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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인터뷰] 박지원 하이브 前 대표 "'민희진 없으면 어도어 가치 제로' 발언, 자회사 대표 달래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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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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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간 '풋옵션 분쟁 판결'에 처음 입 열어

"회사 공격해 지분 팔게 하려는 의도까지 있을 줄 몰랐다"

"밀어내기는 존재하지 않는, 하이브 비방용 프레임"

"엔터업계서 투자자와 제작자 간 신뢰 무너진 것 가장 안타까워"


이재훈 기자 = 박지원 전 하이브 대표이사가 최근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간의 풋옵션 분쟁 판결에 대해 처음 입을 열었다. 지난 2월 법원은 민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면서 박 전 대표의 과거 발언들을 여럿 인용했고, 이는 민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박 전 대표는 최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당시 대화의 실제 맥락이 판결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일부 발언만 떼어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밝혔다.


"민희진 없으면 어도어 가치가 제로라는 말, 자회사 대표 달래기용"


이번 판결에서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박 전 대표가 과거 민 전 대표에게 했던 "희진님 없으면 어도어 가치가 제로"라는 발언이었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민 전 대표의 존재가 어도어의 본질적 가치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재판부가 표현의 액면만 받아들인 결과 경영 현장의 맥락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운을 뗐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프로듀서의 영향력이 큰 경우가 있지만, 대표 한 명이 바뀐다고 회사가 빈껍데기가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스템 경영을 지향하는 하이브에서는 더더욱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하이브와 민희진 전 대표 간에는 어도어의 1, 2대 주주로서 주주간 계약 재협상이 진행 중이었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가진 지분을 시장가치보다 13배 높은 값에 되사주기로 이미 계약돼 있었으나, 민 전 대표는 재계약을 요청하면서 이를 30배 가격에 되사달라고 요구 중이었다.


박 전 대표는 "해당 발언은 주주간계약 협상 과정에서 자회사 대표를 진정시키기 위한 발언이었을 뿐"이라고 했다. 갈등이 커지지 않도록 봉합하기 위해 상대의 역할을 치켜세워준 발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민 전 대표가 요구한 멀티플 30배는 사실상 회사의 이익 전부를 개인이 가져가는 구조라 수용이 불가능했지만, 일단 협상의 끈을 놓지 않으려 했다. 불만에 차있는 자회사 대표를 달래는 일도 멀티레이블의 CEO로서 내가 할 일 중 하나였다"고 했다.


"회사 공격해 지분 팔게하려는 의도까지 있을 줄 몰랐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외부 투자자를 접촉한 정황을 알고도 하이브 경영진이 즉각 대응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민 전 대표에게 사실상의 '면죄부'를 줬다. 2024년 2월 박영호 하이브 사외이사는 민희진 당시 어도어 대표가 사모펀드를 이용해서 자신이 최대주주가 되고 IPO(기업공개)를 시도하는 계획을 꾸미고 있다고 박 전 대표에게 전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 전 대표가 박 사외이사로부터 이 같은 얘기를 듣고 "그거라거 하죠"라고 회신한 부분을 "그러라고 하죠"의 오타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하이브가 민 전 대표의 모색행위에 대해 주주간계약상 의무위반으로 평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정보를 접하고는 즉각 '신중한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 착수했다고 항변했다.


그는 "처음 의혹을 접했을 때만 해도 엔터 업계 내 전례가 없을 정도로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경영권을 탈취하려 한다는 계획이 황당해 믿기 어려웠다"며 "이론적으로야 1대 주주인 하이브가 어도어 지분을 팔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할 수 있으면 해보라는 뜻으로 '그러라고 하죠'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만 해도 부모를 앞세우거나, 평판에 민감한 엔터업의 특성을 이용해 하이브를 곤경에 빠뜨려 어도어 지분을 저가에 매각하게 만들려 하는 등의 의도를 미처 다 알기 전이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소식을 듣자마자 본인과 민 전 대표 간의 대화내역을 법무팀에 공유하며 사실 관계 파악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의혹은 점차 확신으로 변했다. 민 전 대표가 외부 투자자들과 만나 하이브를 비방하고, 4월 들어서는 아티스트 부모님을 앞세워 납득하기 어려운 항의 메일을 보내는 등 사태가 급격히 진전됐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당시 내부조사와 감사를 통해 드러난 '프로젝트 1945' 같은 문서를 보게 되면서, 타 레이블 아티스트를 공격하는 여론전 등이 계획의 일환으로 포함돼있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게 됐다"고 밝혔다.


"밀어내기는 존재하지 않는, 하이브 비방용 프레임"


판결문에 언급된 '음반 밀어내기' 권유 의혹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민희진이 주장하는 밀어내기는, 정의 자체가 불분명하며, 분쟁 과정에서 그 의미가 주장 편의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며 "저는 민희진 전 대표에게 하이브는 밀어내기(앨범 판매량 조작)를 한 적이 없다고 수차례 명확하게 말했다"고 했다.


앞서 재판부는 어도어 당시 부대표와 민 전 대표의 카카오톡 내용을 증거로 밀어내기 부분을 판단했다. 당시 어도어 부대표는 민 전 대표에게 "(뉴진스의) '겟 업' 앨범이 생각보다 잘 안 나간다고 지원님이 걱정한다"며 "(박 전 대표가) 한국 음반을 일본에서 사 가는데 더 많이 사가게 푸시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어도어 부대표와의 대화를 근거로 민 전 대표는 하이브가 밀어내기를 권유했다는 주장을 펼쳤고 법원은 받아들였다.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레이블 측의 수요 예측과 실제 판매량과의 미스매치가 발생하며 재고가 쌓였고, 하이브 대표로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상적인 마케팅 전략을 제안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재고품 판촉을 위한 마케팅 활동은 어느 기업이나 하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박 전 대표는 민 전 대표가 일본 유통사에 15만 장을 판매했다가 재고가 쌓이자 팬사인회를 열어 판매를 촉진했던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100% 완벽한 수요예측은 존재할 수 없고, 이를 만회하기 위한 프로모션(판매촉진을 위한 활동)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라고 밝혔다.


그는 반품 조건부 판매 역시 전 산업군에서 통용되는 정상적인 계약 형태임을 강조하면서도,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민 전 대표가 문제를 제기하기 전부터 이미 이를 엄격히 금지하는 내부 통제를 강화해왔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에 따르면, 2023년에 하이브 아티스트들은 17개의 신보를 냈고 총 4360만장을 판매했다. 반품은 두개의 앨범에서 각각 7만장씩 총 14만장이 이뤄졌으며, 이는 전체 판매량의 0.32%에 해당한다. 얼마나 팔릴 지를 정확히 예측 할 수 없는 음반 판매 사업에서 이 정도 반품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러한 내부통제는 민 전대표와의 분쟁이 터지기 훨씬 이전에 이뤄진 조치라고 했다.


"엔터업계에서 투자자와 제작자 간 신뢰 무너진 것 가장 안타까워"


박 전 대표는 이번 사태가 단순히 하이브라는 기업의 문제를 넘어 K-팝 산업 전체의 구조적 위기로 번질 것을 우려했다.


그는 "멀티레이블 체계의 핵심은 선의의 경쟁과 신뢰인데, 이번 일로 그 근간이 크게 훼손됐다"고 진단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투자자가 제작자에게 높은 자율성과 큰 보상을 보장하기 어려워졌다"고 했다. 엔터는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리스크 테이킹' 산업인데, 이번 판결로 인해 사람에 대한 리스크마저 부각되면서 투자 환경이 더 얼어붙었다는 의미다.


박 대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가 무너진 자리에서 산업의 성장은 불가능하다. 이번 사태가 엔터 업계가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박 전 대표는 게임·IT 업계에 유명 인사였다. 넥슨 코리아 CEO, 넥슨 저팬 글로벌 COO를 역임했다. 2020년 5월 하이브 전신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HQ CEO로 이곳에 합류했다.


2021년 7월 취임한 박 전 대표는 재임 기간 하이브의 연결 기준 매출액(2020년 7963억원 → 2023년 2조1781억원)과 영업이익(2020년 1455억원 → 2023년 2956억원)을 각각 두 배 이상 성장시켰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로 매출액 2조원 고지 돌파 등의 성과를 이끌며 멀티 레이블의 기틀과 글로벌 사업 확장의 기반을 다진 CEO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이브가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는 데 역할을 했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003/0013886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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