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발 증시 혼란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신용대출로 주식을 사들이는 이른바 ‘빚투’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주택 관련 대출이 정부 규제 기조에 묶여 있는 사이 기타대출만 5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8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5000억 원 늘었다. 넉 달 만의 증가 전환이다. 항목별로는 전세대출이 4000억 원 줄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보합에 그쳤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5000억 원 불어나며 전체 잔액을 끌어올렸다.
3월에 기타대출이 증가한 것은 2021년 3월(8000억 원 증가) 이후 5년 만이다. 통상 분기 말에는 부실채권 매·상각 등의 영향으로 기타대출이 줄어드는 계절적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개인 신용대출 수요가 이를 뒤집었다. 한은은 배경으로 주식 투자를 지목했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이란 전쟁 이후 증시가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주가가 급락한 날 기타대출이 집중적으로 늘어나는 패턴이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 같은 빚투 확산이 시장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차장은 “기타대출 가운데 주식 투자 관련으로 추정되는 부분이 상당히 증가하고 있다”며 “신용을 활용한 투자가 늘어날수록 주가 조정 국면에서 낙폭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빚을 끌어 주식을 산 개인 투자자가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나 손절에 몰리면 시장 변동성이 증폭되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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