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대책 중 하나로 '난임 치료 휴가'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 여성이 병원에 가기 위해 이 휴가를 신청하려 했다가 거절당했습니다. 미혼이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박하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5년부터 자궁경부암 등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A 씨.
[A 씨 : '자궁 적출하는 거 고려해라', 그런 권유를 이미 받았었고.]
올해 41살이 된 A 씨는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자, 병원으로부터 난자 동결을 권유받았습니다.
영구 불임이 예상되는 만큼 난자 동결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난자를 채취하러 병원에 가야 했던 A 씨는 난임 치료 휴가를 신청하려 했지만, 사전에 거절당했습니다.
휴가지원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고용복지센터에 따졌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고용복지센터 직원 : 뭔가 시도를 하고 나서 안되면 난임을 하시는 거지, 따로 남편인 분도 없으시고.]
현행법상 난임은 '부부가 1년이 지나도 임신이 안 되는 상태'로 규정돼 있어 미혼인 A 씨는 난임 대상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고용복지센터 직원 : 난임이 확실히 된 게 아니잖아요, 지금.]
[A 씨 : 의학적으로 지금 치료에 대한 진단서를 받았잖아요.]
[고용복지센터 직원 : 그러니까 누구랑 애를 낳으신다는 건지 확인이 안 되잖아요.]
[A 씨 : '누구랑 관계를 시도해서 1년 동안 임신이 안 됐는지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없잖아요',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 거에 저는 너무 충격을 받았고.]
저출생 극복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법조문과 당국의 조치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건데, A 씨는 미혼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다며 고용 당국을 상대로 행정심판을 청구한 상태입니다.
[이준일/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난임이 너무 협소하게 정의되어 있다'고 보입니다. (고용 당국은) 결국 임신과 출산은 '결혼한 부부의 전유물' 이렇게 보는 생각인 것 같은데.]
서울시는 현행법상 난임의 정의와 별개로 지난 2023년부터 자체 조례를 통해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난자 동결 시술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https://v.daum.net/v/20260412210304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