다 잠에서 깬 작가는 이것이 다음 소설의 시작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7년 후, 세 여성의 시선으로 본 제주 4·3 사건을 그린 장편 『작별하지 않는다』(2021)를 펴냈다. 2018년 미국 카네기 인터내셔널에서 처음 공개됐고, 이번 베니스비엔날레에서 다시 선보인다.
 

2026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 설치 전경. ⓒ사진 감동환/아르코 제공
2026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 설치 전경. ⓒ사진 감동환/아르코 제공
2026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 중 노혜리 작가의 '베어링' 설치 전경. ⓒ사진 감동환/아르코 제공
2026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 중 노혜리 작가의 '베어링' 설치 전경. ⓒ사진 감동환/아르코 제공



'더 퓨너럴'은 전시의 핵심 구조물 안에 자리한다. 노혜리 작가의 '베어링'이다. 얇고 빳빳하며 반투명한 오간자 직물 4000여 개로 한국관 내부를 아우르는 움막을 만들었다. 그 안팎에 8개의 스테이션(애도하는, 기억하는, 나누는, 기다리는, 전망하는, 생활하는, 수선하는, 설계하는)을 배치했다.

제목 '베어링(Bearing)'은 '지탱하다', '견디다', '출산하다' 등 복합적 의미를 지닌 동사 'to bear'에서 왔다. 관객은 마치 탑돌이 의례처럼 이 스테이션들을 함께 돌며 머물고 경험한다. 한강의 '더 퓨너럴'은 바로 이 중 '애도하는 스테이션'에 놓인다.
 

2026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 중 최고은 작가의 '메르디앙' 설치 전경. ⓒ사진 감동환/아르코 제공
2026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해방공간: 요새와 둥지' 중 최고은 작가의 '메르디앙' 설치 전경. ⓒ사진 감동환/아르코 제공
2026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경. ⓒ사진 감동환/아르코 제공
2026 베니스비엔날레 제61회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경. ⓒ사진 감동환/아르코 제공



최고은 작가는 수도 설비용 동 파이프로 만든 설치 작품 '메르디앙(Meridian)'을 선보인다. 제목은 지리학의 '자오선'이자 한의학에서 기(氣)가 흐르는 통로인 '경락'을 동시에 가리킨다. 파이프는 한국관 내부와 외부를 3차원으로 관통하며 설치된다.

최 작가는 "파이프는 몸 안에 기가 흐르는 통로의 의미"라며 "한국관의 여러 공간을 가로지르면서 마치 막혀있는 혈을 뚫는 것 같은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날카롭고 정밀한 금속 파이프가 건물을 꿰뚫으며 순환과 치유를 암시한다. 개관 이후 수십 년간 닫혀 있던 한국관 2층 공간도 다시 열어젖힌다.
 

2026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 최빛나 큐레이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2026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 최빛나 큐레이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최빛나 예술감독이 기획한 이번 전시는 '해방공간'의 개념을 제시한다. 해방공간이란 일제 강점기 이후의 역사적 과도기(1945~48)이자, 12.3 내란과 탄핵 정국을 기점으로 시민들이 연 광장처럼 지금도 계속되는 주권과 공동체 실천의 운동 공간이다. 1995년 제국 위주의 국가관들 사이에서 베니스에 입성한 한국관 건물 자체가 탈식민화의 상징이자 해방공간의 토대라는 해석이다. 최 감독은 전 세계적으로 극우 정치가 부상하는 시대에 '해방공간'을 되찾고 지속하는 수행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펠로우(fellows)'로 초청돼 참가하는 한강 작가, 청년 농부·활동가 김후주, 싱어송라이터 이랑, 사진가 황예지. ⓒ뉴시스/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펠로우(fellows)'로 초청돼 참가하는 한강 작가, 청년 농부·활동가 김후주, 싱어송라이터 이랑, 사진가 황예지. ⓒ뉴시스/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에 화답하는 목소리들이 전시의 '펠로우'로 함께한다. 싱어송라이터 이랑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특별히 커미션된 신곡 '우리의 ㅁ'을 작사·작곡해 아카펠라 녹음본으로 '나눔 스테이션'에서 상시 재생하고 개막 퍼포먼스를 통해서도 선보인다. 청년 농부·활동가 김후주는 남태령 집결의 경험을 개념화한 글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 보존해 온 토종 씨앗을 은유한 도자 작업을 '나눔 스테이션'에 더한다.

황예지 사진작가는 12.3 계엄 이후 광장의 장면들을 기록한 사진과 글을 '기억하는 스테이션'에 담는다. 르완다·네덜란드 작가 크리스티앙 니얌페타는 5·18 민주화운동 기억을 바탕으로 제작한 72점의 판화 연작 '혁명으로부터의 풍경'을 '기억하는 스테이션'에 펼친다.

출판물 『해방공간 선집 1』도 함께 선보인다. 여순사건을 중심으로 한국의 역사적 해방공간을 다룬 사회학자 에이버리 F. 고든의 에세이, '해방'과 '주권'을 돌봄과 안식처의 개념으로 재정의한 하와이 선주민 학자이자 시인 자메이카 오소리오의 에세이가 수록됐다. '나눔 스테이션'과 전시 웹사이트(https://pavilion2024dev.github.io)에서 열람할 수 있다.

자르디니 내 유일한 아시아 국가관인 한국관·일본관은 사상 첫 국가관 간 협업도 선보인다. 최고은의 '메르디앙' 일부가 일본관 부지에 설치되고, 노혜리의 '베어링'을 수행하는 베어러가 일본관의 아기 인형을 매일 한 차례 한국관으로 산책시키며 8개 스테이션을 순환한다. 개막식에서 협력 퍼포먼스도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한국관 전시는 오는 9일 개막해 11월 22일까지 약 7개월간 이어지며, 이듬해 귀국전도 예정되어 있다. 현대자동차가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다. 이범헌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은 "전시가 하나의 결과물에 머무르지 않고 수행, 협업, 네트워크로 확장된다는 점에서 한국관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략)

 

 

 

 

 

귀국전 하면 보러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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