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정권에서 고문과 사건 조작의 공로로 포상을 받은 자들의 서훈을 취소하기 위해 경찰이 뒤늦게 전수 조사에 나섰는데요.
지난 25일 사망한 '고문 기술자' 이근안은 군부독재를 지탱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전기고문 등을 일삼은 대가는 각종 상이었습니다.
MBC는 이근안이 받은 전체 상훈 목록을 입수했습니다.
고문을 본격 자행한 1970년대 중반부터 해마다 표창을 받았습니다.
1980년 신군부 집권에 기여한 공로로 국무총리 표창을, 간첩 조작 사건에서 공을 세웠다는 이유로 내무부장관 표창을 다섯 차례나 받았습니다.
1986년 전두환에게 받은 옥조근정훈장까지 모두 17개에 달합니다.
민주화 이후 그의 만행이 세상에 알려졌지만, 상은 그대로입니다.
박탈이 공식 확인된 건 대통령 훈장, 한 개뿐입니다.
지난 2017년 표창까지 박탈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이 개정됐고, 1년 뒤 간첩 조작 사건 가담자 70여 명의 서훈이 취소됐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근안은 여기서 빠졌습니다.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고 발표한 박처원 전 치안감도 마찬가지입니다.
보국훈장과 대통령, 국무총리 표창 등 받았다고 확인된 것만 13개입니다.
알려지지 않은 기관장 표창까지 다 하면 수십 개로 추정되는데 대부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이 이들의 서훈 취소를 위해 뒤늦게 전수 조사에 나섰습니다.
고문과 간첩 조작 등과 관련한 조사로는 처음입니다.
"1945년 창설 이래 경찰관들이 받은 훈·포장 7만여 건 중 공권력을 불합리하게 행사한 사례가 대상"이라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기관장 표창은 빼놨다는 지적이 나오자 "사안에 따라 확인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고문과 조작을 저지른 자들이 여전히 국가의 대접을 받고 있는 현실이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은 기자
자료제공: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
https://n.news.naver.com/article/214/0001489533?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