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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분노의 회계사]③ AI로 업무 덜겠다는데… “오히려 일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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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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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단순 업무는 처리
보안 문제로 고도화 제한

 

 

한 대형 회계법인에서 일하는 30대 김모씨는 ‘감사 시즌’ 막바지였던 지난달 24일 새벽 3시 30분쯤 퇴근했다. 그는 집에서 2시간가량 눈을 붙인 뒤 다시 출근해야 했다.

 

김씨는 인공지능(AI) 시스템 도입 이후 오히려 일이 늘었다고 했다. AI를 쓰면서 새로운 절차가 추가된 데다, AI로 업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이유로 담당 기업의 감사 시간까지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업무 부담이 되레 커진 셈이다. 김씨는 “AI로 다 할 수 있으면 그 시간에 퇴근하겠느냐”고 하소연했다.

 

회계법인이 업무 부담을 줄이겠다며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체감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AI가 감사 시간을 줄이는 명분으로 활용되면서 근무 시간을 축소해 기록하는 이른바 ‘타임이팅(Time-eating)’을 부추긴다는 주장도 나왔다.

 

 

AI 도입 후 업무 ‘감소’보다 ‘증가’ 응답 많아
 

2일 조선비즈가 전·현직 회계법인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효 응답자 229명 가운데 57.6%(132명)가 ‘AI 도입 이후 업무 강도에 큰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AI 도입 후 업무 부담이 ‘증가했다’는 응답률은 23.6%(54명)였다. ‘감소했다’는 응답률(18.8%·43명)을 웃돌았다. AI 도구를 자료 검색이나 번역 등 단순 업무에서 쓰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밟아야 하는 절차가 늘어난 게 오히려 더 부담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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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오류 교차 검증… “검토 항목 늘었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회계법인들도 AI 기술을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AI 챗봇 ‘AI Accountant’를 도입했고, 삼정회계법인은 감사 플랫폼 ‘KPMG Clara’에 생성형 AI 기능을 추가했다. 문구 정리, 자료 검색, 요약, 숫자 검증 등 보조 업무를 AI에 맡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가 주로 저연차 회계사가 맡아 왔던 단순 반복 업무를 줄여준다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했다. 그러나 그만큼 새로운 업무도 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환각)’이 대표적이다. 생성형 AI가 사실이 아니거나 없는 정보를 그럴듯하게 만들어 내는 오류 현상을 말한다. 일선 회계사들이 감사 과정에서 이를 잡아내기 위한 교차 검증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실제 업무 강도는 기대만큼 낮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형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A씨는 “AI 도입으로 보고서 작성 방식이 바뀌면서 검토해야 할 항목이 늘어났다”며 “업무 효율이 좋아졌다고 느끼기 어렵다”고 했다.

 

학습을 통해 AI를 고도화하기도 쉽지 않다. 보안 문제가 걸리기 때문이다. 기업이 제공하는 자료(PBC)나 감사보고서를 AI에 입력했다가 외부에 정보가 유출될 수 있어서 그렇다. 일부 회계법인은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외부 AI 사용을 제한하거나 자체 보안 정책으로 기능을 차단하고 있다.

 

 

“AI 핑계로 감사 시간 20% 줄여라”

 

이처럼 AI 도입만으로 업무 부담을 줄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오히려 감사 시간을 줄이는 근거로 활용되는 사례도 있다. 한 대형 회계법인은 AI 도입을 이유로 기존보다 감사 시간을 20% 축소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회계사가 AI로 대체될 1순위 직업으로 자주 거론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부에서는 감사 수임 경쟁 과정에서 감사 시간을 줄이고 보수를 낮추는 데 AI가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형 회계법인 시니어급 회계사는 “AI가 업무 부담을 줄여주지 않았는데도 회계법인들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하고 감사 보수도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치킨게임을 벌이는 와중에 AI가 기름을 부은 격”이라고 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66/0001153743?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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