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 한국적인 것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공예품 전시회도 자주 다니는데, 고미술품을 이토록 많이 모아둔 곳은 처음이에요."
31일 오전 11시30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고미술 상가. 친구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이수지(34) 씨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답십리 고미술 상가는 1980년대 청계천, 아현동, 충무로, 황학동 등에 흩어져 있던 고미술상 140여 곳이 답십리에 모여들면서 형성됐다. 답십리 고미술 상가에서는 고(古)미술품, 즉 오래된 미술품을 취급한다. 흔히 골동품이라고 불리는 것을 판매하는 것.

오랜 기간 골동품 명소로 불리던 답십리 고미술 상가는 최근 빈티지 열풍을 타고 2030세대 사이에서 '핫플'로 떠올랐다. SNS에서 답십리를 태그한 게시물이 증가하고 있다. 이날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답십리'로 해시태그된 게시물은 9만6000개였다.
유럽 빈티지 가구를 수집해 온 권세정(39) 씨 역시 SNS를 통해 이곳을 알게 됐다. 권 씨는 "한국 고미술품은 관심 밖이었는데,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답십리 고미술 상가 사진을 보고 매력을 느껴 방문했다"며 "앞으로는 한국 고미술품도 모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미술품에 문외한 2030세대도 답십리 고미술 상가를 찾았다.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배은지(32) 씨는 "인스타그램에서 답십리 고미술 상가가 인기라는 게시글을 보고 찾아왔다”며 "주변 친구들이 고미술 상가에서 찍은 사진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상인들도 2030세대 유입을 체감했다. 이곳에서 40년째 '만복당'을 운영 중인 차순례 씨는 "요즘처럼 젊은 친구들이 많이 온 적은 없다"며 "토요일에는 젊은 친구들이 몰려와서 지금처럼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기 힘들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2030세대 유입을 반겼다. 고미술품의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곳에서 '예명당'을 운영하는 정영섭 씨는 "젊은 친구들이 우리 문화를 잘 알아야 국가의 문화적 기반이 유지될 수 있지 않냐"며 "그래서 이들이 이곳을 찾아와 준 것만으로도 고마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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