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부문 인수 에어제타
아시아나 출신이 대기 순번 높아
54세 미만 승진 금지 조항도 적용
승진길 막힌 부기장들 불만 커져
대한항공·아시아나도 서열정리 갈등
국내 항공업계에서 항공기 조종사 서열을 둘러싼 ‘노노’ 갈등이 치열해지고 있다. 조종사에게 기장 승급은 평사원이 ‘임원’이 되는 것과 같은 의미다. 입사 때부터 대기 번호표를 받고 약 10년을 기다려야 하는 조종사들에게 서열은 가장 예민한 ‘뇌관’이다. 이처럼 ‘그들만의 리그’로 불리는 조종사들 서열 생태계가 최근 대형항공사 간 인수·합병(M&A) 후 화학적 통합의 최대 걸림돌로 부상했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품고 출범한 에어제타(옛 에어인천)는 최근 조종사 서열 기준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심한 내홍을 치르고 있다. 225명 규모의 아시아나 출신 조종사들이 에어제타로 합류하면서 상대적으로 경력이 짧은 기존 에어인천 부기장들의 대기 순번이 후순위로 밀려났다. 이 과정에서 수개월 뒤 기장 승급을 앞둔 대기 순번 1번이던 부기장이 순식간에 100번 뒤로 밀려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에어제타 측은 과거 아시아나항공이 화물기 조종사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운용했던 ‘54세 미만 승급 제한’ 규정을 그대로 채택했다. 이에 현재 50대인 기존 에어제타 소속 일부 부기장의 기장 승진이 불투명해지며 일부 조종사 사이에선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에어제타 측은 “지난해 9월부터 발족한 노사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기장과 부기장을 구분해 총 근속 경력을 기준으로 하는 대전제에 이미 합의했다”며 “나이 제한에 걸리는 소수 인원에 대해서도 개인 의사를 타진하는 등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말 ‘메가 캐리어’ 출범을 앞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서도 조종사 서열 갈등이 일촉즉발인 상황이다. 현재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KAPU)은 단체협약에 명시된 ‘노사가 합의한 서열 제도를 준수한다’란 조항을 근거로 사측의 일방적인 인사권 행사가 아닌 상호 합의에 의한 기준 정립을 요구하며 파업 등 쟁의 행위를 준비하고 있다. 조종사 노조가 지난 5~8일 쟁의 행위 찬반 총회를 진행한 결과, 참석 인원의 80%(전체 조합원의 57.6%)가 찬성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들 사이에선 인수 대상인 아시아나 측과 산술적으로 똑같은 경력을 인정받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열 제도가 다른 양사 간 서열을 단순 통합하면 기존 대한항공 부기장들의 승진이 구조적으로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대한항공은 군·민간 출신 승진 기간이 동일한 반면 아시아나는 군 출신이 민간 출신보다 승진이 빠른 구조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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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666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