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임금 격차 연구 대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골딘 교수
미 여자프로농구협회 고문 맡아
연봉 협상 성공적으로 이끌어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선수들의 평균 연봉이 400% 뛰어올랐다. 연봉 인상의 숨은 공신은 지난 2023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클라우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였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골딘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WNBA협회 고문을 맡아 리그 단체 교섭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이에 WNBA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400% 가까이 인상돼 58만달러(역 8억7000만원)를 넘어서게 됐다.
노동 시장 내 성별 임금 격차 연구의 대가인 골딘 교수는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해 협상을 이끌었다. 그는 1997년 리그 출범 이후의 모든 데이터를 분석해 보험 계리사들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선수들의 ‘생명표’를 구축했다. 이를 분석한 결과 WNBA 선수 평균 활동 기간은 2~3년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3년 이상 활동 시’ 적용되는 복지 혜택이 대다수 선수에게 무용지물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결정적 근거가 됐다.
골딘 교수는 ‘리그 수익 대비 선수 배분율’이 지나치게 낮은 점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았다. 남자프로농구(NBA)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200만 달러에 달하는 반면, WNBA 선수 평균 연봉은 11만8000 달러에 불과했다. 골딘 교수는 이를 두고 “NBA 선수들이 1달러를 벌 때 WNBA 선수들은 1센트도 못 받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테리 카마이클 잭슨 WNBA 협회 사무총장은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선수들이 감정적으로 격앙될 때마다 골딘 교수가 평정심을 찾아줬다고 전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이것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수학일 뿐”이라며, 전체 리그 수익 중 선수들의 몫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본질적인 방정식에 집중하도록 유도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이끌어낸 ‘연봉 400% 인상’은 미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인상폭이자, 골딘 교수가 아는 한 전 세계 모든 노조 협상을 통틀어 가장 높은 인상률에 해당한다.
골딘 교수는 노동 시장에서 성별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을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3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여성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건 골딘 교수가 3번째이지만, 여성 단독 수상은 그가 처음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 이후 수많은 단체 등에서 협업 등 요청이 쏟아졌지만, 골딘 교수가 수락한건 단 세건에 불과했다. WNBA 선수협회 자문이 그 중 하나였다. 골딘 교수가 협회에 요구한 조건은 단 하나, ‘무보수’였다. 골딘 교수가 응한 나머지 2건의 요청은 ‘NPR 퀴즈 프로그램’과 ‘보스턴 레드삭스 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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