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대회·퀴즈쇼는 흔하지만 세계관형 기획은 민감…자컨도 오리지널리티 검증 대상
[데일리안 = 전지원 기자] 아이돌 자체콘텐츠(이하 자콘 / 통상 자컨으로 표기)의 기획력이 높아지면서 유사성 논란을 두고 팬들의 감수성도 예민해졌다. 예전엔 단순 팬서비스 영상으로 여겨졌던 자컨이 이제는 팀의 색과 관계성, 세계관을 보여주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으면서, 제목과 포맷, 연출의 닮은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앤팀(위)·아이돌이집 유튜브 채널
지난 3월 27일 올라온 '대신해드리의주' 영상은 약 16만회를 기록 중이다. 일본 현지화 그룹이지만 한국 팬들이 많아 한국어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았는데 일본에 먼저 넘어간 멤버들의 부탁을 한국에 남은 멤버 의주가 들어준다는 신선한 콘셉트로 팬덤 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이 콘텐츠가 지난해 5월 채널 아이돌이집에 올라온 웨이션브이(WayV) 헨드리의 단독 콘텐츠 '대신해,드리!'와 유사하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 멤버 이름을 활용한 언어유희형 제목과 팬 또는 누군가의 요청을 받아 멤버가 직접 대신 체험하거나 수행해주는 기본 구조가 닮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위 사례뿐 아니라 과거에도 비슷한 논란은 있었다. 2023년 3월 공개된 엔시티드림(NCT DREAM) 자컨 '드림 루프'(DREAM LOOP)를 두고, 2021년 10월 공개된 세븐틴(SEVENTEEN) 자컨 '에고'(EGO)와 유사하다는 문제 제기가 나온 바 있다. 단순히 둘 다 방탈출 콘셉트였다는 이유가 아니라 멤버들이 누워 있다가 깨어나 자신이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모른 채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점, 기록물과 단서를 따라 폐쇄된 연구실·실험실 같은 공간에서 상황을 파악해 나간다는 점, 실험 대상처럼 보이는 의상과 음산한 미장센까지 닮았다는 반응이 뒤따랐다.
물론 팬덤이 모든 콘텐츠의 유사성을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 놀이공원, 찜질방, 체육대회, 방탈출 카페처럼 반복적으로 활용되는 보편적 포맷이나 '위험한 초대'를 재해석한 투어스(TWS) 자컨 '청량한 초대', '체험 삶의 현장'을 패러디한 크래비티(CRAVITY) 자컨 '체삶의 험현장 특집' 등 옛 예능 포맷을 대놓고 패러디하는 방식은 오마주나 재해석으로 소비된다.
그러나 제목의 말맛부터 기획 의도, 세트와 미장센, 서사 구조까지 공을 들인 자체 기획형 콘텐츠는 팬들 사이에서 해당 팀만의 독자적인 아이템으로 인식된다. 이 경우 비슷한 제목이나 흐름만으로도 팬들이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같은 업계 안에서, 그것도 비교적 최근 공개된 콘텐츠와 닮았다는 인상이 생기면 기획의 유사성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이런 반응은 자컨의 위상이 달라졌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남자 아이돌의 경우 멤버 간 관계성과 유머 코드, 캐릭터성이 팬 유입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데뷔 초반 팬덤을 넓히는 데 있어 타이틀곡만큼이나 예능형 자체 콘텐츠 한 편이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자컨은 더 이상 부수적인 팬서비스가 아니라, 팬덤 유입과 팀 브랜딩을 좌우하는 핵심 콘텐츠가 된 셈이다.
때문에 자컨 유사성 논란은 팬들이 유난히 예민해져서라기보다, 자컨이 그만큼 중요한 콘텐츠로 올라섰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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