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기간만큼 갈린다…150만원 기대가 90만원으로 줄어든 구조
분할연금 수급자 10만명 넘어…노후 소득 ‘공동의 시간’으로 재편
신청 시점 놓치면 공백 발생…은퇴 직전 확인해야 할 결정 변수
“헤어질 때 정리 끝난 줄 알았는데…매달 들어올 돈까지 줄어들 줄은 몰랐습니다.”
오전 10시, 서울 시내 한 연금 상담 창구. 퇴직을 한 달 앞둔 김모(61) 씨는 화면에 찍힌 숫자를 한참 바라봤다. 150만원이라 믿었던 연금은 이미 나뉘어 있었다. 통장에 들어오기 전, 먼저 빠져나가고 있었다.
◆이미 나뉘고 있었다…‘내 돈’ 아닌 ‘같이 산 시간’
연금은 개인 자산처럼 보이지만, 이혼 이후에는 구조가 달라진다. 기준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다.
8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이혼 후 배우자의 국민연금을 나눠 받는 분할연금 수급자는 2025년 기준 10만621명으로 집계됐다.
이제 연금 분할은 일부 사례가 아닌, 노후 설계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기본 구조로 자리 잡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혼인 유지 기간 30년 이상 이혼 비중은 17%대 수준이다.
노후에 가까워질수록 이혼이 늘어나면서, 연금 역시 ‘개인의 소득’이 아닌 ‘공동의 시간에 대한 대가’로 재편되고 있다.
◆150만원이 90만원 되는 이유…핵심은 ‘혼인 기간’
분할연금의 기준은 전체 금액이 아니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 중 ‘혼인 유지 기간’에 해당하는 부분만 나뉜다.
예를 들어 매달 150만원을 받는 경우, 혼인 기간이 반영된 금액이 120만원이라면 이 중 절반이 상대방 몫이 된다.
결과적으로 실제 수령액은 150만원이 아닌 약 90만원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같은 연금을 받아도 ‘언제, 얼마나 함께 살았는지’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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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7년 이후부터는 기여도에 따라 협의나 재판으로 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 가사·육아 부담, 소득 기여 등에 따라 4대6, 3대7 등 다양한 비율이 적용될 수 있다. 같은 기간을 함께 보냈더라도 ‘어떻게 살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구조다.
◆놓치면 사라진다…‘신청 시점’이 만든 공백
분할연금은 자동으로 지급되지 않는다. 반드시 본인이 직접 청구해야 한다. 문제는 시점이다. 신청이 늦어질 경우 그 기간만큼 연금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한 노후 설계 전문가는 “연금은 자산이 아니라 은퇴 이후를 좌우하는 현금 흐름”이라며
“이혼 과정에서 분할 기준과 청구 시점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예상보다 큰 소득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변수는 ‘금액’이 아니다. 이미 지나버린 시간이다. 퇴직을 앞두고 확인하는 순간이 아닌 연금을 받기 전 한 번 더 구조를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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