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보호벽 6년 만에 걷혀…군데군데 칠 벗겨져 슬퍼

1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터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싸고 있던 경찰의 바리케이드가 해체됐다. 소녀상의 전체 모습과 함께 바리케이드 아래에 쌓여 있던 낙엽과 쓰레기도 한눈에 들어왔다. 바리케이드 해체에 걸린 시간은 1분 남짓. 곧바로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 작가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가들이 장갑 낀 손으로 낙엽과 쓰레기를 주워 담기 시작했다.
소녀상을 둘러싸고 있던 경찰의 바리케이드가 해체된 것은 5년10개월 만이다. 바리케이드는 지난 2020년 6월 일본군 ‘위안부’를 모욕하는 극우세력이 소녀상 인근에서 소녀상 철거 등을 주장하는 이른바 ‘맞불 집회’를 열기 시작하면서 소녀상 보호를 위해 설치됐다. 맞불 집회를 주도했던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가 지난달 20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구속되고 맞불 집회도 잠잠해지자 정의연은 경찰과 구청에 바리케이드 철거를 요구했다. 다만 경찰은 극우세력의 훼손 가능성 등을 고려해 당분간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는 시간에만 바리케이드를 해체하고 추가 논의를 거쳐 전면 철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김서경 작가와 활동가들은 그간 바리케이드 너머로 바라만 봤던 소녀상 구석구석을 10분간 물티슈로 닦아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도 이날 수요시위 현장을 방문해 소녀상 청소에 동참했다. 6년 만에 온전히 모습을 드러낸 소녀상은 머리카락 등 군데군데 칠이 벗겨져 있었고, 소녀상 옆 평화비에는 긁힌 자국도 있었다. 김 작가는 “이끼가 많이 껴 있고, 비문에 이상이 있는 것도 발견됐다. 펜스(바리케이드)를 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 평상시에 소녀상을 관리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 텐데 슬프기도 하고 아쉽다”고 말했다.
(중략)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소녀상이 철창에 갇혀 있는 듯한 답답한 상황이었는데 펜스가 걷어지고 시민들이 소녀상 가까이 있을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도 “완전히 철거돼서 더 많은 시민이 소녀상과 함께 있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병헌 대표의 구속으로 맞불 집회는 중단됐으나 우려는 여전하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수요시위에서 “지난 6년간 이곳을 아수라장으로 만들며 할머니들을 모욕했던 김병헌의 구속이 최근 확정됐지만, 그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그의 뒤에는 뉴라이트 학자들이 있고 아스팔트 우파가 있으며 식민지 극우 엘리트들이 견고하다”고 비판했다. 한 사무총장은 “(개정된) 위안부피해자법의 적극적인 적용으로 소녀상 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를 막을 수 있길 바란다”며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 (소녀상을 위협하려는) 시도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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