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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AI 도입 콜센터, 월급도 깎았다···대체 1순위? “자르기 쉬워 잘랐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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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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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콜센터에서 노동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콜센터 상담원 직군에 지원한 기자에게 면접관의 첫 질문은 넋두리로 시작됐다. “고객이 화를 내더라도 계속 죄송하다고 하면서 전화를 받는 수밖에 없죠.” 그는 대기업 통신사의 자회사를 표방하는 콜센터 직원이었다. “우리 일이 그래요. 할 수 있겠어요?” 정장 차림의 20~30대 여성 4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자가 직원에게 물었다. “인공지능(AI)이 많이 쓰인다던데 사람이 필요한가요.” 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 말했다. “언젠가 AI가 들어오긴 하겠지만 아직은 아니죠.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요.”

 

‘AI 챗봇의 나홀로 상담 처리율 45%’ ‘인건비 감소 60%’를 내세운 업체들은 “(상담) 받는 입장에선 사람을 원할 가능성이 높아 서비스 도입 범위가 고민” “사업 초기에는 문의 들어오는 걸 직접 다 확인하시는 게 자산”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또 다른 업체는 “결국 전화가 올 것”이라고 했다. “AI 챗봇은 간단한 상담을 대신하는 거라서요.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전화로 문의를 할 거예요. 사람 심리가 그래요."

 

반면 현장에서 AI를 써본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다. 현장 콜센터 노동자들은 “‘대체될 것’이라는 틀에서 이야기가 반복되는 게 답답하다”고 했다. 또 콜센터를 이용한 소비자들은 “AI 챗봇이 답답하다”고 했다. ‘보이스피싱’ ‘분실신고’를 눌러 인간 상담원과 연결하는 꼼수까지 생겼다. 분실신고에 콜이 몰려 실제 사고접수를 해야 하는 소비자들은 수십분씩 기다려야 했다.

 

AI 기업의 분석과 현장의 경험 중 어느 쪽이 콜센터의 미래에 가까울까.

 

 

[단독] AI 도입 콜센터, 월급도 깎았다···대체 1순위? “자르기 쉬워 잘랐을 뿐”[딸깍, 노동②]

AI가 콜센터 업무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지만, 상담 업무에 대한 이해도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노동자와 소통하지 않고 개발되는 AI는 상담원의 노하우도, 고객이 원하는 바도 반영하지 못 했다. 노동자들은 AI가 어떤 데이터를 학습하는지, 자신의 업무내용이 AI 학습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없다. 옆자리 직원이 AI팀에 파견을 다녀오거나, 회사 보고서에 AI 상담 내용이 포함되면 알음알음 알게 되는 게 전부였다.

 

롯데홈쇼핑은 3년 전 AI 상담을 추진했지만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화 상담을 원하는 고령층 고객은 AI를 원치 않았다. 이경아 롯데홈쇼핑 콜센터 노조지회장은 “고령층 고객의 답변을 정형화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내 키가 몇인데 뭘 입어야 할까’ ‘그레이 컬러가 무슨 뜻이냐’ 같은 질문을 많이 하세요. 어플 주문도 어려워 하는 분들이 콜센터로 전화를 하시는 거니까요.”

 

(중략)

 

 

콜센터에서 AI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정황은 여럿 확인되지만, 콜센터 업무가 ‘AI로 쉽게 대체할 수 있다’는 인식은 여전하다. 다수의 기업은 콜센터를 AI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비용을 줄이려 AI 도입을 시도한다. 이때 ‘기업이 콜센터에 AI를 도입한다’는 데이터가 축적되면, 여러 분석 보고서에 쓰이는 ‘콜센터 상담원이 AI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실증 근거로 강화된다.

 

 

콜센터 노동자의 숙련을 인정하지 않는 관행도 고정관념에 영향을 미친다. 우새롬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연구위원은 콜센터가 도입된 30년간 근속기간이 누적되며 “숙련이 쌓였지만 임금은 높아지지 않는 것뿐”이라고 했다. 콜센터는 근속에 따른 임금 체계가 적용되지 않는다. 5년차 때부터 기본급 인상이 멈춘다. IT 기업의 콜센터에서 일한 정모씨는 10년 넘게 일했지만 근속을 인정받지 못 한다. 월급은 콜 수에 따른 인센티브를 포함해 200만원대 초반이다.

 

 

콜센터 노동자의 숙련을 무시하는 오랜 역사에는 임금을 낮추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 금융권 콜센터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인바운드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 임금은 한 해 3000만원을 넘기지 않는다.

반면 고용노동부 연구과제에선 콜센터 노동자의 적정 평균 임금을 연 4199만원으로 추산했다. 건설업에선 용역회사가 인건비로 84.5%를 써야 하도록 하는데 콜센터는 이같은 기준이 없다. 우 위원은 “원청에 콜센터 인력을 공급해주는 사업지원서비스업의 평균 임금을 보더라도 연봉이 4081만원”이라며 “콜센터는 기준이 이상해 용역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평균 임금보다도 임금이 낮게 매겨졌다”고 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4150600111/?utm_source=khan_rss&utm_medium=rss&utm_campaign=total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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