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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팬·냄비·비닐·옷까지 도매 물가가 뛴다

무명의 더쿠 | 08:29 | 조회 수 971

■도매업계 공급가 4월 줄인상
3MRO, 4년만에 121개 품목 올려
드릴 비트 6%·냄비류 15% 상승
시몬스침대 2년만에 가격 인상 검토
물류·사료비 꿈틀…먹거리도 비상
치솟는 도매가…소비자에 전이

 

미국·이란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용이 급등하면서 국내 도매시장에서 유통되는 상당수 제품의 공급 단가가 일제히 오르기 시작했다. 가격 상승 품목은 포장재나 PVC 파이프 등 산업재는 물론 냄비나 프라이팬과 같은 소비재까지 망라하고 있어 연쇄 물가 상승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온라인 도매 기업 3MRO의 공급 단가표에 따르면 이 업체는 이날부로 취급 품목 중 121개에 달하는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 인상 폭은 1~16.8%로 10% 이상 상승한 품목만 18개다.

 

3MRO는 쿠팡이나 G마켓·11번가·네이버 등 e커머스 플랫폼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셀러들이 이용하는 주요 온라인 도매 사이트 중 한 곳이다. 셀러들이 이곳을 통해 제품을 공급받은 후 마진을 붙여 e커머스에 상품을 등록해 판매하는 구조다. 3MRO의 대규모 가격 인상은 2021년 12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40년 만의 인플레이션이 시작된 당시 단행된 후 4년 4개월 만이다.

 

특히 3MRO의 인상 품목과 폭을 보면 사실상 산업재와 소비재, 중간재와 최종재까지 전방위적인 가격 인상 흐름이 뚜렷하다. 유가 상승으로 물류비와 제품 생산을 위한 에너지 비용이 치솟으면서다. 인덕션 겸용 3중 바닥 스텐 양수냄비 22㎝ 제품이 10.5% 올랐다. △양은 냄비(12~16.6%) △단체 급식용 삼중 도시락 식판 케이스(16.8%) △스테인리스 업소용 음식 보관함(13.1%) △10개들이 드라이버 비트 세트(15.2%) 등 다양한 품목의 공급가 인상이 이뤄졌다.

 



 

PVC 파이프 20%, LPG 호스 16%…중동전쟁 여파에 전방위 가격 상승

 

오프라인 도매 업체들도 다음 달 가격 줄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 독산동의 PVC 전문 A건재상은 PVC 파이프 및 부속 전 제품군을 4월 1일 출고분부터 18~20%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에어컨 설치 자재를 취급하는 승진종합상사는 최근 △LPG 충전 호스(16%) △배수 펌프(5~8%) △PVC 부속 전체 (8~10%) △진공펌프 오일(약 10%) 등의 공급가 인상을 단행했다. 서울의 한 가방과 의류 도매 업체의 경우 가방 2000원, 의류 1000원을 4월부터 일괄 인상할 예정이다.

 

비닐 등 포장재의 가격과 수급도 불안하다. 중동 전쟁으로 비닐이나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제품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의 수급이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은 올 초 톤당 500달러 안팎에서 현재 850달러 수준으로 뛰었다.

 

포장재 생산·도매 업체들은 당장 4월부터 가격을 올리겠다고 잇달아 공지했다. 종이 가방과 쇼핑백 등을 판매하는 서흥이앤팩은 “원가 조정이 불가피하며 4월부터 순차적인 가격 조정이 예상된다”며 “일부 제품의 경우 일시적인 공급 지연 또는 수량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도시락이나 과일 포장재와 배달 봉투 등을 만드는 방산365 역시 4월 1일부터 단가를 변경하겠다고 안내했다.

 

전문가들은 도매시장의 가격 인상과 수급 불안 현상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가격 변동 요인이 산업재보다 상대적으로 느리게 반영되는 소비재까지 도매시장에서 단가 인상이 시작된 만큼 예상보다 가격 충격이 빨라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정환 한양대 금융경제학 교수는 “도매가격이 소비자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명약관화일 것”이라며 “올여름이면 소비자가격이 오를 것이고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이는 구조적인 가격 변동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1000장 들이 포장비닐 한달 만에 2배 뛰어…“당장 음식값 올릴 수밖에”

 

실제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지 한 달이 넘어가면서 소상공인들의 가격 인상 압박이 임계점에 다다랐다. 유가와 물류 비용 상승 부담으로 도매시장에서는 가격 인상과 수급 불안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안정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가 다시 한번 요동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경기도 김포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최근 예정에 없던 포장 비닐을 대량으로 구매했다. 포장 비닐 가격이 1000장당 6만 원에서 11만 7000원으로 올랐지만 더 인상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A 씨는 “자영업자 온라인몰인 배민상회에서 다른 업체가 8만 원에 팔고 있었지만 더 오를까 걱정돼 웃돈을 주고 대량으로 샀다”며 “비닐뿐 아니라 식자재부터 원부자재가 다 올라 이대로라면 음식값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쿠팡 등 e커머스에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셀러 B 씨도 최근 거래하던 도매 업체 중 한 곳으로부터 가격 인상 안내를 받았다. B 씨는 “도매가가 오르면 셀러 입장에서는 자동으로 판매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며 “도매 업체의 사정도 이해하지만 또 가격이 오르거나 물건 수급이 중단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외 소매 기업도 마찬가지다. 도매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자 소매 업체들도 판매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시몬스침대의 경우 침대 매트리스 원부자재의 90% 차지하는 폼 가격 등이 급등하면서 제품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인상이 결정된다면 2024년 1월 이후 2년여 만이다.
 

4월 인상 고지하며 5월 추가 인상 예고도…

 

업계에서는 당장 전쟁이 중단되더라도 도매시장의 추가 가격 상승 압력이 남아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서울 구로의 한 PVC 공급 업체는 4월부터 약 20%의 단가 인상을 알리면서 5월 추가 인상을 예고하기도 했다.

 

식품 역시 마찬가지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하림과 마니커 등이 이달 초 닭고기 공급가를 인상했지만 이는 조류인플루엔자의 영향 때문”이라며 “3월 이후 나타난 유가나 물류비·사료비 인상은 포함돼 있지 않아 추가 공급가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1/0004605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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