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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브로콜리너마저’마저 반려···예술활동증명, 이렇게 어렵고 모호할 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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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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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SKLn

윤씨의 SNS엔 의아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윤덕원이 예술인이 아니면 누가 예술인이냐’ ‘예술인의 정의를 알려달라’ ‘저도 예명 활동 부분과 계좌명세까지 냈지만 반려당했다’ 등의 댓글과 함께 1일까지 190만명 이상이 이 게시물을 봤다. 예술활동증명은 ‘예술인 복지법’에 따라 ‘직업으로 예술활동을 하는지’를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확인받는 제도다. 예술활동증명을 완료해야 예술인복지재단과 지방자치단체 등의 예술인 지원 사업을 받을 수 있다. 직장인들의 ‘재직증명서’처럼 쓰이기도 한다.


윤씨의 ‘예술활동증명(활동증명) 반려 사태’는 자신이 몇몇 서류들을 놓친 것을 인정하면서 일단락됐다. 윤씨는 “꼼꼼히 확인해 보니 요구하는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서류를 제출해서인 것 같다”면서도 “대단히 넓은 분야의 예술인 관련 등록시스템이라는 것을 차치해도 (승인 기준이) 명확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씨가 겪은 ‘해프닝’은 예술인들이 오랫동안 갖고 있던 문제의식에 다시금 불을 지폈다. 지난달 31일~1일 경향신문이 인터뷰한 예술인들은 “여러 지원 제도에 활용되는 활동증명의 인정 기준이 모호하다”며 입을 모았다.


2019년부터 예술 활동을 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김감구씨(예명·31)도 두 차례 활동증명 신청이 반려됐다. 지난해 초 스위스 취리히 예술대학이 연 글로벌 프로젝트 전시회에 참여한 내용을 제출했지만 복지재단은 전시회가 열린 갤러리가 예술 공간으로 등록되지 않았다며 반려했다.


김씨는 “이 공간은 세계 예술가들이 자주 쓰는 공간이기도 했고, 갤러리에게 예술 공간으로 증빙됐냐고 먼저 따져 묻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증명이 여러 지원 사업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예술가들이 증빙 받을 수 있는 예술만 해야 한다는 느낌을 주고 이 제도가 예술 발전을 저해시키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활동증명 신청이 폭증하면서 재단의 심사가 부실해졌다는 의혹도 나온다. 복지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3월 8000여건이었던 신청이 지난 3월엔 1만8000여건까지 늘었다. 일러스트레이션 작가 윤채령씨(30)는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두 차례 보완 요구를 받은 후 지난달 말 최종 반려 통보를 받았다. 윤씨는 “계약서와 은행 입금 내역을 다 첨부를 했는데도 자동 응답처럼 ‘수입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며 반려됐다”며 “예전보다 내용을 꼼꼼히 체크하지 않는단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활동증명은 예술인들의 생계와 연결되기도 한다. 지난 2월 이 문제에 대응하고자 ‘예술활동증명TF 모임’을 만든 연출가 홍예원씨(43)는 “이 증명으로 복지재단이 시행하는 사업들에 주로 참여할 수 있는데, 이는 긴급 생계 자금, 긴급 대출, 예술인 주택 등 개인의 생계와 관련이 돼 있다”며 “활동증명이 반려되는 과정에서 재단의 해명이나 대처가 탐탁지 않거나 승인 기준이 모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재단 관계자는 “서류 작업이 서툰 예술인들이 많은 것을 고려해 신청 시스템을 개선하려고 하고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 주도의 TF를 통한 논의를 진행하면서 올해 내 최대한 예술인들이 이해 가능한 제도로 개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올해 활동증명 제도 개편 TF를 출범해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다수 예술가 지원 제도가 활동증명을 기초로 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상철 문화연대 정책위원은 “활동증명 제도는 직업 활동으로서의 예술 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제한적인 제도란 점에서 다른 형태의 예술 지원 정책도 필요하다”며 “행정 기관들이 지원 대상의 편의적인 선정을 위해 활동증명 제도를 잘못 활용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제도는 누가 예술인이고 아니냐를 구분하는 제도가 아니라는 현장의 오해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술의 범위가 넓어지는 점을 고려해야 한단 의견도 나왔다. 강윤주 경희사이버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시민 예술과 전문 예술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활동증명 제도를 통한 구분도 명확하게 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예술이 무엇인가에 대한 사회의 전반적인 논의가 없다면 활동증명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402060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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