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지브리 영감님의 7년 기록 “은퇴 번복은 습관, 창작은 숙명”
678 2
2026.04.14 12:19
678 2
KGdaYK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포스터. 엔케이컨텐츠 제공





작업실 옆 넓은 땅을 사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로 남겨두는 낭만주의자, 동시에 수차례 은퇴를 번복해온 위대한 ‘양치기 소년’ 미야자키 하야오. 15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거장이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가려져 있던 한 인간의 고독하고 지난한 노동을 길어 올린다.


이번 작품은 2024년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탄생기이자, 미야자키가 스튜디오 지브리와 함께 보낸 7년의 기록이다. 카메라는 우리가 선망하던 비범한 천재 대신, 끝없는 자기 의심 속 “내 머리가 고장 난 것 같다”고 자조하며 일정표에 ‘살아 있을까?’라 적어둔 쇠약한 80대 노인을 비춘다.


연출은 ‘벼랑 위의 포뇨’(2008)부터 20년 가까이 미야자키의 작업 현장을 기록해 온 아라카와 가쿠 감독이 맡았다. 1000시간이 넘는 촬영 분량을 바탕으로 완성된 이 다큐는 제77회 칸영화제 클래식 섹션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카메라는 때로는 개구쟁이처럼 거장을 놀리다가도 아무 말 없이 곁에 머문다. 오래된 친구처럼, 그가 무너지는 순간까지도 끝내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미야자키가 은퇴를 선언했던 2013년부터 ‘그대들은…’이 개봉하기까지 그가 마주한 상실은 참혹했다. 50년 넘게 함께한 라이벌이자 돈독한 동료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과 30년간 지브리의 색채 설계를 담당한 야스다 미치오 등 오랜 전우들의 잇따른 죽음은 거장의 세계를 깊게 흔들었다.


그를 다시 지옥 같은 책상 앞으로 불러들인 것은 역설적으로 그 죽음들이었다. “아직 살아있으니 하나 더 하라”는 야스다의 유언 같은 권유에 미야자키는 동료들이 떠난 빈자리에서 다시 연필을 쥐었다. 


지브리의 공동 창립자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와의 독특한 케미는 이 무거운 여정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감독님과 만나면 힘들다. 저 세상과 현실을 오간다”는 스즈키의 볼멘소리와 “감독님은 고통스러워 보이지만 사실은 창작의 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천연덕스러운 그의 설명이 웃음을 더한다. ‘그대들은…’에서 주인공 마히토를 다른 세계로 안내하는 왜가리가 스즈키를 모델로 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는 지브리 팬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다.


“영화에 목덜미를 잡혀 도망칠 수 없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창작이라는 숙명에 붙잡힌 채 끝끝내 마침표를 찍는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질문을 던졌던 거장은 좌절과 괴로움에도 끝까지 그려보겠다는 뒷모습으로 그 질문에 직접 답하고 있다.



이다연 기자 


https://v.daum.net/v/20260414121202942

목록 스크랩 (0)
댓글 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쿠X에이피 뷰티🖤백화점 NO.1 피부과 관리¹ 시너지 세럼, <에이피 뷰티 트리플 샷 세럼> 체험단 모집 320 04.13 64,58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055,19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174,48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043,87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486,120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91,93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39,86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9 20.09.29 7,453,69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10 20.05.17 8,667,63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9 20.04.30 8,547,61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72,223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43180 이슈 미용병원에서 일하는데 필러 넣은적이 없는데 의사가 맘대로 필러 넣었다는게 말이됨? 1 04:07 134
3043179 이슈 이스라엘 국기와 나치 문양을 합성한 그림을 들고 나온 폴란드 국회의원 1 04:03 190
3043178 이슈 빙판길 대참사 03:42 243
3043177 이슈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 경주월드 관람차 17 03:17 1,674
3043176 이슈 의외로 해외에서 오리지널 드라마 라인업 잘 쌓아간다고 반응 좋은 OTT 23 03:16 1,721
3043175 유머 국제결혼이 절실하다는 어떤 러시아 수컷 11 03:15 1,756
3043174 이슈 간단하게 만드는 채소 파스타 8 03:11 1,210
3043173 기사/뉴스 "4월인데 왜 이렇게 더워?"‥벌써부터 여름 걱정 7 02:55 903
3043172 유머 홍콩 판다 독립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안아주는 사육사 ㅠㅠ 🐼 3 02:52 1,021
3043171 이슈 아직까지도 써먹는 사람 많은 스펀지 최대 아웃풋 14 02:49 2,207
3043170 이슈 [🎬] 260412(일) SBS 인기가요 안방1열 개인 직캠 4K | KEYVITUP(키빗업) - KEYVITUP 1 02:31 89
3043169 이슈 야산에서 잠자는 늑구 모습.jpg 74 02:15 8,945
3043168 유머 스카이다이버에 비행기, 200명 댄서를 원테이크로 뮤비 찍은 악뮤 테이크원 5 02:15 1,162
3043167 팁/유용/추천 토스행퀴- 18 20 02:05 463
3043166 유머 딱새 공격받은 비숑 (귀여움 주의) 18 01:53 3,217
3043165 이슈 눈오는 거리에서 벌어진 영화같은 순간 01:49 1,058
3043164 이슈 콘서트는 27년 3월인데 티켓팅을 26년 4월에 진행하는 하이브 53 01:44 4,248
3043163 이슈 🌸봄 노래 추천 - 데이브레이크 <팝콘> (2010)🌸 3 01:44 193
3043162 이슈 장인 손길이 빛나는 도예가냥🐱 9 01:29 1,092
3043161 유머 허휘수의 중년코어와 강조지의 중년 40 01:27 3,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