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지브리 영감님의 7년 기록 “은퇴 번복은 습관, 창작은 숙명”
711 2
2026.04.14 12:19
711 2
KGdaYK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포스터. 엔케이컨텐츠 제공





작업실 옆 넓은 땅을 사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로 남겨두는 낭만주의자, 동시에 수차례 은퇴를 번복해온 위대한 ‘양치기 소년’ 미야자키 하야오. 15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거장이라는 화려한 수식어 뒤에 가려져 있던 한 인간의 고독하고 지난한 노동을 길어 올린다.


이번 작품은 2024년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탄생기이자, 미야자키가 스튜디오 지브리와 함께 보낸 7년의 기록이다. 카메라는 우리가 선망하던 비범한 천재 대신, 끝없는 자기 의심 속 “내 머리가 고장 난 것 같다”고 자조하며 일정표에 ‘살아 있을까?’라 적어둔 쇠약한 80대 노인을 비춘다.


연출은 ‘벼랑 위의 포뇨’(2008)부터 20년 가까이 미야자키의 작업 현장을 기록해 온 아라카와 가쿠 감독이 맡았다. 1000시간이 넘는 촬영 분량을 바탕으로 완성된 이 다큐는 제77회 칸영화제 클래식 섹션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카메라는 때로는 개구쟁이처럼 거장을 놀리다가도 아무 말 없이 곁에 머문다. 오래된 친구처럼, 그가 무너지는 순간까지도 끝내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미야자키가 은퇴를 선언했던 2013년부터 ‘그대들은…’이 개봉하기까지 그가 마주한 상실은 참혹했다. 50년 넘게 함께한 라이벌이자 돈독한 동료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과 30년간 지브리의 색채 설계를 담당한 야스다 미치오 등 오랜 전우들의 잇따른 죽음은 거장의 세계를 깊게 흔들었다.


그를 다시 지옥 같은 책상 앞으로 불러들인 것은 역설적으로 그 죽음들이었다. “아직 살아있으니 하나 더 하라”는 야스다의 유언 같은 권유에 미야자키는 동료들이 떠난 빈자리에서 다시 연필을 쥐었다. 


지브리의 공동 창립자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와의 독특한 케미는 이 무거운 여정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감독님과 만나면 힘들다. 저 세상과 현실을 오간다”는 스즈키의 볼멘소리와 “감독님은 고통스러워 보이지만 사실은 창작의 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천연덕스러운 그의 설명이 웃음을 더한다. ‘그대들은…’에서 주인공 마히토를 다른 세계로 안내하는 왜가리가 스즈키를 모델로 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는 지브리 팬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다.


“영화에 목덜미를 잡혀 도망칠 수 없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창작이라는 숙명에 붙잡힌 채 끝끝내 마침표를 찍는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질문을 던졌던 거장은 좌절과 괴로움에도 끝까지 그려보겠다는 뒷모습으로 그 질문에 직접 답하고 있다.



이다연 기자 


https://v.daum.net/v/20260414121202942

목록 스크랩 (0)
댓글 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윤채X더쿠] #여름두피쿨링케어 ‘리밸런싱 스파클링 에센스’ 체험단 (100인) 483 04.29 48,92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116,58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315,41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096,58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616,228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08,69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59,89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0 20.09.29 7,464,962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17 20.05.17 8,676,82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0 20.04.30 8,567,35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510,554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58617 유머 김혜윤 살아 숨쉬는 게 팬서비스다 11:00 184
3058616 유머 이탈리아 사람을 진짜 화나게 만들 신제품 12 10:57 1,274
3058615 유머 헝가리 병원에 입원하면 먹을수 있는 병원식사 21 10:57 1,502
3058614 이슈 드라마는 신분제인데 상석 배치는 아침드라마임 14 10:56 969
3058613 유머 납치된 12살 소녀를 구한 의외의 존재 5 10:54 606
3058612 유머 치이카와 베이커리에 나오는 영상 2 10:54 217
3058611 이슈 [K-Choreo 8K] 뮤직뱅크 아일릿 직캠 'It's Me' 10:54 61
3058610 이슈 방탄 뷔 콘서트 사진 한장 8 10:53 548
3058609 정보 26년도 비빔면 신제품 3종 리뷰 13 10:51 964
3058608 이슈 닝닝이랑 나랑 생각 완전 똑같아...좋은 기억은 그니까 보험같은 거야 5 10:51 977
3058607 유머 총각땐 여미새였고 결혼하고 에겐남됐다는 김풍 11 10:51 2,168
3058606 기사/뉴스 트럼프 "EU산 승용차·트럭 관세 내주 25%로 인상" 전격 발표 2 10:50 203
3058605 정치 기가 막힌 조국혁신당 (광주) 현수막 7 10:50 410
3058604 팁/유용/추천 kb pay 퀴즈 3 10:50 170
3058603 유머 영화대사 "그라믄 안 돼" 대사를 음악으로 2 10:48 237
3058602 기사/뉴스 법정에서 개빡친 나나 23 10:46 2,863
3058601 유머 재능을 담기에 도화지가 너무 작음 2 10:45 780
3058600 이슈 응급상황에 누굴 살릴래? 나vs아기 14 10:44 904
3058599 기사/뉴스 [샷!] 탈세 품앗이…청첩장이 천원에 팔린다 9 10:43 1,689
3058598 이슈 "박민지"가 백인여캐로 화이트워싱된 영화 아는 덬???? 12 10:43 1,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