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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뉴욕 홀린 '어쩌면 해피엔딩'… 브로드웨이서 1200억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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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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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664706?sid=103

 

17개월간 60만 관객 동원
평균 객석 점유율 96.4%
라이온킹 등과 어깨 나란히
보편적 사랑 그려 美 관객 공감
토니상 6관왕 후 매출 2배로
9월부터 북미 30여 도시 투어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브로드웨이 버전 '메이비 해피엔딩' 공연 모습 . Matthew Murphy and Evan Zimmerman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브로드웨이 버전 '메이비 해피엔딩' 공연 모습 . Matthew Murphy and Evan Zimmerman

(중략)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미국 버전인 이 작품을 보려는 뉴요커들로 맨해튼 44번가 벨라스코 극장은 매일같이 북적인다. 100분간의 공연이 끝나면 1000석 규모 객석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번지고, 무대 위 반딧불이가 관객들의 머리 위로 날아오르는 장면에서는 탄성이 터져나온다. 이 작품의 코어 팬층은 극 중 핵심 소재인 반딧불이에서 이름을 딴 '파이어플라이즈(Fireflies)'로 불린다. 틱톡, 레딧, 텀블러 등에서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퍼뜨리며 개막 초기 흥행 부진을 뒤집은 주역들이다.

'메이비 해피엔딩'은 수많은 '반딧불이'들을 낳으며 흥행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 브로드웨이 누적 매출 8000만달러(약 1190억원)를 돌파한다. 4월 5일 주간 기준 누적 총매출이 7902만달러, 같은 주간 매출이 약 102만달러를 기록해 4월 둘째 주 돌파가 기정사실이다. 2024년 11월 정식 개막 이후 17개월간 약 58만3000명의 관객들을 불러모은 성과다. 2016년 서울 대명문화공장 350석 소극장에서 초연된 작품이 브로드웨이에서 1000억원 넘는 흥행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메이비 해피엔딩'은 '어쩌면 해피엔딩'의 독립된 브로드웨이 버전이다. 21세기 후반 서울을 배경으로, 주인에게 버려진 두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우연히 만나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며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완성된 한국어 버전을 번역한 것이 아니라 초기 영어 대본을 출발점으로 독립적으로 발전시킨 사실상의 '재창작'이다. 한국에서 3인극이던 구조가 연출가 마이클 아든의 제안으로 4인극으로 바뀌었고, 한국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던 넘버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 세 곡은 두 곡으로 압축·대체됐다. 작곡가 윌 애런슨은 "더 응축된 형태로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의 사랑이라는 소재가 언어와 문화를 넘어 보편적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 흥행의 핵심 비결로 꼽힌다. 작사가 박천휴는 "한국 관객과 미국 관객의 반응이 놀라울 만큼 비슷하다. 같은 농담에 같은 지점에서 웃고, 같은 장면에서 운다"고 말했다. 토니상 무대디자인상을 수상한 아든의 시각적 연출도 한몫했다. 특히 제주도 반딧불이 장면에서 오케스트라가 무대 위로 올라오고 객석까지 빛이 퍼지는 연출이 호평을 받았다.

흥행 지표도 견조하다. 4월 5일 주간 브로드웨이 40개 작품 중 주간 매출 100만달러 이상을 기록한 '밀리언달러 클럽' 17개 작품에 포함됐다. '라이온 킹' '해밀턴' '위키드' 등 브로드웨이 대표 메가 흥행작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이들 작품이 1300~1900석 대형 극장에서 공연하는 반면 벨라스코는 약 1000석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히 인상적이다. 누적 평균 객석점유율도 96.38%에 달한다. 사실상 매 공연이 매진되는 셈이다.

개막 초기에는 업계 관계자들조차 조기 폐막을 예상했다. 주간 운영비 76만5000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매출이 이어지기도 했다. 애런슨은 PBS 뉴스아워에서 "개막 직후 박스오피스가 매우 부진했고 제목 자체가 관객에게 혼란을 줬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제작진이 마케팅에 175만달러를 추가 투입하고 파이어플라이즈의 입소문 덕을 보면서 2024년 크리스마스 연휴에 처음 주간 100만달러를 돌파했다.

결정적 전환점은 지난해 6월 8일 제78회 토니어워즈였다. 작품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한 뒤 매출이 올라 7주 연속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운영비에도 못 미치던 매출이 수상 이후 운영비의 2배인 156만7000달러까지 치솟았다. 한국인 최초로 토니상 작품상·각본상·작사상을 수상한 박천휴는 수상 직후 기자실에서 "하루 종일 울지 않으려고 참았다. 이건 내 가장 거친 꿈 그 너머의 일"이라고 말했다. 애런슨은 "파이어플라이즈가 작품을 살렸다"고 덧붙였다.

브로드웨이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미국 투어도 계획 중이다. 벨라스코 공연과 별도의 투어 프로덕션을 꾸려 오는 9월 볼티모어를 시작으로 30개 이상 도시를 순회한다. 연출가 아든을 비롯한 크리에이티브 팀이 동일하게 참여한다. 벌써부터 열기가 뜨겁다. 2000석 이상 대극장에서 공연 수개월 전에 일찌감치 티켓이 매진되고 있다. 볼티모어 히포드롬(약 2200석) 9월 20일 공연은 한국시간 12일 오전 기준 잔여석이 10석, 그린빌 피스센터(2100석) 10월 4일 공연은 14석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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