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대전 오월드(동물원)에서 탈출한 수컷 늑대 1마리가 이틀째 잡히지 않고 있다. 소방 당국은 드론 등 장비와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수색하고 있다.
9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늑대는 지난 8일 오전 9시15분쯤 대전시 중구 사정동 오월드를 탈출했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늑대는 우리 바닥 땅을 파서 구멍을 낸 뒤 달아났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탈출한 늑대는 2024년 1월 오월드에서 태어났다. 몸무게는 30㎏ 정도이며, 이름은 ‘늑구(아래 사진)’이다. 오월드 측은 늑대 14마리를 길러왔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부터 오월드에서 늑대가 울부짖는 ‘하울링’ 소리를 방송하며 사파리로 유인하고 있다. 소방당국 측은 “늑대는 귀소(歸巢) 본능이 있어 동물원에서 멀리 달아나지 않은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새벽에 2~3차례 열화상카메라로 오월드 인근 야산에서 늑구로 추정되는 개체를 포착했지만, 포획하지는 못했다. 이날 종일 내린 비도 수색작업을 방해했다. 비 때문에 한때 드론 운용이 중단되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대전에는 9일부터 10일까지 30~80㎜의 비가 예보됐다.
이번에 탈출한 늑대는 2008년 오월드가 ‘한국늑대 복원’을 목표로 러시아에서 데려온 늑대 7마리의 후손 중 하나다. 한국늑대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1급 동물이지만 한국에서는 사실상 멸종된 상태다. 늑대는 1900년대 초에 사라진 호랑이를 대신해 한반도의 최상위 포식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일제시대에 해수구제(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동물 제거)를 명분으로 내세운 대대적인 포획 작전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다. 1997년 서울대공원에서 야생늑대가 폐사한 이후 남한에서는 더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늑대는 개과(科)의 동물이지만 개와 달리 꼬리가 위로 향해 휘어지지 않고 아래 방향으로 향해 있다.
전문가들은 “늑대가 5~8마리씩 가족 단위로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습성이 있어 우리를 벗어난 늑대가 불안한 나머지 공황상태일 것”으로 진단했다. 청주대 동물보건복지학과 최현명 겸임교수는 “탈출한 늑대는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오고 싶어할 것”이라며 “포획하려고 너무 서두르면 예민해져 더 숨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 “늑대는 성격이 소심해 사람을 잘 공격하지 않고 도망가는 경향이 있다”라며 “게다가 이번에 탈출한 늑대는 동물원에서 태어나 꽤 순치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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