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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우리가 등골브레이커라고요?” 캥들의 ‘그림자 노동’ 계산기 두드려보니[캥경제학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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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3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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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받은 효자, 50만원 내는 불효자…평가절하 받는 캥들의 반격
“백수캥, 돌캥, 직캥, 전업캥”…캥 4인의 카톡 좌담회


[커버스토리 : 800만 ‘캥 경제학’]

 

 


‘불효자’, ‘기생충’, ‘등골브레이커’.

 

부모와 함께 사는 성인 자녀, 이른바 ‘캥거루족’을 향한 사회의 시선은 날카롭다. 냉담한 시선에 캥들도 할 말이 있다. 이들은 외려 정말 ‘캥’이 진짜 불효자인지 따져 묻는다.

 

캥거루족의 진짜 속마음을 듣기 위해 X(구 트위터)를 통해 모인 4인의 ‘캥’과 카톡 좌담회를 열었다. 보다 진솔한 대화를 위해 이름은 닉네임으로, 현재 상태와 거주 형태만 공개하기로 했다. 기자 역시 적지 않은 나이에 부모님과 함께 사는 ‘동료 캥거루’로서 이들과 함께했다.

 

대담 참여자

 

(불광동 백수) 31세, 취준생. 공백기 2년 차. 가사노동 전담.
(돌캥) 39세, 직장인. 자취 5년 후 돌아온 캥거루.
(판교 캥거루) 37세, 직장인. 생활비 50만원 분담.
(홈프로텍터) 42세, 전업 자녀. 부모로부터 월급 받으며 수발 전담 중.

 

‘캥’ 여러분, 소개 부탁드려요.

 

(불백) 안녕하세요. 불광동에 사는 서른한 살 백수예요. ‘불백’이라 불러주세요. 전 아침 일찍 일어나서 무조건 도서관 가요. 저녁엔 부모님 퇴근하시기 전까지 청소랑 빨래 싹 해놓고 국까지 끓여놓죠. 눈치가 안 보인다면 거짓말인데 집안일을 하니까 오히려 좋아하세요.

 

(돌캥) 5년 정도 자취하다가 작년에 엄빠집으로 들어온 서른아홉 ‘돌캥’입니다. 서울에서 원룸 월세에 관리비 보면 답이 안 나오더라고요. 지금은 생활비로 30만원씩 드리면서 함께 살고 있어요.

 

(판캥) 판교에서 직장 다니는 서른일곱 캥거루입니다. 전 부모님께 매달 50만원씩 드려요. 대신 집안일은 일절 안 합니다. 부모님도 연금 받아 생활하시는데 오히려 수입이 생겨 좋아하세요.

 

(홈텍) 와. 제가 나이가 가장 많네요. 전 마흔둘이고요. 쭉 직장생활 하다가 부모님 아프시고 돌볼 사람이 필요해 작년부터 일 그만두고 같이 살고 있어요. 생활비 안 드리고 오히려 제가 용돈 받아요.

 

‘캥’으로 살기 어떤가요.


(돌캥) 매일 싸울까 봐 저도 진짜 걱정 많았어요. 5년이나 혼자 살다 왔으니 살림 스타일부터 사소한 것까지 다 부딪히거든요. 근데 의외로 좋은 점이 많아요. 일단 집이 넓어요. 해도 잘 안 들어오는 7평 원룸과 32평 부모님 집은 삶의 질 자체가 다르죠. 퇴근하고 현관문 열면 이미 청소가 싹 돼 있잖아요. 자취할 땐 맨날 배민 켜는 게 일과였는데 지금은 따뜻한 집밥 먹으니까 확실히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기분이에요.

 

(판캥) 저도 공감해요. 판교 물가 진짜 미쳤거든요. 점심 한 끼에 커피까지 마시면 2만원은 우스운데 저녁까지 밖에서 해결한다? 그럼 남는 게 없어요. 집에서 저녁 먹으면서 식비 아끼니까 부모님도 안도하시고 저도 통장 방어되고요. 가끔 과일 좀 비싼 거 사 가고 주말에 고기 한 번 쏘면 분위기 아주 훈훈해집니다.

 

(홈텍) 아무래도 24시간 붙어 있다 보니 포기해야 하는 게 많거든요. 부모님은 점점 나이 드시고 거동도 불편해지시니까…. 제가 해야 할 의무가 매일 늘어나요. 제 인생이 사라지는 기분일 때도 있지만 그래도 부모님이 “너 없으면 우리 어떻게 살았겠냐” 하실 때면 마음이 뭉클하죠. 효도한다고 생각하고 해요.

 

평화를 유지하는 생존 전략이 있다면요.

 

(불백) 백수는 무조건 일찍 일어나야 해요. 해 뜰 때까지 자고 있으면 바로 ‘한심한 놈’ 낙인찍히거든요.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서 도서관 가는 모습만 보여도 잔소리 절반은 줄어요.

 

(돌캥) 전 노이즈 캔슬링 귀마개랑 헤드셋 없으면 못 살아요. 트로트 열풍은 언제 사그라들까요? 부모님이 거실에서 TV 크게 틀어두시거나 제가 예민할 때 사소한 참견하시면 바로 헤드셋 씁니다. 말로 싸우는 것보다 귀를 닫는 게 훨씬 평화로워요.

 

(판캥) 하숙생처럼 살면 돼요. 제 방 청소는 제가 하고 간섭이 좀 심해진다 싶으면 슬쩍 외식 예약하거나 용돈 조금 더 얹어드려요. 자본주의로 해결하는 게 깔끔하더라고요.

 

예민한 질문을 던져볼게요. 정말 우리가 ‘불효자’인가요? 밖에서는 우리를 ‘등골브레이커’라고 부르잖아요.
 

(불백) 음. 이 나이까지 취업 못 하고 용돈 생활하니까 사실 틀린 말은 아니에요. 그치만 억울하기도 해요. 빨래, 청소는 기본이고 음식물 쓰레기까지 제 담당이에요. 사실 제가 독립해서 나가면 부모님이 이 가사노동을 다 직접 하시거나 도우미를 부르셔야 하잖아요. 전 제 노동력으로 임대료를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판캥) 제 남동생은 결혼할 때 부모님이 아파트 자금으로 3억원 해주셨거든요. 명절에만 와서 과일 상자 하나 들고 오면 효자 소리 들어요. 정작 아버지가 응급실 갈 때 모시고 가는 건 저인데 말이죠. 왜 죄인 취급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부모님도 연금 외에 50만원이 들어오니까 좋아하시고요.

 

(홈텍) 부모님께 매달 150만원씩 ‘월급’을 받는데 외부 시선으론 ‘등골 빼먹는 마흔 살 자식’이겠죠. 근데 간병인 한 달 부르면 400만원 넘게 깨지잖아요. 오히려 부모님 노후 자산을 지키는 거 아닌가요.

 

다들 쌓인 게 정말 많군요.


(판캥) 아무래도 집에 있는 자녀들이 하는 ‘잡일’이 정말 많으니까요. 부모님 스마트폰 안 될 때마다 고쳐드려야지, 쿠팡으로 새벽 배송 장 봐드려야지…. 유행하는 ‘두쫀쿠’ 같은 핫템도 제가 사다 드려요. 이런 소소한 일상을 챙기는 게 진짜 효도 아닌가요.

 

(돌캥) 다들 결혼 안 하고 부모 등골 빼먹는다고 하는데 사실 결혼하면 ‘황혼육아’까지 부모님 몫이잖아요. 그건 대체 어디가 효도인가요. 자녀 결혼 비용 지원하고 손주 양육비 대주느라 노후 자금 쓰는데…. 수억원 지원받고 애까지 맡기는 자녀는 효자고 우리 역할은 평가절하되니까 가끔 화가 나죠.

 

(홈텍) 캥거루 생활도 결코 공짜는 아니에요. 부모님 잔소리 다 받아내고 감정 노동하는 거, 그거 비용으로 환산하면 꽤 클걸요? 전 부모님 댁 가전제품 노후된 거 다 제 돈으로 바꿔드리고 장보기까지 하는데도 ‘얹혀 사는 자식’이라는 시선 때문에 가끔 기가 죽어요.

 

캥의 가치는 왜 저평가될까요.


(불백) 아무래도 뉴스에서는 은둔형 외톨이나 극단적인 사례들만 부각되니까 취업 준비하며 집안일 하는 애들도 싸잡아서 ‘기생충’ 취급받죠. 그런 얘기 나오면 집이 갑자기 고요해져요. 서로 눈치보고요.

 

(홈텍) 미디어가 만든 ‘마흔 살 캥거루’의 이미지는 늘 루저 같잖아요. 그런데 실제론 저처럼 부모님 간병하는 사람들도 정말 많거든요. 간병인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인 시대에 자식이 옆에서 약 챙겨드리고 말동무 해드리는 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예요.

 

(판캥) 뉴스가 편파적이에요. ‘캥거루족 때문에 부모가 노후 파산한다’고 떠드는데 실제 주변인들 이야기 들어보면 자녀 결혼 자금이나 사업 자금 대주다가 망한 경우가 훨씬 많아요. 직장 다니면서 생활비 50만원씩 내고 전기세, 수도세 같이 분담하고 집값 아끼는 게 훨씬 경제적인데 왜 무조건 ‘독립’만 정답인 것처럼 말하는지 모르겠어요.


‘캥’들을 위해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요.

 

(돌캥) 전 주택청약 제도부터 좀 바뀌어야 한다고 봐요. 지금 청약 가점제는 미혼이 부모님이랑 같이 살면 ‘부양가족’으로 인정받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독립을 안 했으니 ‘무주택 세대주’ 혜택도 못 받거든요. 사실상 집값 때문에 합가한 건데 합가했다는 이유로 내 집 마련의 기회에서 더 멀어지는 꼴이에요. 1인 가구나 전략적 합가 가구를 위한 유연한 청약 기준이 필요합니다.

 

(판캥) 기업 복지도 좀 달라졌으면 좋겠어요. 보통 기혼자들은 가족 수당이나 자녀 학자금 혜택을 엄청 받잖아요. 근데 저처럼 부모님 모시고 사는 캥거루들은 부모님을 부양가족으로 올리는 것도 까다롭고 같이 사는데도 관련 복지 혜택에선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요. ‘가족’의 범위를 결혼 여부가 아니라 실제 거주와 부양 여부로 넓혀 기업 복지도 수혜 대상을 확장해야 한다고 봅니다.

 

(불백) 전 무엇보다 사회적 시선이요. 제가 취준생이라 집에 있는 건데 국가에서 지원하는 각종 청년 정책들이 ‘독립 가구’ 위주로 설계된 게 많아요. 부모님이랑 같이 살면 소득 합산 때문에 지원 대상에서 잘리기도 하거든요. 저 같은 친구들이 집안일이라도 하면서 당당하게 다음을 준비할 수 있게 사회적 안전망이 좀 더 촘촘해졌으면 좋겠어요. “나이 먹고 왜 집에 있냐”는 핀잔 대신 응원도 필요하고요.

 

(홈텍) 저는 ‘가족 간병’에 대한 제도적 인정이 절실해요. 저처럼 부모님 돌보느라 직장까지 관둔 사람들에겐 ‘간병 수당’ 같은 실질적인 지원이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해요. 제가 부모님을 돌봄으로써 국가가 부담해야 할 요양 시설 비용이나 사회적 돌봄 비용이 줄어드는 거잖아요? 이걸 단순히 ‘자식의 도리’로만 치부하지 말고 하나의 정당한 ‘돌봄 노동’으로 인정해 주고 경력 단절이 되지 않게끔 경력 인증 제도 같은 것도 고민해 줬으면 합니다.

 

생략

 

전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0/0000104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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