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무상교육 국비지원 단계적 축소…교육청 부담 전환
학령인구 감소에도 교부금 급증…"재정 과잉" 구조 손질
의무지출 10% 감축 목표 꺼냈지만…보여주기식 지적도
고교 무상교육에 투입하는 연간 1조원 안팎의 국비 지원 규모를 단계적으로 삭감한다. 재원의 절반을 국비로 충당해온 고교 무상교육 사업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방만하게 운영된다는 지적을 받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제도를 손질한다는 방침이다.
기획예산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7년 예산편성지침'을 30일 발표했다. 예산당국은 매년 3월 말에 내년도 예산편성지침을 각 부처에 전달한다. 각 부처는 이를 바탕으로 5월 말까지 예산요구서와 함께 지출 감축 방안을 기획처에 제출한다
예산처는 이번 지침에 교육교부금 제도개편 방안을 담았다. 교육교부금 제도 구조조정 작업의 하나로 고등학교 무상교육에 대한 국비 지원 사업 규모를 감축한 뒤 폐지(일몰)하기로 결정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입학금과 수업료, 교과서비, 학교운영비 등을 전액 면제하는 제도다. 2019년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한 뒤 2021년 전면 시행했다. 당시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2024년까지 교육 비용을 각각 47.5%씩 부담한 뒤 나머지 5%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했다.
2024년 일몰된 이 개정안은 지난해 재차 국회를 통과하면서 올해부터 2027년 말까지 되살아났다. 연간 고교무상교육 비용은 2조원가량이다. 이 가운데 절반인 1조원가량을 정부 예산으로 충당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로 세수에 연동되는 교육교부금은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교육교부금은 내국세 총액의 20.79%에 교육세를 더한 금액으로, 전국 시·도교육청의 재정 기반이다. 경제와 내국세 규모가 커지는 만큼 자동으로 늘어나도록 설계됐다. 최근 10년(2015~2025년) 동안 교육교부금은 39조4000억원에서 72조3000억원으로 약 33조원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학령인구는 616만 명에서 511만 명으로 100만 명 넘게 감소했다. 교육재정이 수요에 비해 과도하게 불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산처는 그만큼 고교무상교육은 재정 여력이 충분한 교육청이 맡아야 한다고 보고, 이처럼 지출 구조조정에 나섰다. 하지만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방식을 비롯한 근본적 제도를 개편하는 데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조용범 예산처 예산실장은 "교부금 개편은 너무 어려운 일이고, 내국세 연동은 법개정 작업과도 맞물려 있다"면서도 "교부금 개편이 필요한 것은 맞고 사용처를 바꾸든지, 근본적인 것을 건드리든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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