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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빼곤 모조리 주식 올인”…청춘들의 이유있는 투자 광풍

무명의 더쿠 | 04-06 | 조회 수 2313

지난달 18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캠퍼스 투어’ 현장. 오후 5시가 되자 300석 규모 강의실이 주식 투자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으로 꽉 찼다. 강의 주제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통해 부자가 되는 법’. 사회자가 “투자하고 계신 분, 손 들어볼까요”라고 묻자 절반가량이 손을 들었다. 강사로 나선 염정인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부 부장이 “예전엔 주식하면 패가망신한다고 했지만, 지금처럼 부자 되기 쉬운 시장도 없다. 부자가 되는 확실한 공식이 있다”고 말하자 모두 휴대전화를 꺼내 강의 자료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새내기 김별(19)씨는 “원래 주식을 하지 않는데, 주변에서 다들 주식으로 돈 벌었다고 해서 계좌를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캠퍼스 투어'에 참가하려는 학생들이 줄 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강의에는 약 300명의 학생들이 몰렸다. 장서윤 기자

지난달 18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에서 열린 한국투자증권 '캠퍼스 투어'에 참가하려는 학생들이 줄 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강의에는 약 300명의 학생들이 몰렸다. 장서윤 기자

 

 

대학가도 주식 열풍…‘저가 매수’에 올인


대학생 사이 주식 투자 열기가 뜨겁다. 강의실에서 만난 박정현(24)씨는 “요즘은 아르바이트 월급이나 용돈을 받으면 현금 100만원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주식에 넣는다”며 “자산의 80~90%를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장소연(22)씨는 “원래는 가진 돈의 50% 정도만 투자할 생각이었는데, 이번에 중동 사태로 코스피가 급락했을 때 올인했다”며 “언젠가는 다시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 오히려 ‘세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투자 열풍의 배경에는 집값 등 물가 상승과 노후에 대한 불안이 깔려 있었다. 평생 월급을 모아도 수도권에 집 한 채 사기 어렵다는 이유다. 최재민(25)씨는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고, 대출은 막혀 있는데 주식으로 돈 버는 사람은 많아 보인다”며 “주식을 안 하면 큰일 난다, 거지가 된다는 생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민(23)씨는 “어차피 집을 사기엔 투자금이 너무 적어서 노후 자금이라도 조금씩 모으자는 생각”이라고 했다. 김형준(25)씨는 “오랫동안 적금을 부었는데도 이자가 너무 낮아 ‘내가 이걸 왜 했지’ 하는 허탈감이 들었다”며 “차라리 지수 추종 ETF에 투자하는 게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레버리지 등 공격적 투자를 했다가 후회하는 이들도 있었다. 박씨는 “올해 초 코스피가 많이 올랐을 때 이제는 떨어질 것 같아 곱버스(2배 인버스)를 샀다가 마이너스 45% 상태에서 손절했다”며 “레버리지 투자는 하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토로했다. 김형준씨는 “주식으로 돈을 크게 잃은 뒤로는 분산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도 “친구들끼리 ‘한강 뷰(아파트) 아니면 한강 아니냐’는 말을 자주 한다. 그만큼 한탕주의가 퍼져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박경민 기자

 

수익률은 낮아…레버리지 경고음


하지만 정작 손실을 보고 있는 학생이 많았다. 김지민씨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터진 뒤 수익률이 -10%로 떨어졌다”며 “속이 쓰리지만 트럼프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장씨는 “지인의 말을 듣고 바이오 주식 하나에 들어갔다가 계속 손실이 나고 있다”며 “수업 중간에도 얼마나 잃고 있는지 계속 보게 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이 고객 계좌를 분석한 결과, 연령이 낮을수록 수익률이 낮은 경향이 뚜렷했다. 올해 1~2월 20대와 30대의 수익률(원금 대비 기간 수익률)은 각각 1.37%, 2.11%에 그쳤다. 40대(9.29%), 50대(14.11%), 60대(15.93%), 70대 이상(19.05%)에 비해 크게 낮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45%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젊은 투자자일수록 시장 상승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했다.

 

연령대별 주식 투자 수익률

 

해외 주식 투자 쏠림도 두드러졌다. 박씨는 “국내 주식은 경험상 수익률이 좋지 않았고, 팔고 나면 6~7배 오른 적이 많아 지금은 미국 주식만 한다”며 “주변 친구들도 국장을 안 해서 장이 좋아도 오히려 욕을 하고 만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주식투자 동아리 소속 대학생 77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해외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의 65%에 달했다. 이유로 ‘한국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이어서’와 ‘기대수익률이 높아서’라고 답한 비율이 각각 28%씩으로 가장 높았다.

 

투자 정보를 얻는 경로는 ‘주식 관련 동아리와 온라인 커뮤니티’라는 응답이 20%로 가장 많았고, 이어 ‘소셜미디어(SNS)·유튜브·블로그 등’(18%), ‘인공지능(AI)’(9%)이 뒤를 이었다. 증권사 리포트를 본다는 응답은 8%에 그쳤다. 김형준씨는 “예전에는 증권사 리서치 자료도 봤지만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았다”며 “유튜브는 ‘논리가 딱딱 맞네’ 싶고, 세상도 정말 그렇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져 계속 찾게 된다”고 말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 교수는 “20·30대는 애초에 투자금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가진 돈을 여러 곳에 나누기보다는 될 성 부른 나무 한 곳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며 “수도권 집값이 너무 비싸고, 가만히 있으면 벼락거지가 된다는 불안감에 주식이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51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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