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눈막, 입막, 그리고 귀막"…'살목지', 공포의 저수지
857 0
2026.04.04 10:00
857 0

dkxwOd

※ 이 리뷰에는 영화 '살목지'의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호러 마니아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영화가 탄생했다. '살목지'(감독 이상민)가 바로 그것. 처음부터 끝까지, 강강강강의 공포가 휘몰아친다. 95분 내내 불안에 떨며 입과 눈, 귀를 막아야 하는 영화다.

 

'살목지'는 한 촬영팀이 로드뷰 귀신이 찍힌 사진을 해결하려, 저수지에 가서 끔찍한 심령 현상을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실제 충남 예산의 살목지와 그 곳에 얽힌 괴담을 배경으로 상상력을 펼쳐냈다.

 

'살목지'라는 제목이 주는 파급력이 상당하다. 그도 그럴 게, 호러 팬들 사이에서 살목지는 이미 유명한 장소. MBC-TV '심야괴담회'의 레전드 에피소드 '살목지' 덕분이다.

 

영화는 괴담에서 모티브를 얻은 흔적이 보인다. 주인공들이 내비게이션의 지시에 홀리는 장면, 무속 신앙이 주는 믿음과 파괴라는 반전 등이 괴담과 결을 함께 한다.
CCydhB
우리가 익히 아는 공포 영화의 문법들이 착실히 등장해 낯설지 않다. 예를 들어, 금기를 깨는 주인공들. 수인(김혜윤 분)은 가서는 안 되는 장소를 (굳이) 재방문한다.
 
경태(김영성 분)는 "가지 말라"는 지시를 무시한다. 세정(장다아 분)은 공포 유튜버로서 촬영 기기를 들고 와, 귀신을 만나길 염원한다. 촬영팀은 모두 물에 빠지거나 밟는, 수귀의 금기를 범한다.
 
이 친숙한 설정들은 사람에 따라서는 평이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살목지'의 매력은 서사가 아니다. 얼마나 무서운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는가, 얼마나 다채롭게 점프 스케어(놀라게 하는 장면들)의 완급을 조절하느냐가 포인트.
 
그래서, 영화는 러닝타임 동안 안 무서운 순간들이 없다. 살목지 자체가 주는 음습한 두려움, 보이지 않는 수면 아래 도사린 공포, 숲에서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정체불명의 귀신, 반전과 혼란 등으로 꽉꽉 채워졌다.

elQDRg

이 감독은 연출 면에서도 과감한 선택을 한다. 1995년생 젊은 신인다운 패기다. 살목지까지 가는 길은 평범한 도로임에도 왜곡된 샷을 선보였다. 관객 입장에서는 물에 잠긴 시점에서 보는 장면일 테다.
 
360도로 카메라를 돌리는 액션이나, 귀신이 등장했을 시점의 무빙도 볼 거리다. 사운드를 이용한 장면들 역시 알차다. 예고편에도 등장하는 물수제비, 소름돋는 박수 신 등이 그렇다.
 
물귀신의 특성을 활용한 하이라이트 신도 강렬하다. 수귀는 자신의 자리에 다른 생명을 대체해 넣어야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 시신인지 귀신인지 사람인지 모를 혼란 속에 관객을 빠뜨린다.
 
교식(김준한 분) 캐릭터도 매력적이다. 교식은 살목지가 주는 공포, 그 처음과 끝을 담당하는 캐릭터다. 김준한은 기묘하고 서늘한 웃음으로 조마조마한 불안감을 조성한다.
 
캐스팅도 뻔하지 않다. 김혜윤과 이종원의 조합이 트렌디하다. 장다아와 윤재찬 조합도 새로웠다. 특히 장다아가 공포에 질려 떠는 모습은 기억에 남을 정도. 스크린 데뷔작임에도 불구, 훌륭한 성과로 남을 듯하다.
BJMDGR
살목지는 "아무것도 믿어서는 안 된다"는 테마 아래, 반전에 반전이 계속되는 구조다. 이 스토리 역시 여러 물음들을 유발한다. 탑을 무너뜨려야 했을까, 쌓아야 했을까? 할머니의 딸은 진짜 돌아온 게 맞나? 할머니는 악한가 선한가?
 
살목지는 살아서는 벗어날 수 없는 곳이라 했다. 그런데 수인은 과거 살목지에 갔다가 촬영을 포기하고 온 전적이 있다. 즉, 살아서 벗어난 인물. 그런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현재의) 수인은, 진짜 수인이었을까? 맞다면 언제부터 홀렸을까? 5년 전일까 현재일까. 기태의 정체는? 영화가 끝나고 나도, 온 몸이 물에 흠뻑 젖은 듯 찝찝한 기분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살목지'를 선택했다면, 스크린 X관, 3DX, 4DX 등을 고르는 게 좋다. 감독이 의도한 체험형 공포에 적합한 선택. 영화관이 관객을 (수중에) 가두고 탈출할 수 없도록 만드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HhvYLm
'살목지'의 순 제작비는 30억 원으로 알려진다. 손익분기점은 70~80만 명 선이다. 이상민 감독은 극강의 가성비로 공포 영화의 목적을 철저히 구현했다. 장편 입봉작으로 호러 장인의 첫 걸음을 뗀 셈이다.
 
'살목지'는 여러 모로 '곤지암'의 흥행 리플레이를 예감케 한다. 실제 괴담 장소를 모티브와 제목으로 잡았다는 것, 팀의 처참한 붕괴, 다큐멘터리 형식의 활용 등이 그렇다.
 
‘만약에 우리는', '왕과 사는 남자'에 이어 ‘살목지’까지. 관객이 (이번엔 무서워) 우는 동안, 쇼박스는 계속 웃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이상민 감독에게 남기는 원망 한 마디.
 
"감독님! 곤지암은 라면 먹방 타임이라도 있었잖아요."
 
EwoEKG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33/0000126416
목록 스크랩 (0)
댓글 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베테랑 클렌징폼 X 더쿠👍”진짜 베테랑 폼” 700명 블라인드 샘플링, 후기 필수X 749 04.01 37,72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029,60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102,77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013,27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416,096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83,09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35,19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9 20.09.29 7,449,18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7 20.05.17 8,660,37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8 20.04.30 8,539,53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56,066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33617 이슈 선조는 그래도 런은 참 잘 했어 1 13:06 73
3033616 이슈 주우재가 알려주는 거울셀카 찍는 방법 13:05 178
3033615 이슈 도경수 팝콘 오후1시차트 40위 2 13:03 160
3033614 유머 에이 저게 저런다고 열리겠어? 3 13:03 473
3033613 이슈 오늘자 버스커 버스커 벚꽃엔딩 멜론 일간 10 13:02 679
3033612 유머 노래때문에 큰일났다는 럽라 성우들.jpg 13:02 171
3033611 유머 망한 요리에 호흡기를 불어넣는 조리과 선배.manhwa 5 13:01 492
3033610 이슈 (뒤늦은) 만우절 기념 라이즈 원빈 홈마가 올린 에스파 닝닝 1 12:57 681
3033609 유머 한국의 얼 인삼이 수저만 있는 줄 알았지? 버터나이프도 있다. 9 12:56 1,072
3033608 이슈 쯔양 얼굴에 묻은거 떼주는 있지(ITZY) 유나 6 12:55 666
3033607 이슈 도경수 “Popcorn” 멜론 일간 53위 (🔺28 ) 14 12:55 316
3033606 이슈 당장 담배피러가게 만드는 류승범 전설의 담배씬 1 12:53 744
3033605 정보 살인했는데, 1년 5개월만 감옥에 갔다가 출소한 사람. 15 12:53 2,081
3033604 유머 야채가게에서 무게 재서 판매하는데 좀 이상한것 같음... 6 12:51 1,678
3033603 이슈 일본 애니메이션계에 큰 영향을 준 작가 2 12:50 862
3033602 이슈 5초 안에 뱀 못 찾으면 사망........jpg 38 12:47 1,180
3033601 유머 고전) 엄마한테 돼지소리 안듣고 밥많이 먹는 나만의 비법 8 12:46 1,364
3033600 이슈 엄마 혼자 낳은 아들 8 12:45 1,811
3033599 이슈 잔혹한 과학실험이었던 '절망의 구덩이' 4 12:43 1,479
3033598 이슈 손흥민, MLS 역사상 최초 전반전 4어시 대기록 34 12:43 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