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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절반 60대' 마을에 살려고 줄 선다?…'월 15만원'이 만든 기적

무명의 더쿠 | 04-13 | 조회 수 3387

경남 남해군 삼동면엔 '기다려야' 귀촌할 수 있는 마을이 있다. 최근 이 마을에 들어온 두 가구는 1년을 기다린 끝에 입주했고, 지금도 4가구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마을 인구 120여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60대 이상인 초고령 마을. 아기 울음소리는 드물고 최고령 주민은 90세를 넘겼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내동천마을(바람개비 마을)로 이주를 원한다. 도시에서는 나이가 들어 요양시설로 가는 경우가 많지만 이 마을에서는 어르신의 노후와 돌봄을 마을공동체가 책임지기 때문이다.

마을 초입을 수놓은 형형색색 바람개비도 어르신들이 손수 만들었다. 아이들이 어르신에게 안부 편지를 보내는 마을 고유의 돌봄 문화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19일 마을회관 옆에 문을 여는 '인생 하숙집'은 마을의 상징 같은 공간이다. 어르신들이 요양시설로 떠나지 않고 익숙한 터전에서 머물 수 있도록 마련됐다.


농어촌 기본소득으로 내동천 마을의 이같은 실험이 확장되고 있다. 주민들은 인생하숙집 앞에 작은 상점을 만들고 있다. 하숙집 어르신들이 농어촌 기본소득으로 먹거리·생필품을 살 수 있는 공간이다. 마을 이장이 직접 재배한 키위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식료품도 함께 진열된다.

전경선 내동천마을 청년이장은 "인생하숙집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비 등 생활비 부담을 기본소득으로 충당할 계획"이라며 "기본소득이 단순 지원금이 아니라 마을 돌봄 체계를 유지하는 재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내동천마을의 변화는 기본소득이 단순한 '월 15만원' 지원에 그치지 않음을 보여준다. 남해군 곳곳에서 농어촌 기본소득은 돌봄 공동체를 지탱하는 버팀목이자 골목상권을 다시 움직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

실제 농어촌 기본소득은 남해군 전역에 빠르게 안착했다. 남해군에 따르면 시범사업 지급률은 90%를 넘어섰다. 지난 달 지급 대상은 3만4840명으로, 총 53억9865만원이 카드형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됐다.


...


남해군은 기본소득을 지역 농산물 소비와 연결하는 구조도 만들고 있다. 지난해 4월 창선면에 문을 연 남해 로컬푸드 직매장에서는 매주 수요일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농어촌 기본소득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실제 행사일에는 기본소득 결제가 집중되며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다. 할인 행사가 열린 이달 1일 직매장 매출은 700만원을 넘어섰다. 평소 평일 매출이 280만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2배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직매장에 농산물을 출하하는 농가들에게 반가운 변화다. 이 매장에 멸치를 출하하고 있는 김해경(64·남해군 삼동면) 씨는 "기본소득 지급 이후 로컬푸드 매장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겨울철엔 원래 멸치가 잘 안 나가는데 올해는 기본소득 덕에 2~3월 매출이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남해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농가를 직접 찾아 농산물을 수거하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향후 주문·배송 서비스까지 도입해 기본소득이 지역 농산물 소비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기본소득 지급 이후 직매장 매출이 크게 늘면서 일부 품목은 조기 품절되는 등 소비 선순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권홍엽 남해군청 인구청년정책단 기본사회팀장은 "농어촌 기본소득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위축된 농어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민 생활 안정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 회복과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전략적 수단이 될 것"이라며 "지역 주민들이 힘들게 지켜온 농어촌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8/0005342978?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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