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음 키워드는 "그때 살걸"입니다.
반도체 주가가 다시 오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껄무새'라는 말이 또 나오고 있습니다.
껄무새, 어떤 의미이고 왜 지금 다시 나오는 건가요?
[답변]
껄무새는 '할걸'과 '앵무새'의 합성어입니다.
주가가 오르고 나서야 "그때 살걸", "그때 더 넣을걸" 반복하는 심리 패턴을 가리키는 신조어인데요.
14일 SK하이닉스가 장중 전 고점을 넘는 등 반도체주가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흐름을 보이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그때 왜 못 샀지"라는 아쉬움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즉, 껄무새라는 말은 시장이 빠질 때는 못 움직이다가 막상 다시 오르면 뒤늦게 후회하는 투자자의 전형적인 심리를 보여주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왜 알면서도 실행을 못 하는 건가요?
[답변]
행동경제학이 세 가지로 정확하게 설명합니다.
첫 번째는 '후회 회피'입니다.
1982년 경제학자들의 연구에서 나온 개념인데요.
인간은 잘못된 결정을 내렸을 때 생길 자책감이 너무 두려운 나머지 아예 결정 자체를 안 해버리는 선택을 한다는 겁니다.
"샀다가 더 떨어지면 어떡하지, 내가 얼마나 후회할까" 바로 이 상상이, 매수 버튼 앞에서 손을 멈추게 만드는 겁니다.
두 번째는 '손실 회피'입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 카너먼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이익의 기쁨보다 손실의 고통을 약 2.5배 더 크게 느낍니다.
오를 것 같다는 판단이 머릿속에 있어도, 손실에 대한 공포가 그 판단을 압도해 버리는 거죠.
그러니까 이건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수치로 증명된, 인간의 본능적 반응입니다.
세 번째는 '지식과 행동의 괴리'입니다.
사회심리학자 피터 골비처는 사람에게 목표를 아는 것과 실제로 행동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봤습니다.
머리로는 "사야겠다"는 판단을 하면서도, 막상 "지금은 아니다"라는 두려움과 망설임이 앞서 행동이 멈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제학과 교수들이 다 부자가 아닌 이유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껄무새는 판단력 등 우리에게 대단한 잘못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감정 회로가 인지 회로를 이기는, 우리 모두가 가진 신경학적 현상입니다.
[앵커]
그러면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변]
세 가지 원칙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예측보다 원칙입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유진 파마는 효율적 시장 가설을 통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장의 타이밍을 일관되게 맞히는 건 누구에게도 불가능하다" 그러니 "언제 오를까"를 고민하는데 에너지를 쓰지 말고, "이 조건이 되면 반드시 산다"를 미리 써두는 것입니다.
감정이 개입하기 전에 규칙을 만들어놔야 합니다.
그 규칙이 나 대신 매수 버튼을 눌러줍니다.
두 번째, 몰빵보다 분할입니다.
분할 매수, 이건 단순히 손실 위험을 줄이는 전략이 아닙니다.
한 번에 전부 넣으면 후회도 한 번에 몰립니다.
나눠서 사면, 후회할 지점 자체가 흩어집니다.
심리적으로 결정을 내리기 훨씬 쉬워지는 것입니다.
완벽한 타이밍을 찾으려다 아무것도 못 사는 것보다, 나눠서 꾸준히 사는 게 훨씬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세 번째, '결과보다 과정'입니다.
주가가 떨어졌을 때 "내가 왜 샀지, 나는 왜 이럴까" 자책하곤 합니다.
문제는 자책에 몰두한 나머지 다음 결정을 망친다는 게 문제입니다.
포커 챔피언 출신 행동경제학자 애니 듀크는 저서 에서 이렇게 경고했습니다.
"아무리 최선의 결정이라도, 언제나 최선의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요.
즉, 결과로 우리의 모든 결정을 평가하는 것이 가장 위험한 습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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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6/0012162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