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스라엘군의 반인권적 행태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진 영상을 올리면서 한국과 이스라엘이 외교적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외교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의 발언이 중동사태 후 처음으로 외교부 장관의 특사가 이란에 파견되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원유 확보를 위해 중동 및 중앙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는 등 '중동 외교'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이례적인 대통령의 SNS가 이란과의 원활한 협상을 위한 고도의 외교적 전략이라는 분석도 13일 제기하고 있다.
뜬금없는 이스라엘 '저격' 나선 李 대통령…이스라엘, 즉각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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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대통령은 재차 "끊임없는 반인권, 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의 지적을 한 번쯤 되돌아볼 만한 데 (이스라엘이 그러지 않아) 실망했다"라는 글을 엑스에 게재한 데 이어 12일에도 "각국의 주권과 보편적인 인권은 존중돼야 하고, 침략전쟁은 부인되는 것이 우리의 헌법 정신이자 국제적 상식"이라며 연일 이스라엘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중동사태 속 美 동맹인 이스라엘 비판은 이례적…"분명한 이유 있어야 가능"
그간 '실용 외교'를 강조해 온 이 대통령이 타국의 인권 문제를 이처럼 강도 높게 지적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며 발생한 중동사태 속에서 이 대통령이 미국의 동맹인 이스라엘을 '저격'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처음 이스라엘을 비판한 지난 10일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문제와 중동사태 후 한·이란 관계를 관리하기 위해 이란에 외교장관 특사를 파견한 날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중동사태가 원유 등 중동산 에너지 수급 문제와 관련한 한국의 취약한 구조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정부가 이란에 특사를 파견한 것은 이란으로부터 받을 것이 더 많은 '긴밀한 협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쉽게 말해 어려운 협상을 앞두고 이란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정부는 특사가 이란과 협의할 구체적 안건을 밝히진 않았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과 관련해 이란이 부과할 가능성이 있는 '통행료'를 피할 수 있는 방안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후 해협 통항이 재개된 뒤 한국 선박에 대한 통항의 우선순위 부여 등을 협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인권이라는 보편적 메시지를 앞세워 이란에 중동을 대하는 정부의 입장을 명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반인권적 행위를 비판하는 '외교적 제스처'를 취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 외교부 안팎의 시각이다. 상대적으로 국제 외교 무대에서 접점이 넓지 않은 한·이스라엘 관계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스라엘이 다소 지나친 수위로 전쟁에 임하고 있다는 여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온 이재명 대통령의 SNS 메시지는 평소 자신이 갖고 있던 생각과 향후 정부 차원에서 이뤄질 이란과의 협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해석했다.

지난 10일 임명 후 곧바로 이란으로 떠난 정병하 외교부 장관 특사는 주말 사이 현지에 도착해 이란 정부 관계자 등을 두루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특사는 수일간 더 이란에 체류하며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분위기도 파악해 앞으로 우리 정부의 대응 방향 설정을 위한 정보 수집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7일부터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카자흐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 중앙아시아 및 중동 3개국을 방문했다. 이는 원유와 나프타 확보와 관련된 것으로, 정부는 사실상 이때부터 '중동 외교'의 강도를 크게 높인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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