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공식 생산이 중단된 아이팟의 중고 거래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리퍼비시 플랫폼 백마켓 집계에서는 지난해 거래량이 전년 대비 48% 늘었다. 애플이 약 20년간 판매한 4억5000만대의 누적 물량이 중고 시장의 공급 기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이팟이 다시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디지털 디톡스' 욕구 때문이다. 스마트폰 하나로 음악, 영상, 메시지 등을 동시에 소비하는 환경에서 피로감을 느낀 이용자들이 '기능이 제한된 기기'를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음악을 들으려다 짧은 영상이나 소셜미디어(SNS)에 빠지는 이른바 '둠스크롤링'을 피하려는 흐름도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를 뚜렷한 소비 트렌드로 보고 있다. 벤 우드 CCS 인사이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으로 인한 주의 분산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며 "아이팟은 음악 감상 외 기능이 제한돼 있어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추는 대안으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알고리즘 거부감'도 수요를 끌어올린 요인이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추천하는 음악이 아닌, 사용자가 직접 곡을 선택해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는 방식이 새롭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PC에 연결해 음원을 내려받고 기기에 담는 과정 자체를 '경험'으로 즐기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레트로 감성' 역시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소다. 클릭 휠 조작 방식, 유선 이어폰, 30핀 연결 단자 등 과거 디자인 요소가 오히려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이용자는 "어릴 때는 갖기 어려웠던 기기를 이제 직접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감이 크다"고 전했다.
https://naver.me/xQJOMvN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