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칫솔 하나 그냥 안주는 미국 호텔…수백억을 버는 핵심 전략이라는데 [홍키자의 美쿡]
1,804 7
2026.04.06 08:53
1,804 7

1박에 30만~40만 원을 호가하는 메리어트, 힐튼 등 미국 특급 호텔의 화장실에는 칫솔이 없습니다.

 

치약도, 면도기도, 슬리퍼도 기본 비치 품목이 아닙니다. 프런트에 요청해야 그제야 제공되거나, 일부 저가 호텔에서는 로비 편의점에서 직접 사야 합니다. 한국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당황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이 현상의 배경에는 단순한 절약이 아닌 치밀한 비용 계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객실 1,000개짜리 호텔을 기준으로 보면, 칫솔을 매일 각 방에 비치할 경우 투숙객의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구매·교체·폐기 비용이 발생합니다. 포장이 훼손된 제품은 미개봉 상태로도 버려야 합니다. 하우스키퍼의 관리 인건비까지 포함하면 100%의 비용이 매일 반복되는 구조입니다.

 

반면 프런트에서 요청 시에만 제공할 경우 실제 받는 투숙객은 전체의 10%가 채 되지 않습니다. 미국인 대다수가 여행 시 개인 세면도구를 직접 챙기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비치를 없애는 것만으로 관련 비용의 90%가 절감됩니다.

 

기본값을 없애고 ‘옵트인’으로 바꾸는 전략...자본주의의 본질


이 구조를 ‘짠돌이 경영’으로만 해석하면 미국 자본주의의 본질을 놓치게 됩니다. 미국 서비스 산업은 오래전부터 기본으로 제공되던 것들을 하나씩 걷어내고, 필요한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거나 추가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이른바 ‘옵트인(Opt-in)’ 전략입니다.
 

항공업계가 대표적입니다. 수화물 위탁은 과거 기본 서비스였지만 현재는 유료입니다. 좌석 선택, 기내식, 담요까지 개별 과금하는 ‘언번들링(Unbundling)’ 방식이 산업 표준이 됐습니다.

 

외식업계에서도 무료 음료 리필이 사라지고 있죠. 케첩·소스를 별도 청구하는 패스트푸드 체인도 등장했습니다. 구독 서비스 역시 무료 혜택을 앞세워 가입자를 확보한 뒤 유료로 전환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서비스의 기본값이 조용히, 그러나 광범위하게 내려가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ESG가 이 전략에 강력한 명분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2019년 가장 먼저 관련법을 제정했고, 뉴욕주는 2025년 1월 1일부터 50실 이상 호텔의 소형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비치를 금지했습니다. 워싱턴주는 2027년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일리노이주도 유사한 법안을 검토 중입니다.

 

메리어트는 이 흐름에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한 체인으로 꼽힙니다. 메리어트 측은 소형 병을 대용량 펌프형 용기로 교체할 경우 연간 약 5억 개의 소형 용기가 매립지로 향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비용 절감과 친환경 이미지 제고를 동시에 달성하는 구조입니다.

 

정말 비싼 호텔은 칫솔이 나온다…어메니티는 브랜드 경험

 

미국의 모든 호텔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어메니티(편의용품)의 유무는 지갑의 두께에 따라 명확하게 나뉩니다.

 

포시즌, 리츠칼튼, 만다린 오리엔탈 등 최상위 럭셔리 호텔들은 여전히 풍성한 어메니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어메니티는 소모품이 아닌 브랜드 경험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향수 브랜드와의 협업 제품, 전용 패키지 디자인, 고급 목욕 소금까지 이 모든 요소가 1박에 수십만 원을 더 받을 수 있는 가격 정당화의 근거가 됩니다. 이 구간에서 어메니티를 없애는 순간 가격 경쟁력 자체가 흔들립니다.

 

반면 메리어트 코트야드, 힐튼 가든 인, 하얏트 플레이스 등 중간급 브랜드가 어메니티 축소의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이 구간 투숙객들은 가격 대비 실용성에 민감하고, 어메니티보다 와이파이 속도나 조식 구성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호텔 입장에서는 불만 제기 가능성이 낮고 가격만 맞으면 재방문하는 이 구간이 비용 절감을 적용하기 가장 용이한 시장입니다. 최상위 소비자에게는 모든 것을 제공하되, 중간 이하 소비자에게는 기본값을 낮추는 것은 미국 자본주의가 서비스 시장에서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한국에서도 점점 칫솔 없다...태평양을 건너온 자본주의


이 흐름은 더 이상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에서도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에 따라 2024년 1월 1일부터 객실 50개 이상 숙박업소에서 일회용 칫솔·샴푸·린스·면도기 등 5종의 무상 제공이 전면 금지됐습니다.

 

롯데호텔은 시그니엘, 롯데호텔 서울, L7 등 전 체인에 친환경 칫솔과 대용량 다회용 디스펜서 도입을 완료했고요. 조선호텔앤리조트, 파르나스호텔, 신라호텔도 잇따라 다회용기로 전환을 마쳤습니다.

 

한때 특급호텔의 차별화 요소였던 딥티크, 몰튼 브라운, 바이레도 등 명품 브랜드 어메니티는 이제 요청하거나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품목이 됐습니다.

 

명분은 환경 보호이지만, 효과를 둘러싼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현장에서는 무상 제공이 금지된 이후에도 유료로 일회용품을 구입해 쓰는 고객이 많아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회용품 소비 자체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비용 부담이 호텔에서 소비자에게로 이전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용량 디스펜서의 위생 관리 수준과 고급 브랜드 제품이 실제로 채워지는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구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냉정한 사실은요. 소비자가 ‘당연하다’고 느끼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반드시 제거해야 할 비용입니다. 칫솔이 원래부터 호텔 방에 있던 것이 아니었듯,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서비스들도 영원히 보장된 권리가 아닙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661164

목록 스크랩 (0)
댓글 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레이어랩 더쿠 착륙💖예민하고 붉어진 피부 바로 진정하는 "소문난 그 세럼" 니오좀 판테놀 5% 세럼 체험단 모집 349 04.20 35,002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078,047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233,54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062,76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539,931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01,48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45,07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9 20.09.29 7,458,92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10 20.05.17 8,672,33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9 20.04.30 8,560,70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89,696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51068 이슈 마이클 부블레와 서울댄싱가이 미지광이씨 23:16 6
3051067 이슈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는 햄 23:16 98
3051066 이슈 이 악물고 2년 공백기 깨러온 이채연 신곡.jpg 23:15 140
3051065 이슈 키스오브라이프 (KISS OF LIFE) - Who is she | 두시탈출 컬투쇼 23:13 29
3051064 이슈 김재중이 가볍게 불러보는 우즈 -드라우닝(drowning) 5 23:12 239
3051063 이슈 NEXZ(넥스지) "Mmchk" : 100 Mmchk moments (Directed by TOMOYA) 23:12 23
3051062 유머 일본 : 한국 고등학교에는 급식이 있어요? 9 23:12 765
3051061 유머 ??? : 저러니까 저러고 사는거야😒 4 23:11 349
3051060 이슈 분노가 쉬운 순간에 사랑을 선택한 아버지 1 23:09 758
3051059 이슈 방화임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에게 여론이 좋았던 사건.gif 24 23:08 2,145
3051058 이슈 오늘 성수에서 컴백했다고 직접 발로 홍보하고 다닌 5세대 남돌 2 23:07 753
3051057 기사/뉴스 “용왕이 점지해야 잡는다”…‘165cm’ 돗돔, 부산 앞바다서 5마리 포획 9 23:06 1,018
3051056 이슈 이런 사람들 데리고 아이돌 그룹에 장발 발라드 가수 말아옴 ㅋㅋㅋㅋ 7 23:06 669
3051055 이슈 다영 'What's a girl to do' 멜론 일간 추이 23:05 263
3051054 이슈 일본 배우가 혐한 유투버랑 한국여행함 43 23:05 3,052
3051053 이슈 1일 1브라는 브라주아만 할수잇는거고 14 23:05 861
3051052 유머 [김혜윤X변우석] 🌺궁 리메이크 ver. | 우당탕탕 황실코믹로맨스 | 가상드라마(Eng sub) 7 23:03 566
3051051 이슈 요즘 많다는 청년 유형.jpg 6 23:03 1,720
3051050 이슈 유미순록 둘다 프라임세포가 사랑세포인것도 너무귀여워🥹 3 23:03 901
3051049 이슈 화사 'So Cute' 멜론 일간 추이 3 23:00 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