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냥개들'(김주환 감독) 시즌2는 전편이 쌓아 올린 걸 스스로 허물었다. 주먹은 강했지만, 서사는 힘을 잃었다.
시즌1이 빛난 건, (단지) 액션 때문이 아니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서로에게 등을 맡기는 과정. 그 관계성이 액션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시즌2는 1편의 유산을 간과했다. 관계는 이미 완성됐고, 더 이상 쌓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걸까. 더 잔인한 액션으로 덧칠했다.
물론, 공들인 액션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하면 넘친다. ‘사냥개들' 시즌2는 그렇게 이 시리즈의 핵심 서사를 지워버렸다.

'사냥개들' 시즌1은 성공적이었다. 공개 7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권 TV 1위를 기록했다. 40개국 톱 10에 진입했고, IMDB 평점 8.8점으로 호평받았다. 브로맨스와 액션이 맞물린 공식이 통한 것.
시즌 2는 그 기대를 등에 업고 돌아왔다. 이번엔 건우(우도환 분)와 우진(이상이 분)이 돈과 폭력이 지배하는 글로벌 불법 복싱 리그를 상대로 스트레이트 훅을 날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시즌1의 핵심은 브로맨스였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우연히 엮이고, 티격태격하다 결국 하나되는 청춘 복서 듀오의 과정. 허당처럼 보여도 함께 힘을 합치면 무적이 됐다.
이들의 케미는 시즌1을 단순한 액션물 이상으로 만들었다. 정의로 무장한 두 캐릭터는 답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뚝심이 통쾌했다. 그러나 시즌2는 달랐다.

시즌1의 유산을 담보로 썼다. 관계는 이미 증명됐고, 그 위에 액션만 올려도 된다고 판단한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두 사람이 한 프레임 안에 있는 장면도 줄었다.
각자 싸우고, 각자 버틴다. 1편이 브로맨스를 몸으로 보여줬다면, 이번엔 대사로만 채운다. 둘이 같은 프레임에 없으니, 감정이 화면에 맺히질 않는다.
유머도 순서가 어긋난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시즌1의 웃음은 두 사람의 관계가 쌓인 위에서 자연스럽게 터졌다. 시즌2는 기반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웃음부터 꺼낸다. 맥락 없이 던진 개그는 가볍기만 하다.

새로운 빌런으로 나선 정지훈(백정 역)은 피지컬과 액션 모두 압도적이다. 그러나 힘이 잔뜩 들어간 연기는 아쉽다. 극악무도하고 예측불가한 캐릭터는, 오히려 날것의 느낌에서 날카로운 공포가 살아난다.
정지훈에게선 그 날것이 보이지 않는다. 계산된 광기랄까. 무엇보다 캐릭터 설계에 구멍이 있다. 그가 왜 건우와의 대결에 그토록 집착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타고난 사이코패스라기엔 지나치게 돈을 탐닉하고, 치밀한 설계자라기엔 너무 충동적이다. 정지훈의 연기보다 캐릭터 자체가 흔들린다.

시즌3을 향한 포석도 다소 노골적이다.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 형사 이우정(차지혁 분)은 시즌2의 새로운 얼굴이다. 건우 우진과 같은 '우'자 돌림이면서 모두 다른 한자를 쓴다는 걸 공들여 보여준다.
앞으로 둘이 아닌 셋의 활약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선언처럼 읽힌다. 드라마가 스스로 "이 캐릭터를 기억해 두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자연스러운 확장이 아닌 설계된 확장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와 별개로, 신스틸러로 나선 박서준은 시즌2가 던진 가장 매혹적인 물음표다. 빌런인지 아군인지 끝까지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얼굴의 블랙 요원으로 활약했다.
짧은 분량임에도 확실한 임팩트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포석의 노골적임을 논하기 전에, 그가 어떤 얼굴로 돌아올지 궁금해진다. 시즌3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그건 박서준 덕분일 것이다.

액션은 확실히 볼만하다. 철권 게임을 연상시키는 비현실적인 복싱은 시즌2만의 시각적 쾌감을 만들어낸다. 시즌1보다 복싱 스킬이 늘었고, 스케일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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