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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문형배 “대통령도 공무원…‘비상계엄’ 헌법 통제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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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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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차 아래 드러누운 시민, 특전사의 소극적 대응 덕분에 비상계엄에서 국민이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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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026년 3월25일 오후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연구실에서 ‘윤석열 탄핵 1년’을 앞둔 소회와 당시 상황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겨레 김정효 기자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2025년 4월4일 오전 11시22분. 문형배 당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단호한 선고에 많은 국민들은 길고 어두운 겨울을 마침내 끝낼 수 있었다. 


지난 1년 사이 새 정부가 들어섰고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탄핵 1년을 맞아 대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연구실에서 만난 문형배 전 대행은 윤석열 탄핵 사건에 대해 “비상계엄에서 국민이 이긴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다만 헌재 결정문에서 강조한 ‘관용과 자제’의 실천은 “미흡하다”고 평가했고, 최근 시행되고 있는 재판소원법이 ‘4심제’가 되지 않으려면 헌재의 ‘자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윤석열 탄핵 선고 1년이 되어간다. 지난해 이맘때쯤(3월 말)엔 잠 못 드는 분들이 많았다.

“저는 어땠겠나. 쉽게 잠들지도 못하고 잠들었다가도 금방 깼다. 작년 이맘때는 표결이 안 됐었다. 중요 사건은 표결을 두번 할 수 없는데, 당시엔 아직 표결할 때가 안 됐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판단한 이유는?

“(재판관들이) 질문을 계속했다. 계속 티에프(TF)에 자료 요청을 했고 토론이 계속 이어졌다. 그래서 표결을 할 수 없었다.”



―선고가 늦어지면서 5 대 3 또는 4 대 4 기각설 등이 돌았다. 실체가 있는 얘기였나?

“우선 그 이야기들의 전제는 ‘탄핵 선고가 박근혜 때와 비교했을 때 늦어진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헌재가) 박근혜 탄핵 사건을 91일 만에 선고한 이유는 당시 이정미 재판관이 사흘 뒤에 퇴임을 했기 때문이지 91일이 충분해서가 아니다. 우리(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퇴임일은 4월18일이었다. 우리는 퇴임일 가깝게 선고하면 된다고 봤다. 또 쟁점이 훨씬 더 많았고 사회적 압력도 훨씬 심했다. 그러므로 저는 8 대 0이 돼야 된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토론하고 충분히 생각한 뒤에 표결해야 했다.”



―‘이제 됐구나’라고 느낀 계기는?

“일단은 쟁점 토론이 끝났다. 더 이상 문제 제기가 없었다. 4월1일에 표결하고 곧바로 선고 일정(4일)을 공지했다. ‘이제 퇴임할 수 있겠다’고 안도했다.”


―선고를 못하고 퇴임할 가능성도 생각했나?

“모든 일을 100% 확신할 수는 없다. 저는 시나리오를 여러 개를 갖고 있었고, 선고 못 할 경우도 당연히 생각을 했다.”



―막판까지 합의가 쉽지 않았던 쟁점이 있었나?

“결정문에 제시된 보충의견을 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헌재에 출석한 증인들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조서를 탄핵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 즉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 적용을 두고 4명의 재판관이 보충의견을 냈다.)


―윤석열 탄핵 사건의 특징은 무엇이었나?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 임무 수행으로 비상계엄이 조기에 해제됐다. 만약에 시민들이 국회에 달려가서 장갑차 아래 드러눕지 않았더라면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본회의장에 모일 수 있었겠나. 특전사가 적극적으로 임무 수행을 하면 어떻게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남을 수 있었겠나. 국회가 비상계엄을 해제한 것은 그 두 힘 덕분이었다. 앞서 1979년·1980년에 비상계엄이 있었다. 그때는 국민이 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민이 이겼다. 그게 특이점이다. 그걸 받아서 국회가 탄핵 소추를 했고, 헌재가 헌법적으로 판단했다. 이 과정이 민주주의 그 자체였다. 세계 어느 나라도 하지 못한 일이다. 두번째로는 12·3 비상계엄은 온 국민이 피해자다. 국민들을 설득해야 했고,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결정문을 쉽게 써야 한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다. 세번째로는 피청구인(윤석열)이 민주주의 본질에 대해 도전적인 질문을 했다. 답을 해줘야 했다.”



―무슨 의미인가?


“피청구인은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했다. 고유 권한이라는 말은 사법부가 심사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게 민주주의인가라는 질문이 가능하다. 피청구인은 또 특검, 공무원 탄핵 소추, 예산 삭감 때문에 도저히 통치를 할 수 없다고 했다. 그 답이 비상계엄이라는 건데 그것은 민주주의인가. 우리는 그 답을 헌법에서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헌법에 있는 비상계엄 선포 권한을 행사했다. 헌법에는 있는 거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한계를 그어줘야 했다. 또 대통령은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고 있는 권력 기관이다. 국회도 또 다른 민주적 정당성을 갖고 있다. 그 두개의 권한이 충돌했다. 헌법적으로 어느 권한이 우선인가를 헌재가 판단해야 했다. 이번에는 비상계엄 요건이 너무 없었기에 망정이지, 예를 들어 휴전선에서 국지전이 벌어졌다면 비상계엄은 정당한 건가. 이 경우 비상계엄이 합헌인가 위헌인가. 그건 쉽지 않다.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사건이다.”


―이번에 비상계엄에 국회 승인을 얻는 내용의 개헌안을 국회의장이 제안했다.

“헌법적으로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내란사건 1심 재판부는 ‘비상계엄 자체는 사법 심사의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헌재 결정과는 다른 내용인데 어떻게 평가하나?

“사법 제도라는 게 항상 기대대로 나오는 건 아니다. 어쨌든 선고는 유죄이고 무기징역이었다. 또한 윤석열 구속 취소할 때의 논리가 본안 판결에서 상당 정도 시정이 된 게 눈에 띄었다. (지귀연 재판부는) 당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직권남용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이 있는지 의문을 품었는데, 이번 판결에서는 그럴 권한이 있다고 봤다. 다른 문제점이 있다면 그건 2심에서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다. 사법 제도라는 건 그런 심급 제도를 통해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2심 윤석열 재판에서는 어떤게 주요 쟁점이 될까.

“언론에서 지적하는 문제들이 다 논의 대상이 될 거라고 본다. 다만 저는 (비상계엄에 대한) 헌재의 판단이 옳다고 본다. 비상 계엄을 왜 사법적으로 심사를 못하나. 대통령은 그냥 공무원이다. 공무원은 모두 헌법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그것이 헌재 결정의 핵심이다.”


―내란전담재판부는 논란 끝에 정치권과 사법부가 접점을 찾았다.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은 공론장의 힘을 확인한 결과다. 공론의 장이 열렸고 많은 의견이 제기됐다. 그리고 입법 과정에서 반영이 됐다. 최종안이 마련됐고 지금 부작용없이 정착되고 있다. 전담재판부과 필요하다는 정치권의 요구와 재판 독립을 강조한 사법부의 요구가 합헌적으로 조율됐다. 그게 공론장의 힘이라고 본다.”


―1년이 지났는데 결정문에서 호소한 ‘민주주의 정립과 사회통합’이 실현이 됐다고 생각하나?

“우리는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요청했는데, 그것이 좀 불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공론의 장이 서길 바랐고 그걸 토대로 국회 내에서 관용과 자제가 실현되길 원했는데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기후위기, 저출생, 사회통합 등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는 주체 간의 협력이 되었을 때 해결할 수 있다. 협력은 관용과 자제 없이는 안 된다. 관용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것이다. 자제는 힘 있는 사람이 권한 행사에 신중함을 잃지 않는 것이다.”


―어느 기관에 특히 적용돼야 한다고 보나?

“국회와 정부 사이에도, 국회와 사법부 사이에도 필요하다. 여야 간에도 필요하다. 관용과 자제는 헌법 원리다. 정치는 국민을 대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의민주주의로서 모든 국민을 대변할 수 있도록 국회의원들끼리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한다. 그래야 모든 국민의 의사가 입법에 반영되고, 민주주의가 진화한다고 생각한다. 자꾸 다수결을 강조하는데, 한국에서 다수결은 근소한 차이로 다수가 된 사람들의 뜻이다. 그것으론 사회통합을 이루기에 부족하다.”



―국회의 사법개혁 3법 논의 과정을 지적하는 것인가?

“사법개혁 법안은 국회에서 통과됐고 입법부의 권한이니 존중한다. 다만 어떻게 시행할 것인가의 문제는 남는다. 여기에도 관용과 자제는 계속 적용된다. 재판소원이 시행되는데, 헌재와 대법원의 관계가 정립이 돼야 한다. 저는 헌재가 관용과 자제를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판소원 사유 중에 1호 사유(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는 재판소원 대상이 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2호(법원의 재판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와 3호(법원의 재판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 대해선 엄격하게 적용됐으면 한다. 대법원의 법률 해석과 헌재의 법률 해석이 다를 때 그 조항이 작동하게 된다. 헌재는 대법원의 법률 해석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 그래야 4심제가 되지 않는다.”



―사법개혁 3법 가운데 재판소원을 가장 우려하는 것인가?

“그렇다. 법왜곡죄와 대법관 증원은 권력자와 사법기관 간의 관계 성격이 크다. 하지만 재판소원은 다르다. 4심제가 될 경우 국민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헌재가 ‘자제’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헌재는 권한을 행사할 때 신중함을 잃지 않는 게 필요하다. 만일 헌재가 대법원과 다른 법률 해석으로 재판소원을 인용하면 4심제가 된다. 헌재가 기본 기능을 수행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있을 것이다.”


―어떤 제약이 있을까?

“저는 연간 1만2천여 건이 헌재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 재판 불복률 평균값이 30%인데, 1년에 대법원이 처리하는 4만 건에 적용한 계산이다. 헌재가 이제껏 해왔던 기본 기능, 즉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기능, 탄핵소추의 심판 기능, 권한쟁의 심판 기능 등과 같은 제 역할을 하기 어려워진다. 헌재는 연간 2500~3천건을 처리하는데 이것도 시간이 2~3년 소요된다. 재판소원으로 오는 사건을 추가로 처리하려면 상당수를 각하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헌재가 과부하가 걸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한달 기한 안에 각하로 걸러낼 것인가, 이건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재판소원법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인가?

“그 이야기는 현재 국면에 맞지 않다. 지금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재판소원을 하면 법원 기록을 헌재로 가져가야 되는데, 기록 이관을 어떻게 할 것인지부터 실무적으로 문제가 된다. 전자기록 네트워크 문제, 보안 문제 등이 있다. 또 헌재는 사건 각하를 어떻게 할건가. (각하의) 잣대를 만드는게 어렵다. 헌재 연구관 인력 충원도 논의해야 한다. 지금은 재판소원이 옳다 그르다를 논의할 국면이 아니다.”


―법왜곡죄로 소신 재판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법왜곡죄는 큰 문제는 안 될 거라고 본다. 우리는 이미 직권남용죄가 있다. 판결에 대한 불만이 있는 사람들이 첫번째로 꺼내는 게 직권남용 고발이다. 지금도 직권남용죄로 많은 판사들이 고발되고 있다. 저도 탄핵 사건을 포함해 10번 이상 고발됐다. 이제는 법왜곡죄로 할 거다. 무슨 차이가 있겠나.”




최혜정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036/0000053391?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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