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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였어. 별로 특별한 일은 아니었지만, 너한테는 치명적이었지.

무명의 더쿠 | 04-17 | 조회 수 9046

교통사고였어. 별로 특별한 일은 아니었지만, 너한테는 치명적이었지.

너는 그렇게 아내와 두 아이를 두고 세상을 떠났어. 고통없는 죽음.

응급 의료반은 널 살리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소용없었어.

네 몸은 완전히 산산조각났으니까, 차라리 잘 된거야. 날 믿어.

그리고 넌 나를 만났지.




"어떻게… 어떻게 된 거지?" 

네가 물었어. 

"여기가 어디죠?"




"넌 죽었다." 

내가 말했어. 아무 감정 없이. 꾸밈없이.




"트럭이 달려오다가… 미끄러져서…"

"그거야." 내가 말했어.

"나… 죽은 겁니까?"

"그래. 하지만 별로 기분 나빠 하지는 말라고. 다들 죽으니까."




넌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 것도 없었지. 너와 나 뿐.

"이 장소는 뭐죠?" 네가 물었어.

"이거 사후 세계인가요?"

"그런 셈이지."




"당신은 신입니까?" 네가 물었지.

"그래. 내가 신이다."




"…내 아이들. 내 아내." 네가 중얼거렸어.

"그들은 어떻게 됐죠? 괜찮을까요?"

"아, 그게 내가 보고 싶던 모습이야." 내가 말했어.

"방금 죽었는데도 가족을 떠올리는군. 좋은 일이야."




넌 끌리는 듯한 눈으로 날 바라봤어. 

너한테는, 내가 신처럼 보이지 않았겠지.

난 그냥 보통 사람처럼 보였을 거야.

모호한 권위를 가진 사람.

전능자보다는 학교 교사에 가까운.




"아, 걱정 마." 내가 말했어. 

"그 사람들은 괜찮을 거야. 

네 아이들은 널 완벽한 아버지로 기억하겠지. 너한테 반항할 만큼 자라지는 않았으니까. 

음, 너의 아내는 남들 앞에서는 울겠지만, 내심 안도할거야. 솔직히 말하자면, 네 결혼 생활이 좋진 않았잖아. 

위로가 될 진 모르겠지만, 그녀는 안도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죄책감을 느껴."




"오, 그럼 이제 어떻게 되죠? 내가 천국이나 지옥을 간다거나 하나요?"

"둘 다 아냐." 내가 말했어. "환생한다."

"아," 네가 말했지. "힌두교가 맞았군요."

"모든 종교는 나름대로 맞아." 내가 말했어. "좀 걷지."




넌 날 따라왔고, 우리는 아무 것도 없는 곳을 산책했어. "어디로 가는 거죠?"

"아무 데도 아냐." 내가 말했어. "걸으면서 이야기하자고."




"그럼 요점이 뭐죠?" 네가 물었어. 

"다시 태어나면 난 그냥 백지 상태인 거죠, 맞죠? 아기. 이번 삶에서의 내 경험이나 모든 것들이 아무 것도 아닌 게 되겠죠."

"그렇지 않아!" 내가 말했어. "넌 모든 삶에서의 지식이나 경험을 갖고 있어. 당장은 기억하지 못할 뿐이야."




난 발걸음을 멈추고 너의 어깨를 잡았지.

"네 영혼은 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매력적이고, 아름답고, 거대해. 

인간의 마음은 너의 조그만 부분을 담을 수 있는 것에 불과해. 

컵에 담긴 물이 찬지 뜨거운지 알기 위해 손가락을 담가 보는 것과 같지. 

넌 너의 일부나 너 자신을 그릇에 담아. 다시 나올 때면, 넌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을 가지게 되는 거야.

넌 지난 34년 동안 인간이었고, 그래서 아직은 네 거대한 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야. 

여기에 좀 더 있다 보면 넌 모든 걸 기억하기 시작할 거야. 하지만 삶들 사이사이에 그렇게 되는 건 의미가 없지."




"그럼 저는 얼마나 환생해 온 거죠?"

"아, 많지. 엄청 많아. 수많은 다른 삶을 살았어." 내가 말했어.

"이번에는 A.D. 540년의 중국 소작농 여자아이로 태어날 거야."




"잠깐, 뭐라고요?" 넌 당황했지. "날 과거로 보낸다고요?"

"음, 결과적으론 그렇겠지. 시간, 알다시피, 그건 너의 세계에만 존재하는 거야. 내가 온 곳에서는 없는 개념이지."




"당신은 어디서 왔습니까?" 네가 고민하며 입을 열었어.

"아 그래!" 내가 설명했어.

"난 어딘가에서 왔지. 어딘가 다른 곳. 그리고 거기엔 나 같은 자들이 있어. 어떤 곳인지 알고 싶어 하는 거 알아. 하지만 이해하기 힘들 거야."




"오." 넌 살짝 실망한 듯 보였어. "하지만 잠깐만요. 내가 다른 장소 다른 시간에서 환생한다면, 내가 나 자신에게 영향을 끼칠 수도 있나요?"

"그럼. 항상 일어나는 일이지. 하지만 각자의 삶만을 기억하고 살아가니까, 그게 일어난 건 모를 거야."




"그래서 결국 무슨 의미가 있죠?"

"진심이야?" 내가 물었어. "진심으로? 나한테 삶의 의미를 묻는 거야? 좀 진부하지 않나?"

"상황에 맞는 질문이잖아요." 넌 집요했어.




나는 너의 눈을 바라봤어. "삶의 의미. 내가 세계를 만든 이유. 그건 널 성장시키기 위해서야."

"인류를 말하는 건가요? 우리가 성장하길 바라요?"

"아니. 너 말야. 나는 모든 우주를 널 위해 만들었어. 한 번의 삶을 살 때마다 너는 자라고 성숙해지지. 더 크고 위대한 지성을 갖게 되는 거야."

"나만요? 다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 같은 건 없어." 내가 말했어. "이 세계에는, 너와 나 뿐이야."

너는 나를 멍하니 쳐다봤어. "하지만 지구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너야. 너의 다른 삶이지."

"잠깐. 내가 모든 사람이라고요?!"

"이제야 알았군." 나는 축하의 의미로 등을 찰싹 치며 말했어. 




"내가 지금까지 살아 온 모든 인간이예요?"

"아니면 앞으로 살아갈 사람이던지. 그래."




"내가 에이브라함 링컨이라고요?"

"그리고 존 윌크스 부스이기도 하지." 내가 덧붙였지.




"내가 히틀러예요?" 넌 몸을 떨며 말했어.

"그리고 네가 죽인 수많은 사람들이고."




"내가 예숩니까?"

"그리고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이야."




너는 침묵했어.




"네가 누군가를 해칠 때마다" 내가 말했어. 

"넌 너 자신을 해치는 거야. 네가 하는 모든 선행은, 너 자신에게 돌아가. 

누군가가 느끼는 모든 행복하고 슬픈 순간들은 네 경험이었거나, 앞으로 네 경험이 되겠지."




"왜죠?" 네가 내게 물었어. "왜 이런 일을 하는 거죠?"

"왜냐하면 언젠가, 넌 나처럼 될 것이니까. 그게 너니까. 넌 나와 같아. 넌 나의 자식이다."

"와우." 너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말했어. "내가 신이라는 건가요?"




"아니, 아직 아냐. 넌 태아다. 아직 자라는 중이야. 언젠가 모든 시간을 거쳐 모든 인간의 삶을 살고 나면, 태어나기 충분하게 자라는 거야."

"그럼 이 세계는." 네가 말했지. "이건 그저…."




"일종의 알이지." 내가 대답했어. "이제 다음 생으로 갈 시간이야."

그렇게 말하고, 난 너를 보냈어.





출처 : http://creepypasta.wikia.com/wiki/An_Egg

번역 : 나폴리탄 블로그 (https://neapolitan.tistory.com/51)

앤디 위어 - 알
대표작 마션, 프로젝트 헤일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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