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시총) 1위 ‘황제주’로 군림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삼천당제약이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혁신적인 신약 개발 기대감으로 연초 대비 4배 가까이 치솟았던 주가는 연일 하한가로 곤두박질쳤고, 회사는 의혹을 제기한 이들을 상대로 ‘고소전’을 선포하며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기대가 실망으로… 계약 공시가 부른 ‘급락’
사태의 발단은 역설적이게도 회사가 내놓은 ‘호재성’ 공시였다. 지난달 30일 삼천당제약은 미국 파트너사와 1억 달러(약 1508억원) 규모의 경구용 당뇨약 및 비만치료제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공시 당일 118만4000원였던 주가는 이튿날인 31일에는 82만9000원으로 주저앉았다. 기술 자체를 통째로 넘기며 거액을 받는 ‘기술 이전’ 형태의 계약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실망감에 매물을 쏟아낸 것이다.
실제 계약 발표 직전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협상이 결실을 맺는 단계”라며 분위기를 띄웠던 터라,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전 대표가 당시 기준 약 2500억원 규모(보통주 26만5700주)를 증여세 등 세금을 내기 위해 처분한다고 밝힌 점도 ‘고점 논란’을 부추겼다.
코로나19 치료 효능에 대한 기대감으로 17배 이상 올랐던 신풍제약도 장원준 전 신풍제약 대표 등이 보유 지분을 대량 매각해 1000억원대 차익을 실현한 뒤, 결국 임상에 실패해 주가가 폭락했었다. 다만 해당 의혹으로 고발된 장 전 대표와 지주회사 송암사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특히 삼천당제약은 회사가 과거에도 경구용 인슐린 계약 공시를 수차례 번복했던 사례 등을 지적하며 ‘주가 거품’ 의혹을 제기한 개인 블로거와 “추가 임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신중론’을 펼친 iM증권 애널리스트 및 해당 증권사까지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과잉 대응 아니냐는 시장의 반발이 일고 있다.
실질적인 연구 역량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의 전체 직원 426명 중 연구개발(R&D) 인력은 35명이며 이 중 박사급 인력은 단 1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R&D 투자도 2021년 약 466억원(매출 대비 27.9%)에서 지난해 156억원(매출 대비 6.7%)으로 4년 새 67%가량 줄어 다른 국내 제약사들의 투자 확대 추세와 대비된다.
삼천당제약 측은 논란이 끊이지 않자 지난 2일 다시 공지를 통해 “국내 연구진 뿐만 아니라 50여 명의 해외 연구소 인력 등이 협업하는 체제”라고 해명했다.
과거에도 미확정 공시를 반복하며 투자자들의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21년 언론에서 ‘삼천당제약, 먹는 인슐린 2000억 투자 유치’ 보도가 나오자, 회사는 ‘협의 중’이라는 미확정 공시를 20여 차례나 반복하다가, 2024년에서야 파트너사와의 입장 차이를 이유로 협의 중단을 선언했다.
안약 전문 회사였던 삼천당제약의 주가를 끌어올린 건 자체 플랫폼 기술인 ‘S-PASS’를 활용한 경구용(먹는) 인슐린 및 비만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었다.
현재 삼천당제약의 경구용 인슐린은 지난 19일 유럽에 임상 1·2상 시험 계획(CTA)을 제출한 초기 단계에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임상 1상은 독성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단계일 뿐이며, 효능을 입증하는 2상부터가 본격적인 승부처”라며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증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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