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찬혁은 "슬럼프라는 단어로 간단하게 설명할 순 없을 것 같다. 수현이가 혼자 사는 것이 힘들어보였다"고 하자 이수현은 "일에 대한 슬럼프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슬럼프가 굉장히 심하게 왔다"고 떠올렸다.
이수현은 "군대간 오빠의 빈자리가 생각보다 너무 컸다. 도저히 반의 반도 채울 수가 없더라. 거기서 느껴지는 저에 대한 실망이 제일 컸다. 내가 별거 아니었구나란 생각에 스스로 상처를 받았다. 1년 동안 오빠가 제대할 때까지 괴로운 마음이었다. 돌아왔을 때는 오빠의 색깔이 짙어져서 같이하는 재미가 없어졌다. 노래하는 것도 무대하는 것도 즐겁지가 않아 그때부터 히키코모리 삶을 살게 됐다. 2년 정도는. 정말 미래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기력함에 저 스스로도 어느 정도 상태인지 모를 만큼 심각한 상태로 가고 있었던 거를 오빠가 와서 얘기를 해줬다. 저한테 그때 여러 가지 작은 권유를 해줬고, 그때부터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았다"고 얘기했다.
이찬혁은 "제가 후회하지 않으려고 했다. 10년, 20년 후를 봤을 때 지금 수현을 챙기지 않으면 '왜 나를 그때 안 잡아줬어?'라고 할 것 같더라.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내 손이 닿는 범위 안에 있을 때 내가 살 수 있는 것을 해야겠다 싶었다. 그게 수현의 인생을 프로듀싱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수현을 잘 피어나게 해주고 싶었다"고 오빠의 진심을 드러냈다.
'햇빛 bless you'를 선물했다며 "실제로 제가 햇빛을 안 보고 너무 오래 살았다. 매일 게임만 하면서 지내다가 오빠가 그 곡 작업을 해서 저한테 들려줬다. 듣고 커튼을 열었다"고 회상했다.
5년 전 이수현의 슬럼프 고백 후 현재 둘이 한 집에서 산다고. 이찬혁은 "방송 촬영 전후로 많이 축 처져있었다. 억지로 뭘 시킬 수 없었다"며 당시 힘들었던 동생을 떠올렸다.
이수현은 "같이 사는 김에 운동도 같이 하고, 음식도 만들어먹고 건강하게 살아보자라는 말을 하더라"며 "음악 방송에 가면 사람들이 다 말랐기에 저는 항상 살을 빼야 하는 사람이었다. 그때 정신적인 공허함을 채워줄 수 있는 건 음식이 컸다. 매일매일 폭식을 했다. 온몸이 다 텄다. 자존감과 자신감이 바닥을 찍고 사람들을 만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대인 기피증이 생겨서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는 것이 두렵더라"고 털어놨다.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도 걸었다고. 이수현은 "일등 출발 꼴등 도착이었다. 오빠는 남들과 똑같이 시작해서 1등으로 걷는 사람이었다. 도착에 대한 목표의식이 뚜렷한 사람이기에 성향이 묻어났다. 나는 왜 오빠랑 같이 걸을 수 없는 걸까라는 생각을 늘 해왔다"며 "오빠의 모습을 보면서 제가 따라갈 곳이 있다는 존재만으로도 저한테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진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작년 한 해가 없었다면 지금의 미래를 상상할 수 없다. 3년 전 만해도 카메라 앞에서 웃을 수 있을까 상상 못 했다"며 "저는 유일하게 오빠 말만 듣는다. 유일하게 탈출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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